‘제2의 창업’ 선언한 모벤시스, 독보적 모션컨트롤로 ‘글로벌화’ 준비 착착
  • 최종윤 기자
  • 승인 2021.10.1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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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부호 이사회 의장, “오토메이션 분야 글로벌 스탠다드 기업될 것”

[인더스트리뉴스 최종윤 기자] 기존 하드웨어 모션 컨트롤러를 대체하는 소프트웨어타입의 ‘모션컨트롤러’를 개발해 공급하면서 주목을 받아왔던 소프트모션앤로보틱스가 모벤시스로 사명을 바꾸고 ‘제2의 창업’을 선언했다. 모벤시스는 최근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크레센도로부터 500억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례적 규모의 큰 투자액으로 업계에 큰 파장이 일었다. 사실상 모벤시스만의 독보적 기술인 PC기반 모션컨트롤러 ‘WMX 솔루션’의 검증이 끝났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모벤시스 창업자인 양부호 의장겸 최고전략책임자는 “회사 이념인 ‘Continuous Innovation’을 실천해 나가면서, 오토메이션 분야에서 모벤시스를 세계적인 글로벌 스탠다드 기업으로 성장시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모벤시스 창업자인 양부호 의장 겸 최고전략책임자(이하 의장)는 “이제 세계시장으로 나갈 준비가 됐다고 생각했다”면서, “‘제2의 창업’으로 비연속적인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연속적 성장’이라는 말을 꺼낸 양부호 의장에게서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이 엿보였다.

실제 모벤시스는 기술력만으로 완만한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는 상태였다. 이번에 성사된 큰 규모의 투자는 선택이었다는 뜻이다. 양부호 의장은 이번 투자유치는 ‘제2의 창업’이 가장 큰 주제였다고 설명했다.

투자의 성사와 함께 모벤시스는 사명은 물론, 기업문화까지 사실상 모든 것을 바꿨다. ‘제2의 창업’에 맞춘 새로운 성장을 위해 창업주 양부호 의장은 경영도 내려놨다. 글로벌화 준비와 맞춤 경영을 위해 전문경영인을 새롭게 영입했다. 대신 양부호 의장은 최고전략책임자로 핵심 선행연구와 글로벌 영업 등 글로벌 파트너십 연결에 집중한다.

양부호 의장은 “회사 이념인 ‘Continuous Innovation’을 실천해 나가면서, 오토메이션 분야에서 모벤시스를 세계적인 글로벌 스탠다드 기업으로 성장시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PC로 장비제어가 진짜 가능합니까?” 선입견과 싸운 10년

모벤시스의 전신인 소프트서보시스템즈(2017년 소프트모션앤로보틱스로 변경)는 1998년 양부호 의장이 미국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의 연구조교수 시절 설립했다. 로보틱스를 전공으로 연구하던 양 의장은 하드웨어 컨트롤러가 있어야만 제어기술을 실현할 수 있는 상황에 답답함을 느꼈다. 많은 논문을 쓰고 시뮬레이션을 하면서도, 실행이 어려웠다.

‘PC도 성능이 좋아졌는데, 직접 제어를 하면 괜찮지 않을까?’ 양 의장의 연구는 이런 단순한 생각에서 시작됐다. 이후 윈도우에서 실시간성을 확보한 기술을 개발했고, 결국 PC로 로봇 컨트롤을 할 수 있게 했다. 아카데믹한 목적에서 개발한 기술은 MIT로 기술견학을 온 기업인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PC 하나로 복잡한 로봇제어를 하니 기업인들의 관심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수순. 결국 제품화에 대한 기업의 뜨거운 관심은 소프트서보시스템즈를 탄생시켰다. 하지만 막상 회사를 차리고 영업을 시작하니 생각지도 못한 ‘선입견’이라는 벽에 가로 막혔다. 양 의장은 “업계에 PC로 장비를 컨트롤한다는 개념 자체가 없다보니 영업 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사실상 거의 10년을 선행연구만 하면서 어려운 시기를 거쳤다”고 밝혔다.

모벤시스 본사 내에 구축된 데모룸 [사진=인더스트리뉴스]

반도체 강국 한국에서 찾아온 ‘기회’

기회는 고국인 한국에서 찾아왔다. 미국에서 시작한 소프트서보시스템즈는 제조산업이 성장하고 있는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시장을 겨냥해 제조산업 강국인 일본에 먼저 법인을 설립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한국에서의 문의도 이어졌다. 어려운 시기 돌파구로 선행연구에 몰두했던 소프트서보시스템즈는 EtherCAT 마스터 소프트웨어를 최초로 개발했고, 이는 국내 최대 반도체 설비 제조업체인 S사와의 협업을 이끌었다.

소프트서보시스템즈가 EtherCAT을 사용하면서 제한없는 오픈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업체였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비즈니스가 크게 진행이 되면서 결국 본사도 한국으로 옮겨오게 된다. 이후 S사를 시작으로 H사 등 국내의 세계적인 반도체 업체와 잇따라 연결된다.

양부호 의장은 “반도체 강국인 한국에서 가장 까다롭고 어려운 업체와의 협업은 힘들었지만 우리 기술의 완성도를 높여줬고, 남다른 레퍼런스를 쌓게 해줬다”면서, “역으로 일본, 대만 등 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멈추지 않는 ‘선행연구’, 차세대 통신기술 TSN 소프트 마스터도 개발 완료

모벤시스의 성장과정은 ‘선행연구’라는 한 가지 말로 요약된다. 20여년 전 기존 PLC의 한계를 뛰어넘는 모션 제어 솔루션을 PC에서 소프트웨어로 구현했다. 사실상 존재하지 않았던 시장이다. 이후 이더넷 기반 산업용 통신 네트워크가 주류로 되면서 모벤시스의 연구와 기술은 큰 성공가도를 걷고 있다.

현재 모벤시스는 PC 기반 모션 컨트롤러 ‘WMX시리즈’로 EtherCAT 외에도 다른 산업용 이더넷 필드버스 컨설팅도 제공하며 제품에 대한 기술교육과 지원도 고객사의 눈높이에 맞게 제공하고 있다.

‘선행연구’는 지금도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차세대 산업용 통신기술인 TSN(Time Sensitive Networking) 관련 소프트 마스터도 개발을 완료했다. 양부호 의장은 “향후 모든 산업용 통신 프로토콜이 TSN 기반으로 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에 선행연구를 진행했고, 올해 개발을 완료했다. 아마 세계 최초일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왼쪽부터 모벤시스 양부호 의장 겸 최고전략책임자와 박평원 대표 [사진=인더스트리뉴스]

모션컨트롤 시장에 새로운 방향 정립하는 ‘모벤시스’

전 세계 제조현장이 공정제어와 이송속도 등을 높이는 등 전체적인 제조 프로세스를 뜯어 고쳐 스마트팩토리 궤도에 진입하고 있다. 이에 공급, 이송, 픽업, 배치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모듈을 동시 다발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모션컨트롤 솔루션이 각광받고 있다. 특히 대부분 공간과 장비, 기계 성능 면에서 가용할 자원이 제한적이고 좁고 협소한 공간적 한계에서도 기민한 모션을 발현해야 한다. 이에 모벤시스의 전망은 매우 밝다.

모벤시스의 독보적인 모션컨트롤 기술인 소프트웨어 기반의 ‘WMX 솔루션’은 추가적인 PLC, 제어기 등 없이 Windows PC에 설치된 소프트웨어만으로 다양한 고속 다축 모션 제어를 실현한다. 소프트웨어 기반 모션제어 통신기술이 조합된 1대의 PC만 있으면 된다. 최근 오토메이션 분야 트렌드인 고성능화·소형화와 일치한다. 오픈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지향하기 때문에 PC선택이 자유롭다. 아울러 CPU, RAM 등 PC자원을 그대로 활용하면 되므로 비용절감 효과도 뛰어나다.

양부호 의장은 “PC제어는 기존 PLC에 비해 장비가 동작할 때 리스펀스 타임이 상당히 빠르고 일정하다”면서, “프로세스 안에서 조금씩 리스펀스 타임을 당김으로써 택타임(Tact Time)을 줄여 나갈 수 있다. 특히 반도체는 물론, 생산량에 예민한 EV 분야에서도 큰 성과를 보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부호 의장은 인터뷰 내내 모벤시스의 기술력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대규모 투자와 함께 경영에 부담도 일부 내려놓은 양 의장에게서는 앞선 기술 개발에 대한 열의도 느껴졌다. 그의 바램처럼 한국기업 모벤시스가 최초로 글로벌 스탠다드 기술기업으로 우뚝 서기를 기대한다.

 


 

박평원 대표, “AGV 등 분야 확대와 동시에 글로벌 시장 진출 추진”

모벤시스 박평원 대표는 “반도체 시장을 넘어 EV 이차전지, AGV, 로봇 등 모션 컨트롤이 필요한 다양한 분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글로벌화 준비에 한창인 모벤시스는 전문경영인으로 박평원 대표를 선임했다. 박평원 대표는 미국 조지아 공대와 시카고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지난 1995년 APC 초대 한국지사장을 시작으로 슈나이더일렉트릭코리아 IT사업부사장, 이튼일렉트리컬코리아 동아시아총괄 대표 등을 거쳤다. 30년 가까이 글로벌 기업 경영 노하우는 물론, 특히 아시아시장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

모벤시스에 합류하게 된 계기는?

모벤시스의 기술 때문이다. 처음 연락을 받고 깜짝 놀랐다. 전 세계를 살펴봐도 이더캣, TSN 등 독보적인 ‘소프트마스터’ 기술을 가지고 소프트웨어만으로 모션컨트롤을 구현할 수 있는 기업은 없다. 오토메이션 분야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기술이라고 본다. 글로벌화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해외에서 통할 것으로 보나?

모벤시스는 반도체 분야 세계적인 기업인 국내 S사·H사와 협업을 통해 국내외 반도체 장비기업 등에 공급하면서 기술력에 대한 검증을 마쳤다. 반도체 분야는 어느 분야보다 높은 수준의 고정밀 모션제어 기술이 요구되는 분야다. 여기서 검증을 받았다는 의미는 적지 않다. 충분히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반도체 시장을 넘어 EV 이차전지, AGV, 로봇 등 모션 컨트롤이 필요한 다양한 분야로도 시장을 확대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

구체적 영업전략 및 비전은?

지금까지 모벤시스는 반도체 시장 위주로 사업을 펼쳐왔다. 먼저 EV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AGV 등 분야로 시장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이미 관련 분야 장비업체들과 다양한 미팅을 진행하며 시드를 뿌리고 있다. 해외시장은 모벤시스가 강점을 보이는 반도체 분야를 중심으로 우선적으로 대만과 중국에 하나씩 지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이미 마케팅, 영업 담당자 등 인력풀 구성을 시작한 상태다. 글로벌 파트너십을 강화해 가면서 착실히 모벤시스의 글로벌화를 준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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