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복량 ‘벌크업’하는 해외선사들… “규모의 경제로 대응 불가피”
  • 최정훈 기자
  • 승인 2021.10.14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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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더스트리뉴스 최정훈 기자] 코로나로 주저 앉았던 각국 경제가 한꺼번에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글로벌 해상물류가 정체되고 있다. 특히,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는 펜데믹 위기 중 ‘한국 패싱’ 현상을 겪으며 대부분 기업들이 수출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 가운데 글로벌 메이저 선사들은 몸집을 키우며 후발주자와의 격차를 더 벌리려는 태세여서 대응이 시급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해운산업 국제비교와 시사점’에서 우리나라의 선복량 점유율이 한진해운 파산을 계기로 하락해 아직 2016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으며, 주요 노선 운임이 급증했다고 분석하며, 국내 해운산업을 위한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해운은 자국화물 운송 뿐 아니라 3국간 운송서비스 등을 포함한 산업으로 전 세계 교역량의 9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소규모 개방경제 구조에서, 해운은 수출과 국가 전략물자 운송의 안전판 역할을 톡톡히 수행한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7대 무역국가 중 5대국(중, 독, 일, 프, 한)이 자국 원양선사를 보유 중이다.

규모의 경제 추구 → 시장 과점화

해운산업은 선사간 서비스가 대동소이해 무한 경쟁시장으로 봐도 무방하다. 지난 10여 년에 걸친 침체기에 모든 선사들이 저가운임으로 시장에 참전했다. 한진해운도 견디지 못하고 부도처리 될 만큼 치열했었다. 그사이 글로벌 대형선사는 M&A를 단행하는 등 지배력을 넓혀 지금은 소수가 시장을 지배하는 과점화가 고착화 되고 있다.

글로벌 선사들은 최근 물동량 증가에 발빠르게 대응하며 과감한 신조 발주에 나서고 있다. 올해 전 세계 컨테이너선 발주는 해운조사업체인 클락슨리서치가 집계를 시작한 1996년 이후 최대 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세계 2위 선사인 스위스 MSC는 최근 한국 HMM의 전체 선복량(83만TEU)보다도 큰 규모의 컨테이너선 발주(90만TEU)를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는 M&A를 통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지 못한 가운데, 세계 7위 한진해운의 파산으로 감소했던 선복량과 노선 점유율이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다. 올해 국내 1, 2위 선사의 아시아-미주서부 노선 점유율도 2016년 11.4%에서 4.1%p 하락한 7.3%에 그쳤다.

실효성 있는 선박금융 조성 지원

작금의 선박 부족은 선적량이 많아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고 운임도 고가인 중국에 글로벌 선사의 선대 편성이 편중되면서 한국 편성이 축소되는, 이른바 ‘한국 패싱’ 현상으로 심화됐다. 부산항을 기점으로 한 LA운임은 전년 대비 3.4배, 함부르크 운임도 6.2배 급증해 수출기업의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에서 선적 중인 HMM 컨테이너선. [사진=HMM]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에서 선적 중인 HMM 컨테이너선. [사진=HMM]

코로나와 같은 사달이 날 때마다 수출기업들은 선복 확보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이에 규모의 경제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는 방안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경련은 국내선사의 선복량과 점유율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이를 위해 다른 나라보다 낮은 자국 화물에 대한 국내선사의 적취율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했다. 수출입물량 중 국적선사의 수송 연평균 비중(2015~2019년)이 일본은 64%인데 반해, 한국은 47%로 나타났다. 

실질적으로 선사에 자본투자를 담당할 선박금융의 조성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경련의 주장이다. 국내선사는 높은 부채비율로 금융을 이용한 선박 확보가 사실상 어려워, 투자자 세제 혜택 등 세심한 지원이 요구된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코로나 위기 중에 나타난 한국 패싱현상으로 해운산업의 중요성을 다시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며, “화주와 선주가 안정적인 상생 협력 구조를 만들고 장기적인 해운산업 성장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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