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GIST, 더 오래 가는 전기차 ‘배터리’ 핵심기술 개발
  • 이건오 기자
  • 승인 2023.02.28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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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메탈전지의 구리박막 음극재, 탄소섬유 페이퍼로 대체

[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전기차의 보급 확대로 이차전지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현재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리튬이온 전지보다 용량이 크고 급속충전이 가능한 차세대 이차전지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고분자의 탄화를 통해 비결정질 탄소와 무기나노입자의 형성으로 계층적 구조가 형성된 탄소섬유 표면에 리튬 수지상 돌기를 억제하는 효과를 제시한 모식도와 녹은 리튬이 빠른 시간에 탄소섬유페이퍼에 흡수되는 과정 [자료=KIST]

그 가운데 리튬이온의 음극 소재인 흑연을 리튬메탈로 대체한 리튬메탈 전지는 이론적으로 리튬이온 전지보다 10배 높은 용량을 구현할 수 있다. 그러나 충·방전 중에 리튬 표면에 결정 돌기가 생성되면서 분리막을 찢는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내구성과 안전성 문제가 있어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전북분원 복합소재기술연구소 탄소융합소재연구센터 이성호 센터장 연구팀이 광주과학기술원(GIST) 엄광섭 교수팀과 함께 탄소섬유 페이퍼를 음극소재로 사용하여 리튬메탈 전지의 내구성을 3배 이상 향상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리튬메탈 전지의 음극 소재로 쓰이는 리튬메탈을 코팅한 구리 박막을 리튬메탈이 함유된 얇은 탄소섬유 페이퍼로 대체했다. 개발된 탄소섬유 페이퍼는 탄소 단섬유 위에 무기 나노입자인 비결정질 탄소와 탄산나트륨으로 표면처리를 해 리튬 친화적인 특성을 가지는 동시에 리튬 수지상 결정이 뾰족하게 성장하지 못하도록 했다.

기존 탄소섬유페이퍼와 계층적 구조가 형성된 탄소섬유페이퍼의 리튬 도금량에 따른 형태 [자료=KIST]

KIST-GIST 공동연구진은 개발한 탄소섬유 페이퍼 음극소재를 사용한 결과 구리 박막보다 3배 이상 높은 내구성을 갖는 리튬메탈 전지를 제조할 수 있었다. 구리 박막은 약 100회의 충·방전 사이클 이후에서 단락이 일어났지만, 새로 개발한 탄소섬유 페이퍼는 300사이클 이상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보였다.

또한 구리 박막을 사용하는 리튬메탈 전지의 에너지 밀도를 240 Wh/kg에서 428 Wh/kg으로 약 1.8배 증가시킬 수 있었다. 더 나아가 녹은 리튬이 탄소섬유 페이퍼에 빠른 시간 내에 흡수되는 특성을 보이기 때문에 전극 제조공정을 단순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를 주도한 KIST 이성호 센터장은 “구리 대비 탄소섬유의 밀도가 5배 낮고 가격도 저렴한 점을 고려할 때, 연구팀이 제안한 음극재는 내구성이 높고 경량화된 리튬메탈 전지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중요한 성과”라고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을 받아 KIST 주요사업 및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으로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벤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즈’ 1월호에 게재됐다.

KIST 탄소융합소재연구센터 이성호 센터장 연구팀, GIST 엄광섭 교수팀 등 연구진 1문 1답

사진 왼쪽부터 교신저자 GIST 엄광섭 교수, KIST 이성호 센터장, 제1저자 KIST 이윤기 학생연구원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리튬메탈전지는 현재 많이 사용되고 있는 리튬이온전지보다 훨씬 더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갖고 있어 앞으로의 전기차에 사용될 차세대 전지로 각광 받고 있다. 하지만 충방전 과정동안 리튬 수지상 결정돌기가 성장하기 때문에 안정성이 떨어지는 단점으로 있어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많은 선행 연구들은 귀금속을 사용해 리튬 수지상 결정돌기를 억제하는 연구들이 진행돼왔다.

이러한 방법들은 리튬메탈전지의 안정성을 상승시킬 수 있었지만, 실제 산업에 적용시키기에는 경제성이 떨어져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간단하고 효과적인 방법을 찾기 위해 연구팀은 탄소 재료의 특성을 이용했다. 특히, 탄소 섬유는 가볍고 금속만큼 강한 기계적 물성을 가져 구리 집전체를 대체하기에 적합했다. 또한, 탄소 재료는 합성하는 방법에 따라 다양한 구조 및 화학적 결합을 손쉽게 제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간단한 열처리 방법을 통해 탄소 섬유의 표면을 개질해 리튬메탈전지의 가장 큰 문제인 리튬 수지상 결정돌기를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합성 방법을 개발했다. 이 합성 방법은 리튬메탈전지의 문제점을 손쉬운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실용화된다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

현재 사용되는 리튬이온전지 대비 성능이 우수한 리튬메탈전지의 상용화는 전지산업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를 가져올 것이다, SK는 2021년에 400억을 리튬메탈전지 회사 ‘솔리드에너지시스템‘에 투자했고 이 회사는 2023년 1,956억을 투자해 청주에 생산공장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이 기술은 리튬메탈전지 음극재의 신소재로 응용 가능성이 높다.

기대효과와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이 기술이 상용화가 된다면 리튬메탈 상용화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이다. 상용화를 위해 유관회사와 협업해 실제 전지 테스트가 필요하다. 이번 연구가 실험실 규모에서 이뤄졌으나 대량화가 어렵지 않아 전지회사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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