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 국내기업 유럽‧미국 기업 대비 1~1.5단계 뒤처져
  • 최종윤 기자
  • 승인 2023.04.0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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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기업 가장 큰 애로사항은 ‘자금 부족’

[인더스트리뉴스 최종윤 기자] 국내기업이 해외기업에 비해 디지털 전환 수준이 1~1.5 단계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KITA 이하 무협, 회장 구자열 )는 지난 30일 ‘국내외 기업 디지털 전환 대응 역량 비교 및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국내·외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디지털 전환 실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한국무역협회가 국내기업이 해외기업에 비해 디지털 전환 수준이 1~1.5 단계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사진=utoimage]

무협이 디지털 전환을 △준비중 △도입시작 △적용중 △정착 △활발히 진행 등 다섯 단계로 구분한 결과, 해외기업의 경우 디지털 전환이 정착(36.6%) 적용중(27.6%) 활발히진행 중(23.6%)이라는 답변이 많았던 반면, 국내기업은 ‘디지털 전환 활발히 진행 중’이라는 응답은 3.5%에 불과했으며 적용중(39.8%) 도입시작(26.0%) 준비중(22.9%)’이라는 답변이 대다수였다.

국내기업의 디지털 전환 수준의 경우 43.9%가 ‘시작은 했으나 진행이 더디다’고 응답했고, 중소·중견기업과 대기업 간 진행 격차는 1.5~2단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의 경우 디지털 전환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다(43.1%)’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나 기업 규모가 작아질수록 ‘전혀 진행되고 있지 않다’는 응답이 증가했다.

대기업 중 60.8%는 디지털 전환 전담 조직과 인력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중견기업(44.8%)과 중소기업(각각 44.2%, 55.7%)은 전담 조직과 인력이 없다고 응답해 큰 격차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와 해외기업간, 국내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간 디지털 전환도 큰 차이가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중견·중소기업의 경우 국내 대기업과 해외 기업 대비 디지털 전환 필요성에 대한 인식과 전환 실행이 뒤쳐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전환은 막대한 자본과 시간이 투입돼 이를 감당할 수 있는 대기업 위주로 성공하는 구조인 만큼, 여력이 부족한 국내 중견‧중소기업의 경우엔 정부의 정책 지원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디지털 전환 성공을 위한 요건으로는 △경영진의 관심과 추진력(34.0%)을 꼽았으며, 기업 규모별로는 중견기업이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디지털 전환 애로 부문에서 중견기업의 경우 ‘경영진 관심이 부족하다’는 응답이 12.5%로 타 규모 기업군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중견기업은 주력 제품과 서비스 변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응답 비율이 14.6%로 나타나, 대기업 5.9%, 중기업 6.2%, 소기업 9.0%에 비해 많았다.

아울러 중견기업의 디지털 전환의 수출 기여에 대한 평가는 긍정 응답 비율이 54.2%에 그쳐 중소기업이나 대기업에 비해 긍정적 반응도 낮게 나타났다. 다수 중견기업이 B2B 중심의 제조업에 기반하고 있어 서비스업 대비 디지털 전환 요구가 낮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무협은 또한 부가가치 사슬에서 상하위 벤더 구조로 이뤄진 분야의 경우, 디지털 전환 수요가 있더라도 상위 벤더의 요청 없이는 설계‧생산 프로세스 개선의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경직된 구조에도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무협은 이러한 구조 하에서는 탄소 배출 등 대내외 환경 변화에 속도감 있는 시장 대응이 어려워 경쟁력 저하 우려가 있는 만큼 상위 기업에서 디지털 전환을 유도할 수 있는 유인 방안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디지털 전환의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는 ‘자금 부족(60.0%)’, 디지털 관련 해결이 시급한 사항으로는 ‘전반적 법·제도적 정비(46.2%)’를 꼽았다.

또한 현재 전담부서와 인력이 있는 경우 신성장동력·원천기술 분야의 세액공제는 연간 최대 40%까지 해주고 있지만, 특히 스타트업은 한정된 인력으로 전담부서가 없고 여러 연구를 병행해 인력이 부족한 만큼 정부는 전담부서 요건 등을 완화해줄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국무역협회 정만기 부회장은 “최근 주요국 간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5년간 첨단기술에 1,200억 달러를 투자하는 ‘혁신경쟁법(USICA)’과 첨단산업 원자재 확보를 위한 ‘미국경쟁법(ACC)’ 제정 등 초격차 디지털 전환 정책을 추진 중이고, 중국은 2025년까지 디지털산업을 GDP의 10%까지 높일 목표로 ‘디지털 차이나’ 정책을 추진 중”이라며, “특히, 외국 기업들은 향후 도입할 디지털 기술로 ‘AI(67.5%)’를 꼽을 만큼 AI는 새로운 비즈니스 전략으로 대두되고 있어 정부는 기업의 AI 관련 기술 확보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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