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리튬이온배터리 열폭주 현상 막는 난연성 전해액 개발
  • 이건오 기자
  • 승인 2023.07.1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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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용 전해액인 유기카보네이트 구조 제어로 리튬이온전지의 화재 위험성 낮춰

[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성장 요구에 따라 리튬이온전지의 용도가 소형전자기기에서 중·대형 ESS와 전기차로 급격하게 확대되고 있다. 전지의 부피·무게당 에너지 고집적화는 전지의 폭발력 강화를 의미하기 때문에 전지의 안전성 확보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리튬이온전지의 화재와 폭발 억제를 위해 고인화점 전해질을 개발한 KIST 에너지저장연구센터 이민아 박사 연구팀. 사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전아리 연구원, 이민아 박사, 이지나 연구원 [사진=KIST]

국내 연구진이 이온전도도를 저해하지 않으면서 난연성을 강화할 수 있는 분자구조 제어 기술을 적용한 신규 전해액을 개발해냈다.

상용 전해액의 핵심 구성 성분 중 하나인 선형 유기 카보네이트 용액은 낮은 인화점으로 인해 상온에서도 쉽게 불이 붙어 전지의 화재 및 폭발 사고에 가장 큰 위협 요인으로 꼽힌다. 기존 연구는 불소화 반응을 통해 전해액을 제조해 난연성을 강화했지만, 이는 환경에 유해하고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며 상용 전극과 조합시 전해액의 성능 저하를 수반해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전해액은 고에너지밀도 전극소재와 안정적으로 호환이 가능해 막대한 설비투자가 이뤄진 기존 리튬이온전지 전지제조 인프라에 적용이 용이하다”며, “이에 우수한 열적 안정성을 갖는 고에너지밀도 리튬이온전지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고인화점 전해액 분자 설계 전략과 상온 점화 특성 비교 [자료=KIST]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에너지저장연구센터 이민아 박사와 KAIST 서동화 교수,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 김용진, 백자연 박사 공동연구팀이 리튬이온전지의 화재 및 열폭주를 억제하기 위해 선형 유기 카보네이트의 분자구조를 제어해 상온에서 불이 붙지 않는 난연성 전해액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전지의 화재는 외부 충격, 노후화 등으로 전지의 단락 시 발생하는데, 연쇄적인 발열 반응을 동반하는 열폭주 현상으로 인해 화재 진압이 어려워 인명피해의 위험성이 높다. 특히, 리튬이온전지의 전해액으로 사용되는 선형 유기카보네이트 용액은 인화점이 낮아서 상온에서도 쉽게 불이 붙기 때문에 발화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물질이다.

지금까지는 전해질의 난연성을 강화하기 위해 전해액 분자에 과량의 불소 원자를 치환하거나 고농도의 염을 녹여 용액을 제조했다. 이에 따라 전해질의 이온 전달 능력이 저하되거나, 상용 전극과의 호환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해 경제성과 대량 생산성 측면에서 상용화에 한계가 있었다.

상용 및 신규 전해액을 적용한 4Ah 파우치 셀 관통 시험 결과 [자료=KIST]

연구팀은 상용 리튬이온전지 전해액에 사용되는 대표적 선형 유기카보네이트 DEC(diethyl carbonate) 분자에 알킬 사슬 연장과 알콕시 치환을 동시에 적용해 분자 간 상호작용과 리튬염의 용해 능력을 높임으로써 인화점과 이온전도도가 함께 강화된 신규 전해액 BMEC(bis(2-methoxyethyl) carbonate)를 개발했다. BMEC 용액은 인화점이 기존의 DEC 용액보다 90°C 더 높은 121°C로 이차전지 작동 온도에서 점화원 발생 시에 불이 붙지 않았다. 또한, DEC에 단순히 알킬 사슬을 연장한 DBC(dibutyl carbonate) 용액보다 더 강한 리튬염 해리가 가능해 난연성 강화시 리튬이온 전달이 느려지는 문제를 해결했다.

이와 함께 개발된 전해액은 충전된 양극과 함께 고온에 노출돼도 상용 전해액 대비 가연성 기체 발생이 37%, 발열이 62%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신규 전해액을 대표적인 상용 전극 소재인 하이니켈 양극, 흑연 음극으로 구성된 1Ah급 리튬이온전지에 적용 후 500회 이상 안정적으로 구동시켜 호환성을 확보했고, 70% 충전된 4Ah급 리튬이온전지에 관통 시험을 실시해 열폭주가 억제됨을 확인했다.

상용 리튬이온배터리의 전해액(DEC, 사진 왼쪽)과 KIST와 생산기술연구소, KAIST 공동연구팀에서 개발한 신규 전해액(BMEC, 사진 오른쪽) [사진=KIST]

KIST 이민아 박사는 “이번 연구성과는 불가피하게 전해액의 성능과 경제성 저하를 수반했던 기존 난연성 전해액 연구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라며, “개발된 난연성 전해액은 우수한 경제성과 고에너지 밀도 전극 소재와의 호환성을 갖고 있어 기존의 전지제조 인프라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궁극적으로 열적 안정성이 우수한 고성능 배터리의 등장을 앞당길 것”이라고 밝혔다.

KITECH 백자연 박사는 “이번에 개발된 BMEC 용매는 저비용 촉매를 활용한 에스터교환반응(transesterification)으로 합성해 손쉽게 스케일-업이 가능하다”며, “앞으로 C1가스(CO 또는 CO2)를 활용한 합성법을 추가로 개발해 친환경성을 더욱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기부 지원으로 운영되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선행융합연구사업(CPS21071-100),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 과제(NRF-2021R1A2C2006243)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에너지 및 환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Energy & Environmental Science’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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