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도에 따라 자유자재로 색 바꾸는 ‘3D프린팅’ 활용 기술 등장… “소재나 형태 제약 없어”
  • 조창현 기자
  • 승인 2023.08.0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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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RI 표재연 박사팀, 나노 3D 프린팅 기반 ‘회절격자 제작 기술’ 개발… 첨단 디스플레이 분야 활용 전망

[인더스트리뉴스 조창현 기자] 제조업과 의료 등 많은 분야에서 3D프린팅에 대한 활용도가 커지면서 다양한 소재와 방식을 적용하기 위한 기술 관련 연구도 활발하다. 한국전기연구원(KERI) 스마트3D프린팅연구팀 표재연 박사팀은 ‘나노 3D프린팅 기술’을 기반으로 빛의 경로를 제어할 수 있는 3차원 회절격자를 구현하는 것에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KERI 표재연 박사팀이 나노 3D 프린팅 기반 ‘회절격자 제작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 왼쪽부터 KERI 배종천 연구원, 김성현 연구원, 유찬빈 연구원, 표재연 박사 [사진=KERI]

KERI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한 회절격자 제작 기술은 자연에서 관찰되는 구조색에 대한 원리를 첨단 디스플레이에도 활용할 수 있는 신기술이다. 구조색은 입자 형태나 배열 등 머리카락 두께보다도 1/100~ 1/1000 수준으로 얇은 작은 미세구조로 인해 빛이 반사나 산란, 회절해 경로가 바뀌면서 발현하는 색을 말한다.

구체적으로 카멜레온이나 공작새가 색을 변화하는 것과 같은 물리현상을 나노 3D프린팅으로 구현해 투명 디스플레이나 증강현실(AR) 장치 등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KERI는 설명했다. 카멜레온은 피부 미세구조를 변화시켜 구조색을 변화시키며 공작새는 깃털 내부 미세구조 배열 변화 등을 통해 다양한 색깔을 낸다.

3D프린팅 활용한 ‘빛’ 제어

KERI는 구조색을 정교하게 제어할 수 있는 ‘회절격자(diffraction grating)’를 나노 3D프린팅 기술로 구현해냈다. 회절격자는 빛이 회절하는 것을 제어하려는 목적으로 평행선 같은 미세구조를 규칙적으로 배열시킨 장치다.

회절격자에 빛을 조사하면 파장에 따라 다른 경로로 빛이 반사된다. 반사에 따른 구조색이나 스펙트럼이 발생된다는 것이다. KERI는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빛 제어를 통해 자연이 가진 아름다운 구조색을 염료 없이 정밀하게 구현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수평 인쇄 통한 미세 회절격자 제작

빛이 회절하는 것을 제어하기 위해서는 미세한 회절격자가 필요하다. 빛이 가지는 파장이 머리카락 두께보다도 1/1000 수준으로 얇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 수준 나노 3D프린팅 기술을 보유한 KERI는 ‘수평 인쇄(Lateral printing)’라는 새로운 접근방법으로 고밀도 나노선 회절격자를 인쇄하는 것에 성공했다. KERI가 채택한 수평 인쇄 방식은 3D프린팅 노즐을 바느질하는 것과 같이 움직여 다리(bridge) 모양(﹇)을 가진 회절격자로 여러 줄 인쇄하는 방식이다.

KERI 표재연 박사는 “기판 소재나 형태에 따른 제약 없이 원하는 위치에 필요한 구조색을 정확히 구현하는 세계 최고 수준 3D프린팅 기술”이라며, “디스플레이 장치가 가진 ‘폼팩터(Form-Factor)’라는 정형화된 한계를 극복하고, 형태의 다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ERI에 따르면 새롭게 개발한 회절격자는 첨단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활용처가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 회절격자가 갖는 투명성에 따라 스마트 창문이나 거울, 자동차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미래형 투명 디스플레이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기술에 대한 핵심 구성요소로 회절격자를 활용하고 있는 증강현실(AR) 장치에도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으며, 변형에 따라 다른 색상이 발현되도록 설계할 수 있기에 변형 감지가 필요한 기계공학과 생의학 분야에도 활용할 수 있다.

첨단 디스플레이용 회절격자 제작에 활용한 나노 포토닉 3D프린터 [사진=KERI]

특허 출원 및 기술 우수성 인정 등 실적용 준비 완료

회절격자는 기술 자체로도 다양한 광 물리 연구에 활용될 수 있다. KERI는 관련 연구 결과가 미국 화학회(American Chemical Society)로부터 우수성을 인정받아 재료과학 분야 최상위급 SCI 학술지인 ‘ACS Nano’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고 언급했다.

특히 회절격자 원천기술에 대한 특허 출원을 완료한 KERI는 디스플레이 관련 기업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향후 관련 기술에 대한 수요기업을 발굴해 기술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새롭게 개발한 기술 관련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인 KERI에서 시행하는 기본사업인 ‘전기 및 전자기기 회로·하우징 일체화 4D프린팅 기술 개발’ 과제를 통해 진행됐으며, 표재연 박사는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겸임 부교수로도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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