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배터리 리사이클 영역 ‘전기차’까지 확대
  • 이건오 기자
  • 승인 2023.10.16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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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 등에서도 폐배터리 시장 개척 나서

[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에코프로의 배터리 재활용 사업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양극소재 라인 및 배터리 셀 공장에서 나오는 폐배터리 재활용에 이어 자동차 OEM까지 확대하고 있다.

에코프로는 최근 △기아 △현대글로비스 △에바사이클 △경북도청 △경북테크노파크와 체결한 ‘배터리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얼라이언스(Alliance) 구축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리사이클 영역을 전기차 폐배터리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에코배터리 포항캠퍼스 전경 [사진=에코프로]

에코프로 관계자는 “갈수록 커지는 전기차 시장과 동반 성장할 글로벌 배터리 리사이클 시장을 에코프로만의 앞선 기술력으로 선도할 전략”이라며, “지금까지 배터리 양극소재 제조과정에서 나오는 스크랩, 배터리 셀 제조회사에서 공급받는 폐배터리셀의 리사이클을 진행하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전기차 폐배터리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배터리 재활용을 맡고 있는 에코프로씨엔지의 생산능력(CAPA)은 현재 연간 약 3만톤 규모인데 연내에 제2공장을 착공해 2025년 1분기에 본격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헝가리 캐나다 등 해외에도 라인을 구축해 2027년 총 6만1,000톤 규모의 생산량을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에코프로 리사이클 강점 ‘클로즈드 루프 시스템’

에코프로가 배터리 리사이클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2020년 에코프로씨엔지를 설립하면서부터다. 에코프로는 세계 최초로 ‘에코배터리 포항캠퍼스’를 통해 전지 소재 ‘클로즈드 루프 에코 시스템(Closed Loop Eco-System)’을 완성하며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선도해 왔다.

‘클로즈드 루프 에코 시스템’은 수산화리튬-전구체-양극재-재활용에 이르는 배터리 생태계의 전 과정을 아우르는 공정을 의미한다.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에코프로씨엔지는 같은 공간에 입주해 있는 양극소재 가족사인 에코프로비엠의 제조 과정에서 나오는 스크랩(불량품)을 가져오고 있어 집적 효과를 누리고 있다. 물량을 외부에서 조달하는 다른 회사들과는 차별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물량을 자체 조달하는 데에서 나아가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및 오창 공장에서 나오는 배터리 스크랩도 재활용하고 있어 안정적인 수급 체인을 형성하고 있다.

글로벌 이차전지 리사이클 시장 전망 [사진=에코프로, SNE리서치]

습식 공정 도입으로 리사이클링 기술 차별화

에코프로씨엔지의 리사이클링 공법도 차별화 포인트다. 리사이클은 건식공정과 습식공정으로 구별된다. 건식은 스크랩을 파분쇄한 뒤 소성(열공정)을 통해 유기물을 제거한다. 습식공정은 소성이 아닌 블랙파우더를 산에 용해시켜 리튬과 침전물을 분리해서 추출하는 방식이다.

에코프로씨엔지는 주로 습식공정을 도입하고 있는데 건식공정에 비해 리튬 회수율이 훨씬 높다는 이점이 있다. 리튬을 먼저 추출한 뒤 니켈 코발트 망간이 섞여 있는 침전물은 에코프로머티리얼즈로 보내 RMP(순도가 낮은 중간재를 투입해 고순도의 황산 메탈을 제련하는 공정)를 거쳐 불순물을 제거한다. 에코프로비엠으로부터 스크랩을 확보하고 건식공정에서 나오는 침전물을 에코프로머티리얼즈로 보내 황산화 공정을 거쳐 불순물을 제거하는 프로세스다.

배터리 재활용 사업은 폐배터리에서 니켈, 코발트, 리튬 등 핵심 광물을 추출해 이를 배터리 생산에 다시 투입하는 구조다. 이차전지 생태계를 구축한 에코프로의 리사이클링 경쟁력이 포항캠퍼스에 있다는 분석이다.

배터리 단가 중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원자재를 회수해 비용 부담이 줄고 중국 등 배터리 자원 보유국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지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광물을 직접 채굴하는 대신 재활용 원료를 사용해 환경에 미치는 부담도 줄어든다.

에코프로는 이 같은 강점을 바탕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에서도 배터리 순환경제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미국 어센드 엘리먼츠와 배터리 리사이클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한 데 이어 올해 3월에는 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의 자회사인 테스와 MOU를 맺고 유럽 지역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에코프로씨엔지는 차별화된 기술 개발과 캐파 증설, 그리고 스크랩 확보 다변화를 통해 에코프로의 미래 성장 엔진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에코프로씨엔지 박석회 대표는 “원재료 수급부터 습식공정에 이르기까지 포항캠퍼스에 입주해 있는 가족사와 협업 시스템이 경쟁력의 근간”이라며, “자동차 OEM들과 폐배터리 생태계 구축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시장 성장 등의 영향으로 배터리 재활용 산업의 규모는 갈수록 커질 것으로 추산된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는 2025년 27조원 수준에서 2040년 272조원 수준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리사이클 원료 시장 역시 스크랩과 폐배터리를 포함해 2025년 86만톤에서 2040년 620만톤으로 연평균 17% 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

에코프로씨엔지는 갈수록 커져가는 배터리 리사이클링 시장에 발맞추기 위해 2025년 1분기에 배터리 리사이클 2공장을 본격 운영하고 추가 부지를 조성해 2025년 4분기에 3공장 설립 준비를 마칠 계획이다.

우리 정부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지난 4월 ‘이차전지 산업경쟁력 강화 국가전략’을 통해 2030년까지 이차전지 100% 순환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민간이 사용 후 전지를 거래하고 신산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전지 관리체계를 마련하고 이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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