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한국판 엔비디아 발굴을 위해서는 그동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손쉬운 수익원을 찾았던 증권업계의 영업관행이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 앞줄 왼쪽에서 4번째)이 3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16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과의 간담회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원석 기자]](/news/photo/202407/53858_60682_2849.jpg)
이 금감원장은 3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16개 증권사 최고경영책임자(CEO)와 간담회를 열고 “시장은 인공지능(AI)을 이끄는 엔비디아에 환호하며 우리나라에 혁신기업이 왜 나올 수 없냐고 반문한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 원장은 “면밀한 검토 없이 따라하기식 투자 결정으로 선량한 투자자의 피해를 유발했던 부동산·대체자산 위주의 쏠림에서 탈피해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AI·빅데이터를 비롯한 유망 산업의 혁신기업에 양질의 자금을 공급하는 핵심공급자 역할이 필요하다”면서 “혁신기업 발굴과 모험자본 공급을 통해 기업의 밸류업을 이끌어나가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우리 경제 성장의 용광로가 서서히 식어가는 상황에서 증권업계에 요구되는 역할은 자본시장에서 혁신의 불씨를 되살리는 것”이라며 “자본시장의 대개혁을 통해 기업의 자금조달을 보다 원활케 해 혁신동력 확보를 지원하고 투자자가 과실을 최대한 향유하는 선순환구조를 통해 장기적 성장동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와 함께 ▲소액주주 보호를 위한 기업지배구조 개선 ▲상속세 완화를 비롯한 기업하기 좋은 환경 구축 ▲금융투자소득세·배당세와 같은 자본시장 세제 합리화 등은 종합적으로 논의돼야 하며, 이념이나 정파간 소모적 논쟁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는 우리 모두가 탑승하고 있는 대한민국호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늦어도 하반기까지는 선진화를 위해 사회적 총의를 모아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은 “증권회사는 단순 ‘브로커(broker)’가 아닌 기업과 투자자 모두에게 신뢰받는 ‘페이스메이커(pacemaker)’가 돼야 한다”면서 기업 밸류업을 포함한 4가지 주요 과제를 제시했다.
이 원장은 “자본시장이 기회의 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매력적인 투자 환경을 조성해 달라”면서 “금융투자상품의 다양화, 디지털화를 위해 창조와 혁신의 노력을 통해 투자자에게 선택의 기회를 넓혀달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개인투자자의 신뢰 제고를 위한 공매도 전산시스템 등 제도개선안이 원활하게 안착될 수 있도록 CEO의 책임감 있는 역할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불법행위로 제재받은 임직원이 다른 회사로 이직해 동일업무에 종사하는 등 안일한 업계 관행으로 인해 사적이익 추구와 같은 신의성실의무를 훼손하는 사고들이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면서 “내부통제의 최종책임자로서 사명감을 갖고 잘못된 조직문화와 업계 질서를 바로잡고 금융사고를 예방하는데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원장은 부동산 PF의 질서 있는 연착륙을 위해 면밀한 사업성 평가와 리스크관리를 요청하면서, 부실 우려 사업장으로 평가된 경우 충분한 충당금 설정 등 손실 흡수능력을 제고하는 한편, 시장 불안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유동성리스크를 관리해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