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차남’ 조현문 “상속재산 전액 사회환원 할 것”
  • 한원석 기자
  • 승인 2024.07.05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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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익재단 만들어 선례 남길 것… 계열분리·지분정리 협조해 달라”
- “효성으로부터의 자유 원해… 유언장은 아직 납득 어려운 부분 있어”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선친인 고(故) 조석래 명예회장이 남긴 상속 재산 전액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갈등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계열사 지분을 정리하자며 이러한 화해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스파크플러스 코엑스점에서 열린 유산 상속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원석 기자]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스파크플러스 코엑스점에서 열린 유산 상속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원석 기자]

조현문 전 부사장은 5일 서울 강남구 스파크플러스 코엑스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선친이 물려주신 상속 재산을 한 푼도 제 소유로 하지 않고 공익재단을 설립해 여기에 출연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상속 재산을 욕심내지 않고 전액 재단에 출연해 국가와 사회에 쓰임 받는 선례를 남기고자 한다”면서 “공익재단 설립에 다른 공동상속인도 협조해주리라 믿는다”는 입장이다. 공익재단 이름은 ‘아침 해의 빛’이라는 뜻을 담은 ‘단빛재단’이며 재단이 어떤 분야에 주력할지는 생각 중이라고 조 전 부사장은 언급했다.

향후 재단 운영 방향에 대해 조 전 부사장은 “선친이 강조하신 ‘산업보국’을 감안해 어떤 할 일이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며 “사회의 어두운 곳에서 혜택받지 못하는 사람을 도와주는 활동이 재단의 기본 활동이 될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조 전 부사장은 계열 분리와 지분 정리에 형제들의 협조를 요청했다. 그는 “저의 가장 큰 소망은 효성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지는 것으로 계열분리와 이를 위해 필수적인 지분 정리에 형제들과 효성이 협조해달라”면서 “이미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이 계열 분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3형제가 독립경영을 하는 게 선친의 유훈이라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해 조 전 부사장의 법률대리인인 김재호 변호사(법무법인 바른)는 “계열 분리는 효성 계열사를 떼어달라는 뜻이 아니다”라며 “조 전 부사장이 특수관계인으로 돼 있는 회사 지분들을 공정거래법상 계열분리 요건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 상장 법인이라면 처분하면 되는데 비상장 법인 지분이라 사고팔기 위해 협조를 요청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전 부사장은 지금까지 일어난 형제간 갈등을 선친의 유지를 받들어 종결하고 화해를 이루고 싶다는 의사도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저에게 벌어진 여러 부당한 일에 대해 문제 삼지 않고 용서하려 한다”면서 “그동안 저 때문에 형제들과 집안이 겪었을 어려움이 있었다면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조 전 부사장은 “원하는 것은 효성으로부터의 100% 자유”라며 “저는 효성 경영권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조 전 부사장은 선친의 유언장과 관련해 의문을 제기하도 했다. 그는 “그동안 선친이 작성하셨다는 유언장에 대해 입수경로, 형식, 내용 등 여러 측면에서 불분명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이를 법무법인 바른을 통해 유언집행인에게 몇 차례 질의했다”면서 “유언집행인이 전해온 답변은 여전히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으며, 상속인 중 하나인 저로서는 현 상황에서 아직 유언 내용을 수용하기 어렵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특히 조 전 부사장은 “최근 언론에서는 유언의 집행이 이미 완료된 듯 보도되었는데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자신의 결심과 요청 사항을 법률대리인을 통해 조현준 효성 회장,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등 공동상속인들에게 전달했으며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형제들과 효성이 저의 진심 어린 요청을 거절하거나 명확하게 답하지 않은 채 시간만 끈다면 어쩔 수 없이 제게 주어진 모든 법적 권리를 포함해 저의 길을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전 부사장은 “이번 공익재단 설립과 상속 재산 전액 환원이 아버님께서 생전에 강조하신 ‘산업보국’ 정신에 조금이나마 공적·사회적으로 기여하는 저의 ‘작은 효도’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첨언했다.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7월 자신의 형인 조현준 효성 회장과 주요 임원 등을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고소하며 이른바 ‘형제의 난’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이후 그는 효성 지분을 정리하고 싱가포르에 체류하며 사업체를 운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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