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최종윤 기자] 생성형 AI 등 기술과 사회 변화로 인해 전통적인 ‘일의 모델 경계’가 흐릿해지는 가운데 인적 성과(human performance)에 주목한 의미 있는 보고서가 나왔다.
한국딜로이트그룹이 95개국 HR 리더 1만4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펴낸 ‘딜로이트 2024 글로벌 인적자원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현재 생성형 AI 등 기술의 발전으로 일과 업무 환경에 대한 인식의 대전환이 벌어지고 있으며, 인적 결과와 비즈니스 결과를 결합한 ‘인적 성과’에 대한 관심이 특히 커지고 있다.
다만 인적 지속가능성에 대해, 응답자 76%는 ‘중요성을 체감하고 있다’고 답했으나 ‘행동에 옮겨 큰 진전을 이루고 있다’는 응답은 10%에 불과했다. 리포트는 이 둘의 격차를 줄이는 조직들이 인적 성과를 실현할 가능성이 크다며, 과거의 사고방식과 운영 체제 등 낡은 것을 과감하게 버려 인적 성과를 키우는 실행에 돌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존 생산성 지표 혁신해야
보고서는 인적 성과를 위한 7개의 키워드 중 첫 번째로 ‘인적 지속가능성’에 주목했다. 인적 지속가능성이란 기업이 근로자 개인을 위해 창출하는 가치의 정도를 뜻한다. 쉽게 사람이 번영해야 사업도 번영한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된다. 이에 리포트는 ESG의 사회(social) 개념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업 리더의 19%만이 ‘ESG 사회적 요소를 측정하기 위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지표를 가지고 있다’고 답했으며, 29%만이 ‘인적 지속가능성을 달성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리포트는 직원들의 웰빙 개선을 통해 직원 수 감소율을 1% 줄일 때마다 비용 절감과 생산성 개선으로 매년 50만 달러를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한 페이팔의 사례를 예로 들고, 인적 지속가능성을 위한 경영 사례 등 다양한 시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의력 등 인적 역량 키울 수 있는 ‘디지털 놀이터’ 필요
AI의 역할이 커질수록 상상력과 창의적 발명 등 사람의 호기심과 공감 능력이 부각되고 있다. 이에 리포트는 AI봇 빌리(Billie)를 도입해 통상적 고객 응대를 처리하며 콜센터 직원 8,500명을 재훈련 이니셔티브에 투입한 이케아의 사례를 예로 들며, 전반적 인력 전략의 일환으로 인적 역량 개발을 체계화하고 우선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인적 지속가능성 강화를 위해 근로자가 상상력을 발휘하도록 돕고 근로자들에게 다양한 기회와 공간을 제공하라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디지털 놀이터’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디지털 놀이터는 공동의 미래를 함께 만들기 위해 놀이와 실험을 할 수 있는 안전한 장소이자, 생성형 AI 등 첨단기술을 의도적으로 배치하고 이를 사용할 기회를 누구에게나 제공하는 태도와 접근법이다.
다만 기업의 75%는 ‘향후 5년간 전 세계적으로 AI 활용이 가속화될 것’이라 응답했으나 근로자는 13%만 ‘지난 1년간 AI 관련 스킬 훈련을 받았다’고 답했다. 이에 리포트는 모든 구성원이 공동 창조를 위해 자유롭게 디지털 놀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조직이 이를 장려하고 놀이를 일과 연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 딜로이트 그룹 컨설팅 부문 Human Capital 본부 정현석 본부장은 “경계가 사라진 세계에서 모든 수단을 활용해 인적 성과의 사고방식으로 전환하는 장기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이번 리포트를 통해 미래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상상력과 창의력, 공감 능력 등 인적 요인을 핵심 가치로 두는 인적 지속가능성 전략 수립을 포괄해, 새로운 기업 문화를 구축하는 데 의미있는 인사이트를 얻어 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