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기업 '금융역량 지표'...융자부터 입찰까지 효과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현대로템 회사채 신용등급이 3년이 안되는 기간동안 두단계 수직상승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로템이 최근 방산과 철도라는 양대 사업부문에서 호실적을 이어가면서 신용등급 부양효과까지 이끌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 입장에서 신용등급은 '금융 역량'을 의미할 정도로 중요한 지표다. 지난 3년간 국내 방산 4사(한화에어로스페이스·현대로템·한국항공우주산업(KAI)·LIG넥스원) 가운데 회사채나 어음의 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된 업체는 현대로템이 유일하다.
7일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에 따르면 현재 현대로템 회사채 신용등급은 ‘A’, 등급전망은 ‘안정적’을 기록하고 있다. 기업어음은 ‘A2’, 장기 및 단기 신용등급은, 각각 ‘A’(안정적), A2다.
2022년 5월 나신평은 현대로템 회사채 등급을 ‘BBB+’에서 ‘A-’(안정적)로 상향조정했고 이어 지난해 8월 ‘A’(안정적)로 또다시 상향 조정했다.
한국기업평가(한기평)도 나신평과 마찬가지로 현대로템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두단계 상향 조정했다.
2022년 5월 ‘A-’(안정적), 지난해 11월 ‘A’(안정적)로 각각 등급을 올렸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인 나신평·한기평·한국신용평가(한신평) 모두 현대로템 회사채 등급을 ‘A’(안정적)로 동일한 등급을 부여한 셈이다.
A 등급은 국내 10단계 신용등급 체계 가운데 3번째로 ‘원리금 지급 확실성이 높지만, 장래의 환경변화에 다소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신용등급은 높을수록 정부정책자금, 저금리 융자, 공공입찰 등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회사채의 경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AA-’(나신평·한기평), LIG넥스원은 ‘AA-’(나신평·한신평) KAI는 ‘AA-’(나신평·한신평)을 3년째 유지하고 있다.
등급상으로는 현대로템의 신용등급이 타사대비 한단계 낮지만 3년 새 두단계 끌어올렸다는 점은 주목할만 하다.
현대로템의 방산·철도 등 양대 사업이 모두 훈풍을 맞이하게 된 것은 신용평가사들의 등급 상향 효과가 주효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홍세진 나신평 수석연구원은 “현대로템은 철도사업에서의 우수한 시장 지위, K2 수출에 따른 방산부문 확대 등 다변화된 사업구조가 장점”이라며 “폴란드 K2수출 등 대규모 프로젝트 에서의 선수금 수령 등으로 현금흐름이 개선되고 차입부담이 완화됐다”고 분석했다.
홍 수석은 “방산부문의 실적 비중 확대로 우수한 수준의 영업실적이 예상되는 점을 고려해 ‘안정적’ 등급 전망을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현대로템은 지난 2분기 매출 1조945억원, 영업이익 1128억원으로, 매출과 영업익 모두 1977년 창사이래 최대 규모의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직전 최고 기록이던 지난해 4분기(매출 9892억원, 영업익 698억원) 실적을 불과 2분기 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지난 2분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데에는 K2폴란드 수출 물량이 실적으로 집계된 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
한편 레일솔루션은 국내외에서 수주잔고를 채워넣으면서 곳간지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지난 상반기말 기준 현대로템 전체 수주잔고 18조9915억원 가운데 레일솔루션 잔고는 13조3196억원으로 전체의 70%에 이른다.
올해 3분기의 경우 현대로템이 수주한 4건, 총 9651억원 규모의 계약 가운데 3건, 8167억원은 레일솔루션의 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