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정한교 기자]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뛰어난 광 전기적 특성과 용액 공정 기반의 저비용 제조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근적외선(NIR) 흡수 능력의 한계와 습도에 대한 취약성으로 인해 성능과 안정성이 제한되는 문제를 겪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로 페로브스카이트와 유기 벌크 이종접합(BHJ)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소자(HSC)가 주목받고 있다. 이 소자는 근적외선 흡수 능력과 습도에 대한 안정성을 강화하고, 높은 전력 변환 효율을 달성할 가능성을 열어준다.
그러나 페로브스카이트와 유기 BHJ 계면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불일치로 인해 전하 축적 및 재결합이 일어나 효율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이로 인해 기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전체 태양 에너지의 약 52%를 활용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가진다.
이에 국내 연구진이 근적외선 광 포집 성능을 극대화하면서도 전력 변환 효율을 크게 향상하는 혁신기술을 개발했다. 이는 차세대 태양전지의 상용화 가능성을 크게 높이며, 글로벌 태양전지 시장에서 중요한 기술적 진전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KAIST(총장 이광형) 전기및전자공학부 이정용 교수 연구팀과 연세대학교 화학과 김우재 교수 공동 연구팀이 기존 가시광선 영역을 뛰어넘어 근적외선 광 포집을 극대화한 고효율·고안정성 유무기 하이브리드 태양전지 제작 기술을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연구팀은 가시광선 흡수에 한정된 페로브스카이트 소재를 보완하고, 근적외선까지 흡수 범위를 확장하는 유기 광반도체와의 하이브리드 차세대 소자 구조를 제시하고 고도화했다.
또한, 해당 구조에서 주로 발생하는 전자구조 문제를 밝히고, 소자 내 에너지 준위를 조절해 전하 수송을 원활하게 하고, 계면의 전위차를 형성해 소자 성능을 향상하는 역할을 하는 얇은 물질 층인 ‘다이폴(쌍극자) 층’을 도입해 이를 획기적으로 해결한 고성능 태양전지 소자를 발표했다.
페로브스카이트-다이폴-유기 반도체 하이브리드 구조로 근적외선까지 흡수
기존 납 기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850nm 이하 파장의 가시광선 영역에만 흡수 스펙트럼이 제한돼 전체 태양 에너지의 약 52%를 활용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유기 벌크 이종접합(BHJ)을 페로브스카이트와 결합한 하이브리드 소자를 설계, 근적외선 영역까지 흡수할 수 있는 태양전지를 구현했다.
특히, 나노미터 이하 다이폴 계면 층을 도입해 페로브스카이트와 유기 벌크 이종접합(BHJ) 간의 에너지 장벽을 완화하고 전하 축적을 억제, 근적외선 기여도를 극대화하고 전류 밀도(JSC)를 4.9mA/cm²로 향상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의 핵심 성과는 하이브리드 소자의 전력 변환 효율(PCE)을 기존 20.4%에서 24.0%로 대폭 높인 것이다. 특히, 이번 연구는 기존 연구들과 비교했을 때, 높은 내부 양자 효율(IQE)을 달성하며 근적외선 영역에서 78%에 달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또한, 이 소자는 높은 안정성을 보여 극한의 습도 조건에서도 800시간 이상의 최대 출력 추적에서 초기 효율의 80% 이상을 유지했다. 상대습도 80% 이상의 극한 수분 환경에서도 1600시간 이상 80% 이상의 성능을 유지하는 등 기존 소자 대비 큰 개선을 보였다.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다이폴 계면층을 도입한 소자 구조는 복잡한 탠덤 구조 없이도 단일 접합 소자에서 근적외선 흡수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업적 가능성이 크다.
이정용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기존 페로브스카이트/유기 하이브리드 태양전지가 직면한 전하 축적 및 에너지 밴드 불일치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했다”며, “근적외선 광 포집 성능을 극대화하면서도 전력 변환 효율을 크게 향상시켜 기존 페로브스카이트가 가진 기계적-화학적 안정성 문제를 해결하고 광학적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이민호 박사과정과 김민석 석사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9월 30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논문명 : Suppressing Hole Accumulation Through Sub-Nanometer Dipole Interfaces in Hybrid Perovskite/Organic Solar Cells for Boosting Near-Infrared Photon Harves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