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석 페로브스카이트 상용화 ‘성큼’… 효율 14%, 1,300시간 성능 80% 이상 유지
  • 정한교 기자
  • 승인 2024.12.03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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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학연구원 송창은 박사 연구팀, 효율 및 안정성 개선 기술 논문 발표

[인더스트리뉴스 정한교 기자] 국내 연구진이 독성 금속인 납을 빼고 주석을 주원료로 만든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효율과 안정성을 계속 향상시키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논문 1저자 류두현 박사과정생과 교신저자 송창은 책임연구원 [사진=한국화학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영국, 이하 화학연) 송창은 박사 연구팀은 최근 고려대학교(총장 김동원) 임상혁 교수, 성균관대학교(총장 유지범) 정재기 교수, 케냐 나이로비대학교 Elijah Omollo Ayi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주석 기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에 중간층을 도입하거나 첨가제를 넣어 효율과 안정성을 개선하는 기술을 논문으로 발표했다고 지난 1일 밝혔다.

차세대 태양전지로 주목받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뛰어난 광 전기적 특성과 용액 공정 기반의 저비용 제조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 대비 유연화, 경량화가 가능하며, 원가가 낮아 높은 경제성을 자랑한다.

페로브스카이트는 특정한 구조의 물질을 모두 포함하는 용어인데, 특히 납이나 주석으로 만든 페로브스카이트 구조 결정은 빛을 전기로 바꾸는 특성이 우수하다. 두 재료 중 납은 효율이 더 높지만, 독성으로 인한 잠재적 위험성이 있고 주석은 친환경적이나 효율이 낮다는 한계가 있다.

그중 주석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경우, 주석 이온(Sn²⁺)이 공기 중 산소와 만나 쉽게 산화되는 큰 문제가 있다. 이는 결함으로 이어져 안정성을 낮추고, 전하 이동을 방해해 빛-전기 변환 효율도 저하된다.

이에 연구자들은 전하 이동을 높이는 물질로 10.1%의 효율을 얻거나 결함감소용 첨가제를 넣어 12.2%로 높이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송창은 박사 연구팀은 새로운 기술을 접목해 주석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효율 및 안정성을 높였다.

새로운 음극 중간층(PDINN) 도입을 통한 주석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성능 향상
그림 1. 새로운 음극 중간층(PDINN) 도입을 통한 주석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성능 향상

전극과 전자 수송층 사이 중간층 도입, 페로브스카이트 필름층에 첨가제 추가해 성능 개선

논문 2건을 발표한 송창은 박사 연구팀은 2월 논문에서는 태양전지 전극과 전자 수송층 사이에 중간층으로 ‘페릴렌 디이미드’ 소재를 추가해 개선했다. 중간층이 할로겐 및 금속 이온 이동을 막는 한편, 구리 전극과 전자 수송층 간 차이가 나는 에너지 격차 장벽을 줄여줘 전자 이동이 원활해지도록 도왔다.

또한, 그동안 밝히지 못했던 구리 전극 금속 원자의 전지 내부 침투 문제, 페로브스카이트 층에서 할로겐 이온의 불안정한 이동 문제를 극복해 성능 및 안정성을 제어한 최초의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했다.

ErCl3 첨가제 도입을 통한 주석 페로브스카이트 결정성 조절 기술

10월 논문에서는 2월 논문 기술과 함께 페로브스카이트 필름층에 ‘어븀 염화물(ErCl3)’도 첨가했다. 첨가제는 주석이 산화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과 함께 액체 상태의 페로브스카이트가 필름으로 굳을 때 균일하고 큰 결정 생성을 통해 결함을 줄이고 전자 이동을 도와줬다.

기술 평가 결과, 2월 논문에서는 13.05%의 광-전 변환 효율과 1천 시간 후 초기 성능의 80%를 유지했으며, 10월 논문에서는 효율 14.0%, 1,300시간 후 80% 상태를 유지하는 등 거듭 성능을 높이고 있다.

다만 실용화를 위해서는 추가 성능 개선과 함께 대규모 생산 시 성능 유지, 외부 환경에서 고온·습기·자외선에 대한 장기 안정성 검증이 필요하다.

연구팀이 개발한 주석 기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셀의 빛-전기 변환 성능을 평가하고 있다. [사진=한국화학연구원]
연구팀이 개발한 주석 기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셀의 빛-전기 변환 성능을 평가하고 있다. [사진=한국화학연구원]

연구진은 “화학연이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납 기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소재·소자·공정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번 성과가 주석 기반 차세대 기술 개발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화학연 이영국 원장은 “친환경 차세대 태양전지 분야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 시장 선점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성과는 국제적 권위의 미국 화학회 에너지 과학 저널인 ACS Energy Letters(IF : 19.5) 표지 논문 선정, 친환경 소재 및 에너지 분야의 저명 학술지 EcoMat(IF : 10.7) 게재 등 혁신성을 인정받았다.

류두현 박사과정생(화학연·고려대)이 주도적으로 수행한 결과이며, 한국화학연구원 기본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사업 및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글로벌 공동연구 촉진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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