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방신 사장 “모빌리티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날 것”

[인더스트리뉴스/군산 서영길 기자] 타타대우상용차에서 20년만에 간판을 바꿔단 ‘타타대우모빌리티’가 2028년까지 국내·외 상용차 판매량을 1만4000대로 늘리겠다는 목표치를 내놨다. 이 가운데 전기차 비중은 2030년까지 15%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타타대우모빌리티는 6일 전북 군산 본사에서 타타대우 30주년 미디어데이를 열고 새 사명을 공식 발표했다.
김방신 타타대우모빌리티 대표이사 사장은 이날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자동차 1만4000대 판매로 1조5000억~1조800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며 “이 외에 추가적인 사업을 포함하면 대략 매출 2조원 이상을 목표로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상용차’를 과감하게 사명에서 빼고 모빌리티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도 전했다.
김사장은 다만 ‘대우’라는 사명을 그대로 가져가는 이유에 대해 “타타대우모빌리티는 수출을 많이 하는 기업”이라며 “대우의 좋았던 DNA를 이식하고 싶었던 이유가 첫 번째고, 두 번째는 해외에선 대우의 브랜드 파워가 아직도 상당하다”고 강조했다.
1995년 대우상용차로 출발한 타타대우는 2004년 인도 타타모터스의 인수로 타타대우자동차가 된 지 20년 만에 다시 새 얼굴로 제2의 도약에 나서게 됐다.
다음은 김방신 대표이사 사장, 서명식 R&D 본부장, 아닐 시나 부사장, 김정우 판매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 사명을 바꾸며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했는데, 트럭 외에 다른 분야로 사업 확대 계획이 있나. 아울러 연간 매출이 지난해 1조원을 넘겼는데 중장기 매출 목표는.
▶ (김방신 사장) 모빌리티 솔루션에는 단순히 트럭을 제조해 판매하는 것 외에 다른 사업도 포함돼 있다. 이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자동차뿐 아니라 물류와 관련된 비즈니스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중장기 매출과 관련해서는 자동차만 1만4000대 판매로 1조5000억~1조8000억원 정도 예상한다. 이 외에 추가적인 사업을 포함하면 대략 매출 2조원 이상을 목표로 잡고 있다.
- 전기 트럭의 경우 단거리 중심의 라인업에는 NCM(니켈·코발트·망간)을 탑재하고 장거리 라인업에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넣겠다고 했는데. 보통 장거리에 NCM 계열을, 단거리에 LFP를 넣지 않나. 특별한 이유가 있나.
▶ (서명식 R&D 본부장) 셀 간 에너지 밀도는 NCM이 높은게 맞다. 하지만 전체 배터리팩의 에너지 밀도를 놓고 봤을 때 LFP가 NCM 보다 크게 (주행가능 거리가) 떨어지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가격적인 측면도 고려한 것이다. LFP가 가격 면에서는 NCM 보다 훨씬 저렴하다. 따라서 차량 가격에 대한 고객들의 부담을 감안해 기본적으로 배터리 두 종류, 배터리팩 두 종류 등 총 네 가지의 옵션을 두고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NCM이든 LFP든 고객이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운영할 방침이다.
- 내년 상반기 출시되는 기쎈의 경우 차주들이 보통 인바디 특장을 많이 올려서 사용할 것 같다. 때문에 샤시 모델이 주력으로 판매가 될텐데, 샤시 안에 배터리가 탑재돼 있어 내연기관 차량들과는 다르게 특장을 올려야 할 필요성이 있을 것이다. 전기 트럭은 샤시 방식이 내연차와 같나.
▶ (김방신 사장) 좋은 지적이다. 그래서 저희는 이미 특정 업체들과 특장 개발을 모두 완료했다. 저희와 협업해서 만든 탑 및 윙바디 업체가 전기차용 탑, 냉동·냉장 등을 다 준비해 놓고 있다.
- 사명을 변경하면서도 ‘대우’라는 이름을 그대로 유지한 이유가 있는가.
▶ (김방신 사장) 사실 대우를 사명에 그대로 가져가는 것에 고민이 많았다. 세계적 브랜드 컨설팅 업체와 고민 후 내린 결정이다. 타타대우모빌리티는 내수도 있지만 수출을 많이 하는 기업이다. 대우의 좋았던 DNA를 이식하고 싶었던 이유가 첫 번째고, 두 번째는 대우라는 브랜드가 중동, 아프리카, 동유럽 등 지역에선 브랜드 파워가 아직도 상당하다는 이유가 있었다. 수출을 감안해 대우라는 이름을 붙였다.
- 현재 트럭 중에선 1톤만 보조금이 책정돼 있는데, 향후 보조금 관련 계획이 있는지와 전기 상용차의 충전 인프라 계획을 설명해 달라.
▶ (김방신 사장) 기쎈을 개발하면서 이 부분(보조금)이 가장 큰 이슈였다. 전기차를 조기에 정착하는 데 보조금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실제로 보조금 없이는 내연기관과 동일한 값으로 차를 만들어 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큰 차로 갈수록 더욱 그렇다.
현재 (정부에서) 준중형 트럭 중 총중량 6톤, 9톤에 대해서 논의가 있는걸로 안다. 저희가 기쎈을 내년 초에 시장에 내놓고 실제로 운행하게 되면 정부에서도 (1톤 이상) 트럭에 대한 보조금 이슈에 대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충전 인프라 경우는 크게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지금 새로 만들어지는 충전기들은 전기 트럭 충전도 가능하게끔 생산된다. 추후 대형 물류사인 CJ대한통운, 쿠팡 이런 곳에 고용량 퀵 차저(고속충전기)를 차고지에 넣을 계획이다.
- 전기 트럭에 300kW의 대용량 배터리가 탑재된다고 하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충전시 급속 충전기는 보통 40분 제한이 있다. 결국 충전 시간 문제로 한 번에 충전을 못하는 경우가 생길텐데, 이에 대한 대책이 있는가.
▶ (서명식 R&D 본부장) 300kW 배터리는 완충하려면 1시간 조금 넘게 소요된다. 하지만 완충시 주행거리가 500km 가까이 나오기 때문에 완충이 아니어도 한국 도로 사정에서는 충전하면서 충분히 이동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 한국 자동차 회사가 외국 자본에 인수돼 30년을 유지해 온 전례가 없는 걸로 아는데. 장시간 타타그룹과 관계를 유지해 올 수 있었던 비결은.
▶ (아닐 시나 부사장) 2004년부터 타타와 대우가 함께 했는데, 그때부터 저희가 갖고 있던 사업 철학은 ‘한국 기업’으로 남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사업 운영이나 워킹 프로세스(일 처리과정) 등을 한국 법과 규정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이었다. 이런 사업 마인드가 타타대우를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던 동력이었던 것 같다.
▶ (김방신 사장) 타타자동차는 타타그룹 내에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주요 기업이고 인도 시장에서 승용차 부문 3위에 올라 있다. 상용차 부문은 절대적 1위다. 마켓을 약 60% 차지하고 있다. 그런 회사가 최초로 인수·합병한 회사가 바로 대우 트럭이었다. 타타그룹이 1호 합병 회사에 대한 애정이 굉장히 남다르다. 또 타타그룹은 인수합병 후 한 번도 회사를 판 적이 없다. 앞으로도 양사의 협력이나 글로벌 전략은 지속될 것이라고 본다.
- 내년 출시 예정인 기쎈의 총 개발 비용이 궁금하다. 또 내년도 전체 판매 비중에 기쎈이 몇 퍼센트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나.
▶ (김방신 사장) 양산 설비가 아직 모두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하게 개발 비용을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대략 말하면 ‘더쎈’이라는 차량의 세시를 기쎈에 그대로 이용해 생각보다 비용이 많이 들지는 않았다. 현재까지 투자된 돈은 약 1000억원쯤 된다. 하지만 양산 설비 등에 따라 앞으로 개발 비용이 더 발생할 것이다.
판매 비율 전망과 관련해선 사실 정부 보조금이 불투명한 상황이라 내년 상반기 출시 이후 테스트 결과를 토대로 2026년초에 양산을 할 계획이다. 때문에 내년에는 기쎈 판매 대수 자체는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략 상반기에만 20여 대 정도 판매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모빌리티나 다른 분야에서 모 기업인 타타나 아니면 타타가 인수한 재규어, 레인지로버 브랜드와 협업할 가능성이 있나.
▶ (김방신 사장) 타타자동차를 예를 들면 이 회사가 인도 외에 다른 국가에서 특정 도시의 운송 수단을 턴키 식으로 받는다. 필요한 차를 만들고 서비스를 해주는 방식이다. 예컨대 서울시 시내버스가 200대가 필요하다면 타타가 전기차 200대를 지원해주고 서비스 비용만 받는거다. 이를테면 자동차 회사라기보다 서비스 회사인 셈이다. 타타대우모빌리티도 그런 사업을 타타와 함께 염두에 두고 있다.
- 전기 트럭의 경우 목표하는 가격대가 내연기관과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 수준인가. 또 2028년까지 1만4000대를 판매할 것이라고 했는데, 이 가운데 전기 트럭의 판매 비중은 어느 정도인가.
▶ (김방신 사장) 현재 디젤 트럭 대비 전기 트럭이 거의 2배 비싸다. 결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보조금이 얼마나 나오느냐에 따라 전기 트럭의 가격대가 정해진다. 전기 트럭의 가격과 디젤 트럭 간 가격의 갭을 정부가 메꿔줘야 한다. 전기 트럭의 판매 비중은 2030년 쯤 우리 트럭 전체 판매 대수의 15% 내외가 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
- 올해 수출뿐 아니라 내년 수출 전략, 또 내년 내수시장에 대한 전략은.
▶ (김방신 사장) 타타대우의 올해 수출 시장은 선진국보다 주로 중동, 아프리카 등의 지역이었다. 지난해 잘 팔린 시장이었던 러시아가 전쟁 여파로 더 이상 수출이 안 되는 영향으로 약간의 타격이 있었다. 또 우리 주력 시장이었던 알제리가 그 나라 정부 정책이 바뀌며 수출에 악영향을 미쳤다.
내년 수출 전략은 전망하기가 어렵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 중동 전쟁,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뿐 아니라 유가 인상 등의 이유로 판매 전략을 짜기가 쉽지 않다. 이런 이슈로 물동량이 어려워지며 선복 값은 올라가고 이런 것들이 사업에 영향을 주는데 내년 수출에도 변수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 (김정우 판매대표) 지난해 내수 판매 실적은 6001대였다. 그래서 올해는 약 11% 성장하는 공격적인 판매 계획을 수립했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결산을 했을 때 지난해 수준으로 실적이 나왔고 하반기 예측을 해봤을 때 건설 경기가 너무 위축돼 역시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또 자동차 금리가 아직까지 높기 때문에 올해 11%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는 좀 어려울 듯 싶다. 다만 지난해 실적과 대비해서는 올해 반드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