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못받는 '1톤 이상' 전기 화물차…EV 장려하지만 지원은 없어
  • 서영길 기자
  • 승인 2024.12.12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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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전기 승용차‧1톤이하 화물차 각 100만원 보조금 삭감
타타대우, 2.5톤 전기 화물차 '기쎈' 출시되면 시장 경쟁력 '제로'
타타대우모빌리티는 6일 전북 군산 본사에서 타타대우 30주년 미디어데이를 열고 새 사명을 발표했다.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기쎈' 전기 트럭 앞에서 (왼쪽부터)김방신 대표이사 사장과 아닐 시나 부사장, 김정우 판매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서영길 기자
타타대우모빌리티는 11월 6일 전북 군산 본사에서 타타대우 30주년 미디어데이를 열고 새 사명을 발표했다.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기쎈' 전기 트럭 앞에서 (왼쪽부터)김방신 대표이사 사장과 아닐 시나 부사장, 김정우 판매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서영길 기자

[인더스트리뉴스 서영길 기자] 국내 첫 준중형 전기트럭이 실물차까지 완성돼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정작 친환경차 보급을 장려해야 하는 정부가 해당 차량에 대한 보조금 지급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빈축을 사고 있다.

12일 환경부에 따르면 최근 정부는 내년 무공해차(전기·수소) 보급대수를 약 35만2000대(전기차 33만9000대, 수소차 1만3000대)로 잡았다. 이는 올해(34만1000대) 대비 3.23% 증가한 수치다.

환경부는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과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무공해차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급대수를 늘린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국민들이 전기차 구매시 가장 크게 고려하는 보조금은 오히려 깎았다.

전기 승용차는 올해 400만원에서 내년 300만원으로, 전기 화물차는 11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각각 100만원씩 보조금을 줄였다.

전기차 판매를 장려한다는 정부의 엇박자는 이뿐만이 아니다.

현재 보조금이 지급되는 전기 화물차는 1톤(t)에 국한된다.

내연기관 화물차처럼 1톤 이상의 전기 화물차 수요도 시장에서 점차 늘어나는 추세지만 정부는 이에 대한 보조금 책정은 아예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친환경차 보급은 장려하면서도 정작 제도적 뒷받침은 전무한 셈이다.

실제 지난달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전력정책포럼’에서 환경부 관계자는 “내년에도 1톤 초과 전기 트럭에 대한 지원금 지급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다.

이 관계자는 “준중형 화물차를 비롯해 중대형 상용차는 전기차가 아닌 수소차를 중심으로 하는 정책 방향을 추구하고 있다”고 보조금 미편성 이유를 설명했다.

 

◆ “정부 정책, 시장 변화 따라오지 못해”

정부의 이같은 방침에 따라 준중형 전기 화물차를 출시하려던 완성차 업체들은 울며겨자먹기로 전략을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난감해진 곳은 타타대우모빌리티(옛 타타대우상용차)다.

타타대우는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2.5톤 전기 화물차 ‘기쎈’을 야심차게 준비해 왔다. 국내에선 첫 준중형 전기 트럭이다.

김방신 타타대우모빌리티 사장은 지난달 기쎈을 언론에 첫 공개하는 자리에서 “보조금이 없는 상태에서 내연기관과 동일한 값으로 전기 화물차를 만들기는 어렵다"며 "전기버스를 참고해 어떤 지급 조건이 오더라도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설정했다"고 정부에 보조금 책정을 촉구하기도 했다.

타타대우는 기쎈의 실물 차량을 이미 제작해 환경부, 산업부 등 주무부처의 인증을 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결국 보조금 없이 시장에 나와야 할 처지가 됐다.

보조금 지원없는 기쎈은 동급 내연기관 트럭에 비해 2배가량 높은 가격에 판매될 수밖에 없어 시장 경쟁력이 ‘제로’에 가까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타타대우는 기쎈을 일반 소비자가 아닌 지방자치단체를 타깃으로 내년 상반기 40~50대가량만 출고할 계획이다.

이에 정부 정책이 시장 변화를 따라오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으로 전기차 시장이 정체돼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예산은 깎으며 전기차 보급률은 높이겠다는 유체이탈적 정책을 펴고 있다”며 “정부가 시장의 빠른 변화에 대비도 못하고 관심도 없는 듯 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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