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트렌드] 흔들리는 K-배터리 입지… 전기차 캐즘과 LFP배터리 대응력 키워야
  • 이건오 기자
  • 승인 2025.03.0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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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성적표 ‘흐림’… 국제 정세 혼란 속 ‘신기술’과 ‘다변화’로 경쟁력↑

[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2025년 1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에 대한 성적표가 나왔다.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의 수치이긴 하지만 시사하는 바가 크다. CATL을 위시한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시장점유율 확대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외 시장에서 점유율 경쟁을 이어오던 K-배터리가 큰 폭으로 점유율을 내주고 있다.

2025년 1월 중국외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이 28.0GWh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6.5% 성장했다. [사진=gettyimages]

2025년 1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에서 1, 2위를 기록한 중국 배터리 기업 CATL, BYD의 시장점유율 합계는 55.8%(각각 38.9%, 16.9%)로 절반을 훌쩍 뛰어넘었다. K-배터리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선 선전해 왔으나 CATL의 독주 체제를 허용하고, 10위권 내 중국기업들에겐 추격을 당하는 흐름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유럽, 북미시장 등의 주요 완성차 고객 배터리 감소와 더불어 LFP배터리 사용량 증가 등의 이유로 K-배터리 공급이 주춤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에 배터리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차세대 제품 개발, 지역별 맞춤 비즈니스 전략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2024년 1월~2025년 1월 중국 제외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톱5 기업’ 시장점유율 추이 [자료=SNE리서치, 인더스트리뉴스 재가공]

K-배터리 시장점유율 하락세… 공급 지역 확대와 포트폴리오 다변화 절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월 판매된 글로벌(중국 제외) 전기차(EV, PHEV, HEV) 탑재 배터리 총 사용량은 약 28.0GWh로 전년 동기 대비 26.5% 성장했다. 2025년 1월 K-배터리 사용량 합계는 10.6GWh로, 전년 동기 9.7GWh 대비 10%대의 성장률에 그쳤다.

2025년 1월,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K-배터리 3사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시장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6.0%p 하락한 37.9%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 동기 대비 14.8%(5.0→5.7GWh) 성장하며 2위를 유지했고 SK온은 35.1%(2.1→2.9GWh)의 성장률을 기록해 3위에 올랐다. 반면, 삼성SDI는 23.5%(2.6→2.0GWh)의 역성장을 기록했다. 삼성SDI의 하락세는 유럽 및 북미 시장 내 주요 완성차 고객들의 배터리 수요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전기차 판매량 따른 K-배터리 3사의 배터리 사용량을 살펴보면, 삼성SDI의 배터리 사용량은 주로 △BMW △아우디 △리비안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BMW의 경우 i4, i5, i7, iX에 삼성SDI의 배터리가 탑재됐고 특히, 2023년에 출시된 i5의 판매량이 호조를 나타냈다.

한편, 리비안은 R1S, R1T가 미국에서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지만 타사의 LFP배터리가 탑재된 스탠다드 레인지 트림이 출시되면서 삼성SDI의 배터리 사용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아우디의 Q8 e-트론(Tron)의 판매량도 감소하면서 세 OEM에서 삼성SDI 배터리 사용량은 23.4%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시장 제외 2025년 1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순위 [자료=SNE리서치]

SK온의 배터리 사용량은 주로 △현대자동차그룹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 △폭스바겐(Volkswagen) 등의 차량에 탑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우 전기 승용차인 아이오닉5와 EV6 페이스리프트 이후 회복세를 보였고, 메르세데스벤츠는는 SK온의 배터리를 탑재한 컴팩트 SUV EQA와 EQB가 전년 동기 수준의 견조한 판매량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이와 함께 폭스바겐 ID.7, ID.4의 판매량 호조가 SK온의 배터리 사용량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사용량은 주로 △테슬라 △폭스바겐 △쉐보레 △기아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테슬라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의 판매량 부진으로 테슬라의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사용량이 35.0% 감소했다. 한편, 폭스바겐의 ID시리즈, 기아의 EV3 판매 호조와 얼티엄 플랫폼을 적용한 쉐보레 이쿼녹스, 블레이저, 실버라도 EV의 판매가 확대됨에 따라 총 사용량은 14.8% 성장했다.

중국 제외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설치 동향 [자료=SNE리서치]

CATL, 유럽·북미 외 지역 공급 확대로 공급과잉 이슈 해결 나서

주로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파나소닉(Panasonic)은 올해 배터리 사용량 2.5GWh를 기록하며 4위에 머물렀다.

연초 페이스리프트로 인해 잠시 판매가 중단됐던 모델3의 판매량 감소와 테슬라의 올해 판매량 역성장이 겹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파나소닉은 개선된 테슬라향 2170 및 4680 셀을 출시해 향후 북미 지역 테슬라를 중심으로 배터리 사용량이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CATL은 40.4%(8.0GWh)의 성장률을 나타내며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 또한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현재 폭스바겐, BMW, 메르세데스, 현대자동차 등 다수의 전 세계 주요 OEM들이 CATL의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다. 특히, 중국 내수시장의 공급 과잉 이슈를 브라질, 태국, 이스라엘, 호주 등 해외 수출로 해소하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2024년에 이어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지역별로 각기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는 전기차 도입 속도가 둔화되거나 정체기에 접어든 지역이 나타나는 반면, 일부 신흥 시장에서는 견조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특히 인도와 동남아시아는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핵심 시장으로, 한국 기업들은 원가 경쟁력이 높은 LFP 배터리를 포함한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며, “현지 완성차 업체들과의 협력 모델을 확대하고 배터리 공급망을 최적화하는 것이 시장 선점을 위한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앞으로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생산량 확대를 넘어 지역별 맞춤형 전략과 차세대 기술 혁신이 필수적”이라며, “지속가능한 공급망 구축과 완성차 업체와의 긴밀한 협력이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의 핵심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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