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김문수·한덕수, 밥만 먹고 헤어졌다…단일화 '제로'
  • 김희선 기자
  • 승인 2025.05.07 2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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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단일화 담판 결렬...후보 간 사퇴 요구도 없어 작심하고 평행선
한덕수 "당에 일임"만 되풀이...국힘, 당원 여론조사 공개 고심중
7일 서울 안국역 인근 한식당에서 회동에 나선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후보. /사진=김희선
7일 서울 안국역 인근 한식당에서 회동에 나선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후보. /사진=김희선 기자

[인더스트리뉴스 김희선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후보의 단일화는 7일 끝내 합의를 보지 못한 채 허탈하게 끝이 나고 말았다.

두 후보의 회동은 이날 서울 소격동 두레 국립현대미술관서울점에서 진행됐다. 이날 회동에서는 그동안 부딪혔던 단일화 방식이 논의됐다.

앞서 김문수 후보는 지난 6일 한덕수 전 총리와의 단일화를 요구하는 당 지도부에 반발하며 후보 일정 중단을 선언했다. 이어 김 후보는 입장문을 통해 단일화와 관련해 더는 불필요한 논쟁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회동을 제안했다. 이에 한덕수 전 총리 측도 이번 회동에서 단일화 논의에 언제나 열려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덕수 후보는 회동 전, 서울 여의도 선거 사무소에서 입장문을 통해 김문수 후보와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선 후보로 등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덕수 후보는 이와 같은 발언을 두고 국민의힘 지도부와 상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단일화 담판을 앞두고 배수진을 치는 모양새로 비쳐져 그의 행보에 관심이 쏠렸다. 

7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후보 회동이 진행된 서울 안국역 인근 한식당 앞에 취재진들과 시민들이 모여있다. /사진=연합뉴스
7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후보 회동이 진행된 서울 안국역 인근 한식당 앞에 취재진들과 시민들이 모여있다. /사진=연합뉴스

두 후보의 회동은 오후 6시부터였지만 취재진들과 시민들이 식당 앞을 둘러싸고 있었다. 몰려있는 취재진에 발걸음을 멈추며 두 후보들이 식당에 등장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기다리는 시민들도 있었다.

한덕수 후보가 오후 6시 정각에 도착해 취재진들을 향해 "고생많으십니다"라는 짧은 인사와 함께 식당 입구로 들어갔다.

이후 김문수 후보가 오후 6시 2분에 도착해 취재진들과 시민들에게 인사하며 식당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한 후보가 김 후보를 기다리는 모양새가 연출돼 김 후보가 의전상 우위인 것처럼 비쳐지기도 했다. 

한덕수, 김문수 후보가 차례대로 식당 앞에 도착해 발걸음을 옮기는 순간에는 후보를 향한 야유가 쏟아지기도 했다.

또한 회동 결과를 기다리는 식당 앞에는 대학생으로 보이는 4명의 남녀 무리들이 현장을 찍고 있는 유튜버에게 무엇을 촬영하는지 물었고 '김문수-한덕수 회동'이라는 대답에 국민의힘 후보 단일화가 결렬이 될지 아니면 성사될지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갈만큼 대선 후보에 대한 관심은 뜨거운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두 후보는 식당 입장 후 저녁 식사에 앞서 이야기를 나누고 제대로 된 식사는 오후 6시 50분이 넘어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7일 김문수-한동훈 후보 회동 이후 이정현 한덕수 캠프 대변인이 브리핑을 진행했다. /사진=김희선
7일 김문수-한동훈 후보 회동 이후 이정현 한덕수 캠프 대변인이 브리핑을 진행했다. /사진=김희선 기자

오후 7시 18분쯤 두 후보의 회동은 끝이 났다. 한덕수 후보가 식당에서 빠져 나왔고 이어 이정현 대변인이 브리핑을 시작했다.

이정현 대변인은 "특별하게 합의된 사안이 없다"며 "단일화 아직 11일까지 얘기했으니까 그 사이에 어떤 접촉 있을런지 모르겠지만 만나자해서 만났고 오늘은 결과가 없고 다시 만나잔 얘기는 없었다"고만 전했다. 회담 성과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이 대변인도 더 할 말이 없어 잠시 난감한 표정을 지은 뒤 사라졌다. 

7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무소속 한덕수 후보와의 회동 이후 브리핑을 진행했다. /사진=김희선
7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무소속 한덕수 후보와의 회동 이후 브리핑을 진행했다. /사진=김희선 기자

이정현 대변인의 브리핑이 끝나고 김문수 후보가 식당을 빠져나왔다. 김문수 후보는 짧은 브리핑을 통해 "오늘 한덕수 후보님께 제 나름대로 생각하는 단일화 방안에 대해서 말씀을 드렸는데 한덕수 후보께서는 아까 하신 긴급 기자회견 내용 그대로"라며 "거기서 조금 도 더 보태거나 더 진척할 것이 없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브리핑을 통해 두 후보 간 사퇴 요구에 대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국민의힘은 같은날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모든 당원을 대상으로 단일화 관련 여론조사를 시행했다. 김 후보는 당 화합을 해치는 행위라고 규정하며 즉각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으나 국민의힘은 이를 거절했다. 국민의힘은 당원들의 뜻이 당 운영에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권영세 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진행된 당원 여론조사 결과를 두 후보 회동 이후 상황에 따라 공개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의원총회를 열고 단일화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전혀 없는, '영양가 제로' 단일화 단막극은 그렇게 허무하게 끝이 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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