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빅3' 1분기 성적표…삼양은 '펄펄' 농심·오뚜기는 '미지근'
  • 서영길 기자
  • 승인 2025.05.16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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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 글로벌 경쟁력 키워 분기 최대 영업익 1340억 달성
농심‧오뚜기, 내수 침체 및 고환율 ‘고공행진’으로 수익성↓
"2분기, 가격인상 효과‧美관세 부과로 3사 실적 반전될 것"
지난해 국내 라면 업계 3위인 삼양식품이 1위 농심의 영업이익을 처음으로 뛰어넘었다./사진=연합뉴스<br>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인기에 힘입어 지난 1분기에도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거두며 ‘라면업계 1위’ 위상을 공고히 했다./사진=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서영길 기자] 국내 라면 ‘빅3’(삼양식품‧농심‧오뚜기)가 일제히 1분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인기에 힘입어 1분기에도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거두며 ‘라면업계 1위’ 위상을 공고히 했고, 농심과 오뚜기는 내수 부진에 글로벌 경쟁력의 상대적 약세로 다소 아쉬운 실적을 달성하는데 그쳤다.

1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 매출은 5290억원, 영업이익은 134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37.1%, 67% 늘었다.

또 분기 영업이익은 사상 최초로 1000억원을 돌파하며 최대치를 찍었고 이에 1분기 영업이익률은 25%에 달했다.

특히 전체 매출 중 80%의 비중을 차지하는 글로벌 사업이 호조를 보이며 전체 실적을 ‘하드캐리’했다.

실제로 삼양식품의 1분기 해외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47% 상승한 4240억원이었다. 지난해 2분기 3000억원을 돌파한 이후 3분기 만에 분기 기준 최초로 4000억원대 매출을 달성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다음달에 밀양2공장이 준공되면 생산능력이 확대됨에 따라 해외법인과의 시너지 효과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를 통해 또 한번 성장 모멘텀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반면 농심·오뚜기 등 경쟁사들은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집계됐다.

라면업계 1위를 놓치지 않았던 농심은 1분기 매출이 893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8.7% 줄어든 561억원에 그쳤다.

특히 농심은 영업이익만 놓고 보면 라면 빅3 중 꼴찌에 머무는 수모를 당한 셈이다.

오뚜기 역시 매출은 9208억원으로 4.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575억원으로 21.5% 감소했다. 오뚜기는 외형 면에서는 3사 중 가장 크게 키웠지만 수익성 측면에선 가장 악화된 성적을 받아들게 됐다.

 

국내 라면 3사 1분기 실적 비교표./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국내 라면 3사 1분기 실적 비교표./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라면 빅3 실적 가른 ‘글로벌 비중’…2분기에는 반등될까

이처럼 라면 3사의 1분기 실적이 극명하게 갈린 것과 관련, 업계에서는 글로벌 사업 비중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원가 부담은 3사 모두에게 주어진 악조건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고물가로 인한 내수침체, 최근 지속되는 고환율 폭탄에는 내수 시장 비중이 높은 농심과 오뚜기만 고스란히 타격을 받게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해외 시장 매출 비중이 80%에 육박하는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지속된 인기 영향도 있지만 무엇보다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보이며 환차익에서 큰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는 진단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또 내수 비중이 20% 내외인 점도 경기침체라는 악조건이 삼양식품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것이라는 해석과 맥이 닿아있다.

다만 2분기부터는 농심‧오뚜기 두 회사의 가격 인상 효과가 내수시장에서 본격 반영될 것이라는 점과 미국 관세 정책이 적용되며 삼양식품 수출과 수익성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3사 간 실적 반전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농심은 지난 3월 6일 신라면을 비롯한 17개 제품 가격을 평균 7.2% 인상했고 오뚜기는 지난 4월부터 27개 제품 중 16개 라면 제품 출고가를 평균 7.5% 올렸다.

한국투자증권 강은지 연구원은 “농심은 2분기부터 프로모션 비용 절감과 함께 가격 인상 효과의 반영, 원재료 공급 재계약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미국의 관세 정책이 2분기 이후부터 라면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제품에 기본 관세율 10%만 적용한다고 선언했지만, 말바꾸기 달인 트럼프의 특성상 언제든 관세 폭탄이 떨어질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삼양식품의 경우 미국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불닭볶음면 전체 물량은 한국에서 생산돼 수출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지난해 삼양식품 미국 법인 매출 기여도는 22.2%였다.

이 때문에 미국 수출 시 10% 이상의 관세가 더 추가되면 삼양식품의 수출 경쟁력은 물론 수익성도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반면 농심은 해외 매출 중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이 대부분이라 관세 영향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농심은 2005년에 미국 LA에 라면 생산 공장을, 2022년에도 1공장 인근에 2공장을 건립해 가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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