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정한교 기자] 수상 태양광은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전환을 위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남아있다. 자연재해에 따른 파손 위험, 부력체 등 구조물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미세플라스틱 유출 우려는 수상 태양광 설치 반대의 근거가 되고 있다.

태평양이앤씨는 이러한 수상 태양광에 대한 우려를 씻어내기 위해 2020년 친환경 소재 ‘EVA(ethylene-vinyl acetate copolymer)’를 적용한 수상 태양광 부력체 ‘에코플로트(Ecofloat)’를 개발해 업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최근에는 이를 기반으로 해외 수상 태양광 시장에도 진출하며, 기술력과 우수성을 입증받았다.
태평양이앤씨 김기수 대표는 “지난 4월 국내 부력체 기업으로서는 최초로 네덜란드에 1차 물량 1.5MW 규모 수상 부력체 수출에 성공했다”며, “현재 추가로 100MW 규모 2차, 3차 수출 계약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태평양이앤씨의 해외 진출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그 대상이 ‘물의 나라’ 네덜란드라는 점이다. 태양광 환경 기준이 매우 높은 유럽, 그 중에서도 수상 태양광 시장이 가장 활발한 네덜란드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유럽에서 인정받은 요소 중 가장 핵심은 연결구의 신뢰성과 부력체의 구조 안정성 및 내구성”이라며, “유럽 수상 태양광 시장에서 가장 선두 주자인 네덜란드 진출에 성공한 만큼, 이를 계기로 글로벌 시장에 자사의 수상 태양광 기술력을 더욱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네덜란드 진출을 축하한다. 유럽 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던 계기는?
당사의 기술력과 당사 수상 태양광 구조물이 보여주는 우수성뿐만 아니라 물류비 절감 및 해외 현장의 변수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수상 태양광 구조물을 모듈화 설계한 것이 주요 요인이다.
원재료 믹스 과정과 부품을 압출 및 사출 공정을 통해 기능별 단위로 분할하는 모듈화 과정을 거쳐 반제품이 만들어지고, 모듈화된 부품을 현장에서 조립하고 발포 성형을 통해 완제품으로 마무리된다. 이를 통해 그동안 수상 태양광 수출에 큰 어려움으로 작용했던 물류비를 70~80% 가량 획기적으로 절감한 것도 주요 요인이다.

부력체에 ‘EVA’ 소재를 적용한 이유는?
태평양이앤씨는 차량보호울타리, 충격흡수시설, 가드레일 등 도로안전시설물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잘 알려진 태평양의 관계회사이다. 이러한 태평양의 제품 중 EVA 소재를 활용한 차량보호 울타리인 ‘통돌이’가 있다. 주행 중인 자동차가 충돌해도 깨지지 않고, 미세플라스틱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소재라는 점에서 착안, 수상 태양광발전소용 부력체 ‘에코플로트’를 개발하게 됐다.
EVA를 사용한 부력체의 특장점은?
EVA는 유럽연합(EU)의 유해물질 사용 제한 지침인 RoHS(Restriction Hazardous Substances) 10대 유해물질 검사를 통과했고, 마우스피스로도 활용될 정도로 독성이 분출되지 않는 무해한 소재이다. PE(Polyethylene) 또는 PS(polystyrene)를 원재료로 하는 기존의 수상 태양광 부력체는 미세플라스틱 발생 우려로 논란이 되고 있지만, EVA에서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또한, 부력체의 외피가 매우 두꺼워 내구성이 좋다. 일반적인 부력체는 외피의 두께가 약 4~7mm인 반면, 당사 제품은 20mm 이상으로 두꺼워 외부 충격, 빙압, 염해와 자외선 등에 강한 내구성을 가지고 있다. 외부에서 가해지는 힘에 대해서도 부드러우며 유연성이 높고, 복원력이 뛰어나 형태 유지에 안정적이다.
마지막으로 100%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수상 태양광발전소의 수명은 약 20년, EVA는 사업이 종료되고 발전소를 철거하는 과정에서 산업 폐기물로 분류되지 않고 전량 회수해 100% 재활용하기 때문에 매우 친환경적이다.

소재의 친환경성뿐만 아니라 자연재해 등으로 인한 안정성에 대한 우려도 높다.
당사는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부력체 안에 또 다른 부력체를 넣은 2중 부력 시스템을 적용, 혹시 모를 부력체 파손에도 발전소가 가라앉지 않도록 했다. 쉽게 말해 부력체 안에 공 형태의 부력체를 추가 보강해 안정성을 높인 것이다.
또한, 부력체 안에 물을 일부 유입시킴으로써 선박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적용되는 평형수 원리를 적용했다. 요트와 보트를 예로 들면, 이들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게중심에 있다. 요트는 무게중심이 아래에 있어 전복되지 않는다. 당사는 이러한 원리를 적용해 높은 파도에서도 안정적인 거동과 우수한 복원력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2020년에 제품을 개발했다. 국내 시장에서의 주요 성과는?
‘새만금 지역주도형 수상 태양광 발전사업’ 중 사업 협약을 체결한 김제시(100MW)’와 부안군(100MW) 사업의 주주사이면서 부력체 공급 및 설치 시공사로 참여하고 있다. 당사 제품의 우수성은 이미 널리 입증된 바 있지만, 다소 비싸다는 점이 선택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에 당사는 지속적인 연구 끝에 제조 단가 절감에 성공, 가장 친환경적이면서 가격 경쟁력도 갖춘 제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
태평양이앤씨의 향후 계획 및 목표는?
현재의 전력시장은 마치 내연기관의 등장으로 말과 마차가 없어지던 시절처럼 대(大)변혁기를 맞이하고 있다. 당사에서도 차세대 전력시장에서 각광받을 수 있는 신기술 또는 신제품을 개발하거나 기술집약적 기업에 대한 M&A 등의 전략을 수립해 핵심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기존의 태양광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단기적으로는 태양광사업의 토털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전문기업으로의 도약이며,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해 IPO를 거쳐 2030년 주식 시장 상장을 목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