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주도권 전쟁 시작, 글로벌 ‘러브콜’ 받는 장비업체
  • 최종윤 기자
  • 승인 2022.05.1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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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정밀도·강성 등 제조기술 고도화 요구 증가

[인더스트리뉴스 최종윤 기자] 2022년 산업계의 주인공은 단연 이차전지다. 국내외 할 것 없이 글로벌 기업들은 이차전지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잇따라 관련 산업으로 뛰어들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업종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높은 성장성으로 가치 프리미엄이 더욱 커져가고 있다. 향후 10년간 확실한 성장을 단언할 수 있는 대표 업종이다. 미래산업과 뗄 수 없는 관계기 때문이다.

국내외 할 것 없이 글로벌 기업들이 이차전지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잇따라 관련 산업으로 뛰어들고 있다. [사진=utoimage]

미래 산업의 변화는 전동화(Electrification)·무선화(Cordless)가 핵심이다. 모든 사물이 이차전지로 움직이는 시대가 온다. 아울러 친환경화라는 글로벌 규제 트렌드도 이차전지 산업의 성장을 부채질하고 있다. IHS Markit는 2025년에는 이차전지가 메모리반도체보다도 더 큰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현재의 리튬이온 이차전지는 1991년 일본이 최초 상용화하며 시장을 형성했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모바일 산업의 성장과 함께 소형 이차전지는 우리나라가 글로벌 시장을 주도했다.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전기차 산업이 성장하면서 중대형 이차전지는 큰 내수시장의 중국과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 우리나라와 일본이 경쟁을 펼치고 있다. 2020년 기준 한국과 중국, 일본이 글로벌 이차전지 시장의 95%를 점유하고 있다.

SNE리서치는 글로벌 이차전지 시장규모가 전기차 보급 확대에 힘입어 2020년 461억불에서 2030년 3,517억불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10년간 8배로 성장할 것이란 예측이다. 특히 전기차용 이차전지는 향후 10배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배터리 3사, 해외생산체제 확장 등 공격적 투자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IT기기용 소형 이차전지는 2011년부터 세계 1위를 유지중이며, 전기차용 중대형 이차전지도 중국을 바짝 추격중이다. 소형에서 중대형으로 이어지는 이차전지 산업 성장 과정에서 상당한 기술력을 축적한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전기차 기업들에게 2차 전지를 공급하는 기술력을 확보해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주요 시장인 미국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은 GM, SK온은 포드,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의 협력을 체결하고 미국시장에서의 생산체제를 갖추는 등 성장기반을 마련했다.

투자 경쟁도 뜨겁다. 공격적으로 해외 생산시설 확장에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캐나다 등에 잇따라 공격적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GM과의 합작공장 등 최대 35GWh 규모의 추가 공장을 짓는다. 미국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 캐나다에 합작공장 건설계획도 추가했다. SK온도 포드와 미국에 새로운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고 있고, 터키에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계획도 발표했다. 삼성SDI는 다소 주춤하다. 지난해말 스텔란티스와 미국 내 합작 공장 설립계획을 발표한게 전부다. 다만 지난해 연구개발비용으로만 약 8,700억 가량을 투자해 국내 배터리 3사 가운데 지출 규모가 가장 컸다. 배터리 기술 리더십 확보에 먼저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K-배터리 발전 전략’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기업은 미래 시장에서 글로벌 초격차를 이뤄내기 위해 2030년까지 설비와 연구개발에 총 40조6,000억 가량을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2030년까지 설비와 연구개발에 총 40조6,000억 가량을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utoimage]

글로벌 러브콜 받는 국내 배터리 업계

국내 배터리 3사의 투자확대와 함께 노스볼트, 브리티시볼트 등 유럽 이차전지 업체도 설비 투자를 본격화 하면서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관련해 국내 장비업체들을 향한 글로벌 ‘러브콜’이 잇따르면서, 어느 때 보다 호황세를 타고 있다. 애초 유럽 배터리 시장은 중국업체가 초기에 진입하며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생산차질 등 기술력에 한계를 드러내면서, 메인 장비업체를 한국기업으로 변경하는 추세다.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과 함께 성장해온 국내 장비업계의 기술력에 구축된 배터리 밸류체인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해외수주에서는 이차전지 생산 전공정에 대응이 가능한 하나기술(대표 오태봉)이 턴키 수주를 이어가면서 선전하고 있다. 지난해 노르웨이 프레이어(Freyr)사, 올해는 영국 브리티시볼트(Britishvolt)와 잇따라 턴키 수주를 가져갔다. 하나기술은 2022년 2,500억 가량의 전제 수주 가운데 절반 이상을 해외수주로 예상하고 있다. 안정적 수주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하나기술은 최근 전체 장비생산 케파 규모를 총 7,000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리면서,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올랐다.

하이테크 종합 장비 선도기업 SFA(대표 김영민)도 내재화한 스마트팩토리 기술을 앞세워 이차전지 시장에 빠르게 진입했다. SFA는 이차전지에 특화된 전체 생산 공정 물류자동화 시스템을 기반으로 핵심장비를 속속 개발완료 하고 있다. 4월 본격적으로 조립공정에서의 ‘노칭 시스템’과 ‘스택’ 장비 공급건을 수주하면서 포문을 열었다. 특히 SFA는 최근 검사공정에서 △AI 기반 외관 검사기와 △3D CT 비파괴 검사기를 시장에 선보이며, 업계 표준을 선도하고 있다.

독보적인 무선전력전송장치를 보유하고 있는 그린파워(대표 조정구)는 이차전지 후공정 제조장비에 적용할 배터리 셀을 직렬로 쌓아 하나의 전원장치로 충·방전될 수 있는 직렬 포메이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차전지 후공정 제조장비는 생산되는 모든 셀을 한번 씩 충·방전 하며 배터리의 특성을 갖도록 하는 포메이션 장비가 핵심인데, 현재의 생산 방식은 비효율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전략적인 기술개발이다.

산업자동화 기업들도 이차전지 시장으로 속속 진입하고 있다. [사진=utoimage]

산업자동화 기업들 이차전지 시장 속속 진입

산업자동화 기업들도 이차전지 시장으로 속속 진입하고 있다. 기술 안정화 단계에 있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과 비교해 이차전지 제조업은 속도, 정밀도, 강성 등 기술 고도화에 대한 요구가 늘고 있어, 제조 솔루션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 이차전지의 공급확대로 본격적인 생산속도 경쟁이 시작되면 생산기술 향상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보쉬렉스로스는 △콤팩트 직교로봇 △순환물류용 가이드 솔루션 △롤러 스크류 어셈블리 △순환물류 솔루션 △서보프레스 등 이차전지 생산기술에 발맞춰 고성능, 고강성의 솔루션들을 제안하면서, 생산라인 택-타임(Tact Time) 최소화, 생산라인 공간 최적화 등 이차전지 제조 환경의 차이를 만들어 내고 있다.

써모피셔사이언티픽은 전극 코팅량 측정, 다층 분리막의 두께 측정 및 전극 캘린더링 두께 측정의 필요성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솔루션인 린스펙터(LInspector) 측정 및 제어 플랫폼을 선보이고 있다.

이차전지, 글로벌 산업전쟁 본격화

전기차 보급 확대에 힘입어 이차전지가 소형에서 중대형으로 산업성장이 본격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 중국, 일본 절대 3강의 경쟁 구도 속에 유럽을 중심으로 신규기업들의 진입이 활발하다. 선도기술 확보를 위한 경쟁과 함께 생산 Capa를 늘리기 위한 공격적인 생산시설도 증설하고 있다. LG, 삼성, SK와 함께 기술적 성장을 이뤄온 국내 장비업체들에 대한 글로벌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

노스볼트 등에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프랑스 최대 배터리 업체 ACC가 협력사를 찾기 위해 직접 한국을 찾기도 했다. ACC는 2030년까지 유럽내 배터리 생산능력을 120Gwh까지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차전지 글로벌 산업전쟁이 본격화한 가운데 정부는 지난해 ‘K-배터리 발전 전략’을 마련하고 지원사격에 나서고 있다. 세부적으로 초격차 기술력 확보를 위해 대규모 R&D 예타 등 기술 선점 지원 확대, 해외의존도가 높고 시장점유율도 낮은 소재·부품 분야를 위한 차세대 소재 원천기술 개발 지원 등 내용이 담겼다. 리사이클링, 충전 등 연계산업까지 경쟁을 넘어 본격적인 치열한 이차전지 글로벌 주도권 전쟁이 시작된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선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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