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스트리뉴스 서영길 기자] 국내 완성차 5개사가 최근 발표한 지난 4월 자동차 전체 판매량은 총 68만8778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달 67만1611대 대비 2.5% 늘어난 수치다.
내수 시장의 회복과 일부 신차 효과, 가정의 달을 맞은 프로모션이 판매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폭탄’ 정책이 4월부터 본격 시행되며 수출은 감소세를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대자동차·기아의 경우 미국 내 재고가 모두 소진되는 6월 이후부터 실질적인 관세 영향권에 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3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 6만7510대, 해외 28만5828대 등 전 세계 시장에서 전년동월 대비 2.0% 증가한 총 35만3338대를 판매했다.
국내 판매량은 전년동월 대비 5.9%, 해외는 1.1% 증가한 수치다. 모두 제네시스를 포함한 수치다.
국내 시장에서는 세단과 RV 모두 고른 판매를 기록했으며 아반떼(7099대), 팰리세이드(6662대), 싼타페(6354대) 등의 꾸준한 수요가 실적을 뒷받침했다.
기아는 같은 기간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5만1005대, 해외 22만3113대 등 전년동월 대비 5.0% 증가한 27만4437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국내는 7.4%, 해외는 4.6% 증가한 수치다. 특수 판매는 제외됐다.
스포티지(4만7737대)가 글로벌 최다 판매 차종으로 등극했으며 쏘렌토, 셀토스도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 국내에선 쏘렌토가 8796대로 최다 판매 차종에 올랐다.
GM한국사업장(한국GM)은 4월 국내 1326대, 해외 4만318대 등 총 4만1644대를 판매했다. 내수와 수출 모두 전년동월 보다 줄면서 전체 판매는 6.3% 감소했다.
한국GM의 지난달 국내 판매량은 전년동월 대비 42.3% 급감했고 수출은 4.3% 감소했다.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내수와 수출에서 각각 1079대와 2만7723대를 기록하며 실적을 방어했다.
트레일블레이저 역시 1만2595대를 기록하며 선전했다. 올 뉴 콜로라도는 내수에서 전년동월 대비 100.0% 증가했다.
르노코리아는 지난 한 달 동안 내수 5252대, 수출 5175대로 총 1만427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4월보다 1.4% 감소한 수치다.
내수 기준 전년동월 대비 195% 증가하며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그 중심에는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4375대)와 하이브리드 이테크 모델의 강세가 있었다. 4월 내수 판매의 75.4%가 하이브리드 차량이었다.
반면 르노코리아의 4월 수출은 전년동월 대비 41% 쪼그라들었다.
KG모빌리티(KGM)는 지난 4월 국내외 시장에서 총 8932대를 판매했다. 판매량에는 반조립제품(CKD)이 포함됐다.
국내 판매량은 3.2% 감소한 3546대, 해외 판매량은 11.5% 감소한 5386대다.
내수는 전월과 비교했을때 10.5% 증가하며 회복세를 이어갔지만, 수출 물량 일부가 선적 이월되며 전체적으로 전년 동월 대비 8.4% 감소했다. 무쏘 EV, 토레스 하이브리드 등 신차 효과가 내수 실적 회복에 기여했다.
종합해보면 지난달 전반적으로 5개(현대차·기아·한국GM·르노·KGM) 완성차 업체 중 현대차와 기아만 내수 및 수출 모두에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르노코리아는 하이브리드 중심의 내수 실적 폭등으로 이례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반면 GM과 KGM은 수출 부문 조정 등의 영향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 4월 美 관세폭탄 영향 미미…6월 이후 직격탄 우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4월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이 기간 현대차·기아는 미국 현지 판매가 7개월 연속 동월 기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하지만 재고 소진이 본격화되는 6월 이후부터는 현대차·기아도 관세에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암울한전망이 나온다.
전날 산업통상자원부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4월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1~25일)은 25억10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6.6% 감소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고부가가치 차종의 수출이 둔화되는 가운데 지난달 3일부터 미국 정부가 수입 완성차에 25% 관세를 부과한 부담까지 더해진 영향이 컸다.
다만 수출 단계에서 관세 영향이 반영되기 시작했지만 미국 현지 판매에서는 아직까지 관세 영향권에 본격적으로 접어들지는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달 현대차·기아는 미국에서 7개월 연속 동월 판매 기준 최고 기록을 세웠다. 1일(현지시간) 현대차 미국법인은 전년동기 대비 19% 증가한 8만1503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기아 역시 전년 대비 14% 늘어난 7만4805대의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4월 기준 최대 판매로, 기아도 7개월 연속 동월 판매 기준 최대 기록을 세웠다.
현대차·기아는 6월까지는 미국 내 가격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지만 트럼프의 폭탄 관세 적용 전인 지난 3월 이전 쌓아둔 재고가 소진되면 수익성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차·기아는 지난달 1분기 실적발표후 가진 콘퍼런스콜에서 현대차는 3개월분, 기아는 2개월분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이유로 재고 소진이 본격화되는 6월 이후부터는 미국 관세 영향에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