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안전 중심 신재생에너지 전환 부각된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안
  • 이건오 기자
  • 승인 2017.12.28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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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수급계획이 수급 안정과 경제성 위주로 수립됐던 것에 반해 이번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환경성과 안정성이 대폭 강화됐다는 평가와 함께 다소 의견 수렴이 부족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다양한 에너지 분야 전문가 열띤 토론 펼쳐

[Industy News 이건오 기자] 기후변화센터가 CSK에너지정책연구원과 공동으로 지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방향과 전망’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는 제8차 전력포럼 및 기후변화센터가 주최하는 기후·에너지 비즈니스 이니셔티브 제7차 세미나의 일환으로 개최됐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에너지 시장·기술·정책·법률 분야의 다양한 전문가들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사진=Industrynews]
기후변화센터 공동대표인 신성이엔지 이완근 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Industrynews]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안은 2년 단위로 발표되며 15년간의 전력수급계획을 담는다. 신재생에너지와 LNG의 비중 증대가 기존 계획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관심이 모이고 있다. 태양광·풍력을 중심으로 한 신재생에너지 발전이 확대되고 노후 석탄 화력발전소 7기가 폐지되며 기존 석탄 화력발전소 4기도 LNG 발전소로 전환된다.

기존 수급계획이 수급 안정과 경제성 위주로 수립됐던 것에 반해 이번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환경성과 안정성이 대폭 강화됐다는 평가와 함께 다소 의견 수렴이 부족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여러 가지 이슈들을 안고 개최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방향과 전망’ 세미나는 평가, 문제점, 개선 방안 등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기후변화센터 이완근 공동대표는 개회사에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발표가 당초 계획보다 늦어지기는 했지만 올해가 지나기 전에 발표돼 다행”이라며, “새 정부의 새로운 정책에도 불구하고 빠른 정책 결정을 내린 것에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계획을 통해 보다 안전하고 깨끗한 전원믹스 구성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이와 더불어 일자리 창출에까지 큰 도움이 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CSK에너지정책연구원 김창섭 원장은 환영사에서 “이번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지난 7차까지의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비해 더 많은 이야기와 토론의 여지가 많을 것 같다”며, “8차 계획은 수립 과정에서부터 큰 변화를 도모하기는 했지만 다소 의견 수렴이 부족했고 계획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앞으로의 후속 조치 등을 포함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력거래소 양성배 처장이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방향 및 전망’을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사진=Industrynews]
전력거래소 양성배 처장이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방향 및 전망’을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사진=Industrynews]

이번 세미나에서는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에 참여한 전력거래소 전력계획처 양성배 처장이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방향 및 전망’을 주제로 제8차 계획의 이슈를 요약 정리하며 앞으로 어떤 정책이 필요한지에 대해 중점적으로 발제했다.

양성배 처장은 “이번에 발표된 계획은 지난 3월 개정된 전기사업법을 바탕으로 환경과 안전 중심의 전원 구성이 계획에 포함됐다”며, “이러한 점이 이전에 발표됐던 계획과는 다른 정책 기조를 가지며 기존의 공급력 확충에서 수요관리 중심으로 수급 패러다임이 전환됨에 따라 전원믹스도 변경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규모 공급자 주체였던 과거와 달리 분산형 전원과 소비자로 주체가 변경됐다”며, “소득 패턴에 의한 전력소비 변화가 2030년까지 최대전력 연평균과 전력소비량이 각각 1.3%, 1.0%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양성배 처장은 원전과 석탄, 신재생에너지의 발전설비 계획과 함께 중장기 적정 설비 예비율이 22%로 산정된 배경을 설명하며 2026년까지는 전력 수급 안정이 예상되지만 2027년부터는 LNG 및 양수 등의 신규 설비 추가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Industrynews]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방향 및 전망 세미나 현장 [사진=Industrynews]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주요 이슈로는 환경과 안전중심의 전원믹스 구성, 신재생 대폭 확대시 수급 불안 우려, 연료원별 시장가격 왜곡으로 LNG 수익성 저하, 환경과 안전 고려시 현행 연료비 원가에 의한 경제급전 방식 개선 필요, 대규모 발전, 송전에서 수요중심의 분산형 전원 공급체제로 전환, 수요관리 중심으로 수급 패러다임 전환을 꼽았다.

양성배 처장은 “공급자 중심의 과거에서 소비자가 참여하는 현재를 거쳐 환경과 안전을 고려한 에너지 시스템 개편이 필요하다”며, “출력 간헐성 신재생 확대에 따른 수급안정 대책 수립을 통해 신재생 출력변동성에 대한 계통 안정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전원믹스 구성 방법론 변경과 전력시장 구조개선, 시장연계 전력수급체계 마련을 통해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절차 및 방법을 개선해야할 필요가 있다”며, “이외에도 발전기별 특성 및 환경비용 등을 고려한 시장가격 체계를 개선함으로써 전력시장을 선진화하고, 시장가격 합리화와 통합계획 수립체계 구축으로 전력 시장을 개선해야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패널토론은 김창섭 원장, 홍익대학교 전영환 교수, 한국전기연구원 이창호 박사, 에너지경제연구원 노동석 연구위원, 한국산업기술대학교 김성수 교수, 여수YMCA 김대희 국장, 법률사무소 ELPS 이소영 변호사가 참여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사진=Industrynews]
이번 세미나에서는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대한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논의됐다. [사진=Industrynews]

토론에서는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대한 총평, 진입규제의 계획 체계에 대한 필요성, 추후 후속 조치, 석탄발전과 가스발전의 발전량 비중, 전기요금, 정책 이슈에 대한 의견이 논의됐다. 이창호 박사는 “온실가스 감축 대응에 충분한 방안인지 수급 계획이 갖고 있는 여러 정책 목표가 충분히 담기지 않았다”며, “원전을 줄이고 신재생을 늘리는 것은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시나리오가 보완돼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석 연구위원은 “이번 계획은 전력 수요가 낮아진 가운데 신재생이 원전을 대체하는 것으로 수급 계획이 수립됐는데 전력 공급원으로 볼 때 신재생보다 원자력이 더 안정적이기 때문에 전력 수급이 불안정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성수 교수는 “석탄과 원자력을 줄이고 신재생을 확대하는 변화에 따른 이행 방안이 부족하다”며, “석탄의 경우에는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완전히 상반되는 내용이기 때문에 에너지 시장과 전력 시장 등에 대해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소영 변호사는 “정부 초기에 제시된 내용들에 비해 많이 타협된 계획으로 보여진다”며, “기본 방향에서는 환경과 온실가스, 미세먼지 감축이 강조돼 있는 데 반해 구체적 내용에서는 석탄발전을 줄이는 정책이 미흡해 온실가스 등 환경문제 해결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충분히 반영됐다고 볼 수 없다”고 계획을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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