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과 상관관계 풀지도 않고 애꿎은 지열 기업만 퇴출
  • 박관희 기자
  • 승인 2018.02.13 07: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2월 11일 05시 03분, 국내에서 규모 4.6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공교롭게도 이번에도 포항이다. 현재 포항은 지난 11월 15일 발생한 지진과 지열발전의 상관성에 대한 조사와 원인규명 등의 요구가 잇따르고 있고, 이번 지진으로 그 수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유망 지열기업 몰락, 신재생 보급 확대는 어떻게?

[Industry News 박관희 기자] 12일 포항에서 재차 여진이 발생하자 지열발전과 지진의 연관성에 대한 조사와 포항시 당국에서는 시민 불안해소차원에서 원인 규명 진상조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하 심부의 지열에너지를 이용해 전력과 열에너지를 생산하는 지열에너지가 지진으로 인해 때 아닌 홍역을 치루고 있다. 사진은 포항 지열발전소 전경 [사진=넥스지오]
지하 심부의 지열에너지를 이용해 전력과 열에너지를 생산하는 지열에너지가 지진으로 인해 때 아닌 홍역을 치루고 있다. 사진은 포항 지열발전소 전경 [사진=넥스지오]

실제 지열발전은 지하 심부의 지열에너지를 이용해 기상 조건에 상관없이 24시간, 365일 항구적인 전력과 열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이른바 탄소제로의 청정에너지원이다. Bertani에 따르면 전세계 지열발전 설비용량은 12.6GW이고, 국제에너지기구는 2050년경 글로벌 지열발전 설비용량이 20만MW, 발전량으로 1,400TWh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과거 지열발전은 발전의 열원으로 열수만을 이용했던 시기에 지열발전 가능지역이 까다로운 조건을 만족해야 했기 때문에 주로 지각판 경계부나 화산지대 등 극히 제한적인 지역에서 발전이 이뤄졌다.

하지만 포항의 경우는 다르다. 독일을 중심으로 발달한 비화산지대 적용 신기술인 인공저류층 생성기술(EGS : Enhanced Geothermal System)을 활용한 지열발전이 적용됐다. 이는 국내 최장 심도인 4,3km까지 굴진해 180도의 열원 해당 깊이에 물을 주입한 뒤 지열로 덥힌 물에서 발생하는 수증기를 이용해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넥스지오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포항 지열발전은 새로운 국면에 들어갔다. 사진은 국내 심부 지온분포 현황 [사진=넥스지오]
넥스지오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포항 지열발전은 새로운 국면에 들어갔다. 사진은 국내 심부 지온분포 현황 [사진=넥스지오]

문제의 발단이 된 것이 바로 이 점이다. 지난 본진 발생후 고려대 이진한 교수는 한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해 “4.5km까지 뚫은 대규모 구멍 2개가 단층에 영향을 줬고, 그것이 지진 발생의 이유 중 하나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곧 일파만파 확대됐고, 이로 인해 포항 지열발전소 주관사로 참여한 넥스지오는 결국 지난달 법정관리 신청을 하기에 이르렀다. 업계 관계자는 “신기술로 무장한 신재생에너지 기술기업의 쓸쓸한 퇴장이 될수도 있어 아쉬움이 크다”면서 “아직 무엇하나 밝혀진 것이 없지만 기업들은 견디기 힘든 타격을 받게 된다”고 고충을 밝혔다.

지난 본진 이후 넥스지오 관계자는 “작업을 멈춘 두 달간 연구단이 현장주변에 설치한 정밀지진 관측시스템에서 단 한차례도 뚜렷한 지진활동이 관측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포항시는 지열발전소와 CO2 저장시설을 즉시 폐쇄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지난달 12일 이인호 산업통상자원부 차관과 면담을 갖고, “11월 15일 지진이후 계속되는 여진 등으로 지열발전소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과 의심이 지속되고 있고, 트라우마를 겪고 있어 정부차원에서 이를 해소하는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포항시와 산업부간 면담을 통해 이달 중으로 국내외 전문가로 구성, 지열발전과 지진과의 상관관계를 밝힐 정밀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사진=포항시]
포항시와 산업부간 면담을 통해 이달 중으로 국내외 전문가로 구성, 지열발전과 지진과의 상관관계를 밝힐 정밀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사진=포항시]

이 자리에서 이인호 차관은 “지열발전소 건설은 이미 중단을 했고 25억원의 조사비로 국내외 전문가로 구성해 곧 정밀조사를 착수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포항시는 관련 조사가 신뢰하지 못하는 수준이 될 경우 포항시가 예산을 부담하더라도 시민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정부와 별도로 전 세계 전문가들로 조사단을 구성한다는 입장이다.

일련의 과정에서 한 환경단체는 11일 성명을 내고, “한반도 동남부 일대에 지진에너지가 계속 쌓이고 있어 언제라도 큰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자연의 경고로 받아들여야 함에도 지열발전소로 인한 유발지진 논란으로 한반도 동남부 일대가 지진위험지대라는 사실을 덮으려는 의도로 의심받을 수 있다”고 촌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