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인더스트리뉴스 정형우 기자] 지난 12월 18일부터 21일까지 도쿄 빅사이트에서 ‘동경국제로봇박람회(iRex) 2019’가 ‘The way towards a friendlier society, bridged by robots’를 주제로 개최됐다.

4일간 주최국 추산 141,133명이 방문한 이번 iRex 2019에선 로봇과 인간의 융합을 제시하며 수많은 케이스의 애플리케이션이 전시됐다. 지금까지의 스마트팩토리를 넘어 현장의 문제를 스스로 분석하고 최적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미래 제조업과 물류 구축에 필수적인 핵심 기술을 제안하는 기업들이 주를 이뤘다.
뚜렷하게 드러나는 특징은 협동 로봇 수가 늘었다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늘고 있는 협동 로봇 수요는 일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아직까지는 산업용 로봇 규모가 크고 로봇 제조 기업들 역시 산업용 로봇에 초점을 맞춰 출품했지만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협동 로봇 애플리케이션도 함께 선보였다.

협동 로봇은 산업용 로봇과 비교해 펜스가 필요 없고 레이아웃 변경이 쉬우며, 도입이 용이한 장점을 가졌다.
후지경제는 산업용 로봇의 세계 시장 규모가 2025년엔 2018년 대비 2.5배인 약 2조 9,000억엔(약 30조 9천억원)으로 확대, 협동 로봇은 약 4,000억엔(약 4조 2,000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이라 전망했다.

특히 일본은 저출산, 고령화 등의 문제가 예전부터 불거지고 있어 일손이 부족해지는 실정이다. 일본의 로봇 산업계는 협동 로봇이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해 줄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으며, 산업현장은 물론, 서비스업 등에도 사용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을 높이 사고 있다.
화낙(Fanuc) 관계자는 “기존 산업용 로봇에 비해 속도가 느린 협동 로봇 도입에 생산성이 떨어질 것을 염려하기도 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안전 펜스가 불필요한 협동 로봇의 특징을 살려 공간 활용을 높이고 주변에 복잡한 작업에 대응할 수 있는 인력을 배치했다”며, “협동 로봇은 가반 중량 4~35kg까지 약 50대 가량 다양하게 배치했으며, 전체적인 생산성을 높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야스카와전기(Yaskawa Electric)는 자사 조립 공정에 협동 로봇 5대를 도입했다. 관계자는 “10명의 인원이 하루에 33개의 제품을 생산했는데 협동 로봇 도입 후 하루 50개로 생산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쓰비시전기(Mitsubishi Electric), 엡손(Epson), 야마하(Yamaha)와 같은 일본 대기업들도 협동 로봇과 함께 하는 애플리케이션 현장을 재현해 참관객들에게 다양한 솔루션을 제시했다.
유럽에서도 다양한 협동로봇 기업들이 참가했다. 덴마크의 유니버설로봇(Universal Robot)은 산업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쓰일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소개했다. 특히, 눈길을 끈 애플리케이션은 모바일 로봇과 결합된 UR16e였다. UR16e가 반도체 웨이퍼 카세트를 옮기는 현장인데 주목할 만한 것은 유니버설로봇에서 개발한 OEM DC 배터리를 사용해 파워 케이블 없이 로봇을 운용할 수 있는 점이다.

전기전자 제품 조립 현장에서 사용될 애플리케이션도 주목 받았다. 2대의 로봇이 설치됐으며, 1대는 작은 볼트를 체결하고 다른 1대는 부품을 집어서 옮기거나 비전 시스템을 사용한 검사 및 USB 기능 체크까지 진행한다. 특히, USB를 집어서 포트에 꽂았다 뺄 때, e-시리즈에 모두 적용된 토크 센서를 통해 힘을 조절하는 것이 특징이다.
유니버설로봇 백승민 팀장은 “아직까지 국내보단 일본, 미국, 유럽 등의 로봇 시장이 활성화 된 상황”이라며, “하지만 우리나라는 제조업이 발달해 있고 새로운 기술을 잘 수용하는 편이라 앞으로 로봇 도입이 많아져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 기업인 두산로보틱스도 단독 부스로 참가했다. iRex에 첫 참가하는 두산로보틱스는 일본 스미모토 상사와 대리점 계약을 통해 M 시리즈를 공개하며 일본 협동 로봇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시간 마다 이뤄지는 PT를 비롯해 로봇 퍼포먼스 등을 진행해 참관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두산로보틱스 최철희 과장은 “아직까지 일본 전통 산업 로봇 기업들이 협동 로봇 시장엔 공격적으로 뛰어들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판단해 성장 가능성을 보고 진출했다”며, “산업 시장을 메인으로 잡고 있지만 일본에선 서비스 시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 양쪽 모두에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