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동안 쌀은 3배, 강남아파트는 84배’… 통계로 드러난 ‘강남 집값’
  • 최기창 기자
  • 승인 2020.04.02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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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동안 국민 1인당 GDP 상승률은 18.5배 상승

[인더스트리뉴스 최기창 기자] 쌀값이 3배 오른 동안 강남아파트 가격은 무려 84배나 상승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소장 정중호)에 따르면, 지난 40년 동안 농수산물과 공산품 등 소비재의 명목가격 상승률은 국민 1인당 GDP 상승률보다 낮았다. 특히 쌀과 닭고기 가격은 지난 40년 동안 약 3배 상승에 그쳤다. 4kg 기준 쌀값은 3,000원에서 9,500원으로 약 3.2배 올랐고, 닭고기는 1kg 기준 1,400원에서 4,656원으로 3.3배 상승하는 데 그쳤다.

강남아파트 가격이 지난 40년 동안 무려 84배나 상승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dreamstime]
강남아파트 가격이 지난 40년 동안 무려 84배나 상승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dreamstime]

반면 1인당 GDP 상승률은 원화 기준으로 무려 35.5배를 기록했다. 달러 기준으로 환산해도 18.5배나 올랐다. 이는 IMF와 금융 위기 속에서도 거시적으로는 소비자가 체감하는 실질적 가격이 하락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부동산 가격은 달랐다. 서울 강남 아파트 매매가는 약 84배 상승했다. 전세가는 무려 101배 올랐다. 서울시 강남구의 대표로 평가받는 은마아파트는 3.3㎡ 기준 매매가가 1980년 약 77만원에서 6,469만원으로 40년간 약 84배 상승했다. 전세가도 16만원에서 1,629만원으로 101배나 오르는 등 1인당 GDP 상승률을 웃돌았다. 강남의 집값이 물가와 임금과 비교했을 때 비정상적으로 상승했다는 분석을 내릴 수 있는 이유다.

또한 이번 연구를 통해 기호품의 명목가격도 큰 폭으로 상승했음이 드러났다. 소비재 중에서는 커피 한 잔 가격이 200원에서 4,100원으로 약 21배 올랐다. 또한 담배 한 갑 역시 300원에서 4,500원으로 15배 상승하는 등 비교적 높은 가격 상승률을 보였다.

서민의 생활과 밀접한 공공재 가격 역시 꾸준히 상승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80원이었던 지하철 기본요금은 1,250원으로 40년간 15.6배 상승했으며, 택시 기본요금 역시 400원에서 3,800원으로 9.5배 올랐다.

지난 40년 동안 국민 1인당 GDP 상승률 대비 항목별 가격 상승률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지난 40년 동안 국민 1인당 GDP 상승률 대비 항목별 가격 상승률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임금 수준과 물가에 관한 비교도 있었다. 1990년 690원이던 시간당 최저임금은 2020년 현재 8,590원으로 명목상 약 12.4배 상승했다. 이는 지난 30년간 국민 1인당 GDP 상승률인 7.9배를 웃도는 수치다. 공무원 월급(7급 초봉 기준)은 23.9만원에서 188만원으로 7.9배 올랐고, 육군 병장 기준 사병 월급은 3,900원에서 현재 54만1,000원으로 무려 139배 상승했다.

커플의 데이트 비용에 대한 분석도 있었다. 1990년 기준 영화 관람과 식사, 커피 등에 필요한 금액은 약 18,800으로 조사됐지만, 현재는 그보다 8.6배 더 많은 약 61,200원이 필요한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이를 벌기 위한 파트타임 근로 시간(최저시급 기준)은 28시간에서 8시간으로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명목가격 자체가 하락한 경우도 있었다. 컬러 TV(20인치 기준)와 국제전화 등이었다. 이들의 명목가격은 각각 45%, 77% 떨어졌다. 이는 기술 진보와 생산성 향상, 대체재 등장, 무역 활성화 등이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정훈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지난 40년간 주요 소비재의 실질적인 가격이 대부분 하락하였음을 계량적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다만 “수치상 평균값 기준 분석이기 때문에 최근 심화된 소득 양극화 등 저소득층의 체감 물가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한계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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