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 밖으로 나온 3D프린팅… 대형화·고속화로 산업현장 활용도 높인다
  • 최정훈 기자
  • 승인 2021.07.1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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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목 가능한 업종 발굴 및 지원 정책 드라이브 가속화해야

[인더스트리뉴스 최정훈 기자] 3D프린팅 시대가 빠르게 열리고 있다. 단순히 시제품 제작이나 취미 용도에 그치지 않고, 제품 개발, 역설계, 양산 등 산업 현장 곳곳에서 활약상을 보여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제조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3D 프린팅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활로 개척에 쌍심지를 켠 가운데 우리 기업들의 과제와 방향을 진단해 본다.

지속적인 정부 정책과 굴지의 글로벌 공급업체들을 위시로 3D프린팅이 업계에 빠르게 노출 환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기존 제조업 패러다임을 바꿀 정도의 바람은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제조기업들은 여전히 3D프린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며, 도입효과에 대한 불신의 색안경을 벗지 않고 있어 시장 수요와 기술 수준이 모두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제조현장의 주력 솔루션으로 존재감을 키우기 위한 전략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2010년대 시작된 3D프린팅 원천기술 특허가 만료되면서 해마다 3D프린터가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제품 가격도 대당 2015년 평균 6,297달러에서 2018년 2,615달러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dreamstime]
2010년대 시작된 3D프린팅 원천기술 특허가 만료되면서 해마다 3D프린터가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제품 가격도 대당 2015년 평균 6,297 달러에서 2018년 2,615 달러로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dreamstime]

정책적 견인 박차 가하는 경쟁국

3D프린팅이란 3차원 그래픽 설계데이터를 기반으로 금속, 폴리머 등의 특정 물질을 적층(Layer-by-layer) 방식으로 쌓아 형상화하는 기술이다. 원 소재를 자르고 깎는 작업인 절삭가공(Subtractive Manufaturing)과 대비해 적층제조(Addictive Manufacturing, AM)라고도 한다. 

별도의 금형이 필요 없이도 설계 도면대로 제품을 만들 수 있어 제조기업들은 틀에 메일 필요 없이 유연하고 기민하게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앞으로 다품종 소량생산 시대 가장 기대되는 솔루션 중 하나로 꼽히는 배경이다. Formlabs 김진욱 한국지사장은 “3D프린팅 솔루션이 향후 4차산업 비즈니스 환경의 비중있는 요소가 될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며, “3D프린팅이 제조분야에서 다품종 소량생산, 차별화된 맞춤형 감성 마케팅을 구현할 제조혁신 솔루션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밝혔다.

일례로 최근 자동차를 제조하려면, 이전보다 더욱 다양하고 폭넓은 부품이 필요하다. 이에 기존의 금형 제작 방식으로는 적기에 부품을 확보하기가 점점 더 버거워지고 있다. 더욱이 소비자 니즈에 맞춘 잦은 설계 변경으로 덩달아 금형도 다시 수정해야 하는 상황도 기업들이 다른 솔루션으로 눈을 돌리게 하고 있다. 금형을 신속히 제작하거나, 금형 없이도 제작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3D프린팅의 진가가 크게 부각된다. 3DSystems 관계자는 “최근에는 친환경 자동차가 주력으로 부상하면서 경량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으며, 이는 3D프린팅이 플라스틱 소재에서 금속 소재로 영역이 확대되는 계기가 됐다”며, “티타늄 합금과 알루미늄 합금은 금속 소재는 무겁다는 인식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 주었으며, 기업들은 3D프린터를 통해 고강도, 경량, 우수한 기계적 특성을 갖는 금속 부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언급했다.

자동차 분야를 포함한 제조업의 혁신을 촉진하고, 제조 생태계를 속도감 있게 고도화할 수 있는 3D프린팅 시장은 계속해서 커질 전망이다. 3D프린팅 시장은 장비 소재 S/W 제조 및 유통 시장과 교육, 컨설팅, 디자인 등 서비스 분야로 크게 구분된다. 시장분석기관 ‘Markets and Markets’는 세계 3D 프린팅 시장 규모가 2018년 99억 달러에서 2024년 348억 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업체로는 Stratasys(미국), 3DSystems(미국), EOSGmbH(독일), GEAdditive(미국), Materialise(벨기에) 등이며, Stratasys와 3DSystems가 시장을 지배하는 양대 축이다. 한편, 제조업의 관심이 쏠린 금속 3D프린팅 시장은 2022년 약 8억 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점쳐진다. 금속 3D프린팅 특허출원도 United Technologies, GE, Siemens 등으로부터 지속 창발되고 있다.

이 같이 청신호가 명확하게 나오는 시장 선점에 각국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은 ‘국가 제조업 혁신 네트워크 전략계획’의 일환으로 3D프린팅 부문 제조혁신센터(America Makes_NAMII)를 설립하고 3D프린팅 관련 표준화, 재료, 장비 연구 및 산업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독일은 4대 연구소 중 하나로 프라운호퍼 연구소를 지정하고 산업 현장 3D프린팅 확산에 고삐를 죄고 있다. 독일은 특히, FormNext 등 세계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적층제조 기술 전시회를 운영하고 있다. ‘제조 2025’를 표방하는 중국은 10대 전략산업의 하나로 3D프린팅 산업의 국가성장동력화를 추진하고 있다. 국가적층제조혁신센터, 메이커스페이스 등을 운영하고 있다.

티타늄합금과 초내열합금 등 고부가가치 소재 위주로 연구개발이 지속되면서 3D프린팅 솔루션은 자동차, 의료, 항공우주를 비롯해 일반 소비재 같은 다양한 업종으로 확대되고 있다. [사진=utoimage]
티타늄합금과 초내열합금 등 고부가가치 소재 위주로 연구개발이 지속되면서 3D프린팅 솔루션은 자동차, 의료, 항공우주를 비롯해 일반 소비재 같은 다양한 업종으로 확대되고 있다. [사진=utoimage]

효율적으로 변모하는 적층 기술

적층 방식에 따라 기술이 나뉘는데 FDM(Fused Deposition Modeling), PolyJet, SLA(Stereo Lithography Apparatus), DLP(Digital Light Processing) 방식이 대표적이다. Stratasys에서 개발한 FDM이 가장 보편화된 3D프린팅 기술이다. 필라멘트를 헤드를 통해 분출시키는데 헤드는 X, Y축으로 이동하고, 플레이트가 Z축으로 내려가면서 적층시킨다.

최초의 3D프린팅 기술인 SLA(StereoLithography Apparatus)는 액상 수지 재료를 레이저를 사용해 경화시키는 방식이다. 미세 형상의 기둥이 보조역할만 하면 별다른 보조재료가 필요치 않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유지보수 비용이 상당하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나일론을 주 소재로 사용하는 SLS(Selective Laser Sintering)는 CO2 레이저를 주사해 제작하는 방식이다. 녹지 않은 분말재료가 지지대 역할을 하는데 속도가 빨라 금속 적층제조 분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광경화성 액상 재료를 헤드를 통해 분출하는 PolyJet은 UV램프로 분사된 재료를 경화시켜 제작하는 방식이다. 주로 아크릴 계열 재료를 소재로 삼는데 컬러풀함을 구현하는데 이점이 있다.

DLP(Digital Lighting Process)는 빔 프로젝터에서 출력물 이미지를 직접 투사, 출력해 정밀도가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빔 프로젝터를 재료에 직접 투사하면서 뛰어난 정밀도와 세밀함을 구현할 수 있지만, 사용 가능한 재료 및 출력 크기가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존재한다. 

‘Markets and Markets’ 조사에 따르면 최근 DMLS(Direct metal laser sintering)이 강자로 부상한 모양새이다. DMLS 기술은 툴링 및 고정구 및 지그 제조와 같은 응용 분야에 제격인데 특히, 복잡한 형상(최대 20µm 크기)의 금속 구성 작업도 거뜬 소화한다. 까다롭기로 정평이난 항공우주 및 자동차 등 분야에서 가치가 빛을 발한다.

국내 3D 프린팅 응용산업별 매출 비중 [자료=과학기술일자리진흥원]
국내 3D 프린팅 응용산업별 매출 비중 [자료=과학기술일자리진흥원]

시제품 넘어 생산현장으로 파급

2010년대 시작된 3D프린팅 원천기술 특허가 만료되면서 해마다 3D프린터가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제품 가격도 대당 2015년 평균 6,297 달러에서 2018년 2,615 달러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 년전만 해도 기술의 난이도가 높은 금속 3D프린터와 금속 분말 소재, 생산비용 및 원소재의 높은 단가가 시장 확대에 걸림돌이었지만, 티타늄합금과 초내열합금 등 고부가가치 소재 위주로 연구개발이 지속되면서 3D프린팅 솔루션은 자동차, 의료, 항공우주를 비롯해 일반 소비재 같은 다양한 업종으로 보폭을 키우고 있다.    

일례로 티타늄으로 항공용 부품인 Bracket 제조시 기존 가공법으로는 손실되는 원료가 많아 원가상승의 벽을 넘지 못했다. 금속 3D프린터 사용시 버려지는 원료를 약 1/30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 금형의 설계 및 보수 항공용 부품제조, 제품의 수리, 방산제조, 자동차 특수부품 등 기존 전통제조업 분야에서 금속 3D프린팅 적용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자동차는 수만 개의 부품으로 이뤄졌다. 3D프린팅 부품 적용시 부품 계열화, 원가절감을 통한 마진율 제고 등을 실현할 수 있다. Porsche는 클래식 모델의 주요부품 제작에 3D프린터를 적용했다. Mercedes-benz는 트럭용 예비부품 제작, Honda는 전기차 컨셉카 제작 등 작업을 3D프린팅을 이용한다. BMW는 생산에 필요한 차량 내부 엠블럼을 부착하는 기구를 3D프린팅을 통해 직접 제작한다.  

기계 전자, IT, 소재 등 최첨단 기술이 융합된 항공우주 산업에서도 3D프린팅이 도입되고 있다. Boeing은 공기공급 배관, GE는 터빈 블레이드, UTC는 엔진 부품 등을 3D프린터로 제작하고 있다.

중소기업 중 대부분이 전문인력 양성의 어려움을 보이고 있으며, 현장 투입에 부담이 크다는 반응이다. [사진=utoimage]
중소기업 중 대부분이 전문인력 양성의 어려움을 보이고 있으며, 현장 투입에 부담이 크다는 반응이다. [사진=utoimage]

시장 확대 반등 위해 민관 머리 맞대야

우리나라는 3D프린팅 산업 활성화에 군불을 지핀지 수년이 지났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관망세를 고수하는 기업들이 더 많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정부는 2014년 ‘3D프린팅 산업 발전전략’을 수립하고, 11대 세부추진과제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해외든 국산 공급업체든 수요 발굴에 역량을 쏟고 있으며, 수요는 교육용, 연구용, 시제품 개발 용도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한 국산 공급업체 관계자는 “포터블 장비들은 포화 상태이고, 가격을 보전하기조차 힘들어졌다. 이에 반해 수요는 크게 반등할 기미가 없고, 특히 기성제품 및 대량 생산 제품 수요를 발굴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 솔루션들의 속도가 느려 실제 제조 공정에까지 적용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실제 업종과 제품에 따라 적확한 솔루션을 발굴해 활용하는 것도 어렵다. 연구개발 시제품 위주로만 염두해 두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공급업체 대부분은 외산 보급에 주력하고 있다. 소재 또한 장비와 소재를 연계해 판매하는 산업구조로 검증된 외산 솔루션과 결부될 수밖에 없다. 공급업체들은 주로 저가 산업용 인용 장비를 생산하는 중소중견기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3DSystems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3D프린팅 솔루션은 아직까지는 정부 출연 연구소나 학교 등 관공서 위주의 투자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산업계로의 확장은 매우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며, “제조 산업 분야에 더 많은 3D프린터가 보급되기 위해서는 더 합리적인 가격의, 더 성능이 우수한 장비들이 많이 출시돼 시장에 더 많은 보급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3D프린팅이 시기상조라 판단하는 수요기업들은 수익성·투자수익을 볼 수 있을지 의구심을 품고 있다. 정밀도·속도 측면에서도 여전히 기술개발이 요구되며, 대기업에서도 생산부서보다는 연구개발부서에서 니즈가 생성되는 수준이라는 시각이다.

아직 3D프린팅 솔루션이 시제품 및 교육 용으로 인식되는 수준에서 진일보해 완제품(End user product) 시장으로 도약하기 위해 전문가들은 교두보 역할을 할 전문인력 양성이 수반돼야 한다는 데 입을 모은다. 중소기업 중 대부분이 전문인력 양성의 어려움을 보이고 있으며, 현장 투입에 부담이 크다는 반응이다. ROKIT Healthcare 관계자는 “3D프린팅 솔루션의 본격적인 활성화를 위해서는, 프린터 하드웨어 장비의 정밀기술 향상도 중요하지만, 프린터 사용자의 운용능력을 향상시키는 소프트웨어의 편리성 개선과 그에 대한 교육의 체계화가 관건이라고 본다”며, “바이오 의료 분야 및 식품 분야의 제조업을 예로 들었을 때, 세포와 같이 살아있는 바이오소재를 활용한 조직 및 음식물과 같은 3D프린팅 출력물은 일반 플라스틱 또는 금속소재를 활용한 3D프린팅 출력물보다도 품질을 표준화 하는 활동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소프트웨어 운용과 그에 따른 교육이 체계화 되고 이론과 실무능력을 연계하는 고급인력의 양성이 본격 추진돼야 한다는 제언이다. 

3D프린팅연구조합(이사장 박영서)은 최근 인도에 KF94 방역 마스크와 체온계 등 방역 물품을 기부했다. 기부된 마스크는 3D프린터로 본체를 제작해 장착된 필터를 교체하는 재사용이 가능한 필터 교체형 마스크로 3D프린팅연구조합이 위탁운영 중인 ‘조각모음 프로젝트 II’를 통해 개발됐다. 해당 프로젝트는 전문가가 아닌 학생과 일반인 대상으로 3D모델링 교육부터 아이디어 발굴 작업, 실제 제작에 대한 실습 등이 이뤄지는데 이번에는 기증까지 추진한 것이다. 3D프린팅연구조합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코로나 방역 관련 제품이 다양화되고 있다. 맞춤형 디자인이 가능한 3D프린팅 기술로 제작한 아이디어 제품 출시 흐름에 맞춰 다양한 방역 스마트 디바이스 제품 개발 관련 지원사업을 기획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진욱 지사장은 “정부에서도 4차산업의 일환으로 3D 프린팅에 대해 지원사격을 단행하고 있다. 최근 국가 자격증으로 ‘3D Printer 자격증’ 제도도 만들어졌다. 보다 현실적인 자격증 개발을 통해서 사회에 막 진입하는 청년층 및 제 2의 인생을 시작해야 하는 업계 고숙련 인력들이 3D프린팅을 기반으로 소규모 비즈니스를 추진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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