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탄소배출 없는 친환경 ‘K-배터리’에 도전장
  • 정한교 기자
  • 승인 2021.10.08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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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실현과 고에너지밀도 배터리 구현 동시 기여

[인더스트리뉴스 정한교 기자] 배터리의 중요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다. 점차 규모를 넓혀가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뿐만 아니라 미래 산업의 전동화, 무선화로 모든 사물이 배터리로 움직이는 시대가 멀지 않은 것이다.

배터리 제조과정에서 1kWh당 42k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친환경 배터리 제조를 위한 공정에 혁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utoimage]

이에 따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친환경화라는 트렌드 속 지속 가능한 성장의 핵심 수단인 배터리 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개발이 한창이다. 우리나라 역시 관계부처 합동 ‘2030 K-배터리 발전 전략’에서 밝힌 바와 같이 탄소중립의 열쇠로써 배터리를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배터리 전극 습식 제조과정에서 용매 건조로 인해 1kWh당 42k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친환경 배터리 제조를 위한 공정에 혁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기존의 배터리 전극 습식 제조 시 건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용매와 소재의 층 분리 현상으로 인해 약 100㎛ 이상의 두께로 전극을 코팅할 수 없다. 이것은 현재 배터리 에너지밀도가 250Wh/kg 이상으로 향상하는 것을 가로막는 기술적인 문제로 꼽힌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김종남) 울산차세대전지연구개발센터 김진수 박사 연구진이 산-학-연 드림팀을 구성해 탄소배출이 없는 친환경 배터리 만들기에 나섰다.

연구진이 융합연구과제를 통해 개발하는 독창적 기술 요소 [자료=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에너지밀도 약 60% 증가한 친환경 리튬이온배터리

연구진은 ‘탄소중립형 고에너지밀도 배터리를 위한 소재/공정 혁신 융합 솔루션 개발’ 사업으로 5년간 114억원을 투입한다. 국내 최초로 기존 리튬이온배터리 전극 습식 제조에서 용매를 제거한 새로운 건식 공정 개념을 디자인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기반 소재와 장비까지 실증 수준으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번에 개발될 기술은 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무용매 반죽 형태의 건식 컴파운드를 만들어 기존보다 에너지밀도가 약 60% 증가한 400Wh/kg급의 리튬이온배터리를 구현할 수 있는 두꺼운 후막 전극을 실증 수준으로 제조할 수 있는 스마트 소재(도전재, 바인더, 음극재)와 연속식 장비(믹서, 코터, 프레스)의 통합 솔루션 개발이다.

일반적인 배터리 전극은 일련의 슬러리 믹싱-코팅-건조-프레싱 개별 공정을 통해 제조된다. 여기서 슬러리란 배터리를 구성하는 리튬 저장 소재(활물질)와 바인더, 도전재가 용매에 분산/용해된 혼합물을 일컫는다.

기존의 배터리 전극 제조는 슬러리의 용매를 건조하고 회수하는 공정상에서 많은 에너지를 소비할 뿐만 아니라 대기 중으로 유증기(Volatile Organic Compound, VOC)까지 배출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배터리 건식 전극 공정 개발을 위한 소재 개발 전략 [자료=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br>
배터리 건식 전극 공정 개발을 위한 소재 개발 전략 [자료=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배터리 건식 전극 공정 개발을 위한 장비 개발 전략 [자료=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br>
배터리 건식 전극 공정 개발을 위한 장비 개발 전략 [자료=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이에 연구진은 건식 후막 전극을 구성 기반 소재로서 전하 전달을 극대화할 수 있는 탄소나노튜브 건식 도전재, 용매를 사용하지 않고 분산이 가능한 무용제 바인더, 그리고 건식 공정에 최적화된 신규 고용량 실리콘계 복합 활물질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한, 개발 소재를 전극으로 구현하는 공정을 디자인하기 위해 공정 전산 시뮬레이션, 반제품 평가 프로토콜과 같은 스마트 엔지니어링을 도입하고, 건식 컴파운드 믹싱-전사 코팅-3차원 프레싱을 일련의 연속식 공정으로 통합 개발함으로써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건식 전극 제조를 위한 소재와 공정 기술 통합 개발은 탄소 배출과 공정 원가를 줄이고 생산 효율성을 제고하는 것뿐만 아니라 후막 전극 구현을 통해 리튬이온배터리의 에너지밀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이기에 환경적·기술적 파급력이 매우 크다.

연구진은 이번 건식 전극 제조용 소재/공정 혁신 융합 솔루션 개발을 통해 2050년 대한민국 탄소중립 달성과 2030년 K-배터리 소부장 산업에 지속가능한 경쟁력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한다. 또한, 과제 주요 참여기관이 위치한 울산·경남 지역산업의 미래 성장 동력과 일자리를 창출하고 전고체 배터리 제조 공정 실증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연구의 총괄책임자인 김진수 박사는 “이번 배터리 제조 혁신 기술 개발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배터리 산업이 탄소중립을 달성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지원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배터리 자체의 에너지저장 성능까지 새로운 수준으로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컨소시엄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총괄주관으로 한국전기연구원, 한국재료연구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윤성에프앤씨, 한화/기계가 참여하며, 경상국립대학교와 울산과학기술원이 위탁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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