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고금리 시대, 고정금리 대출 확대해 상환 부담 줄여야”
  • 권선형 기자
  • 승인 2022.02.15 15: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비율 201% 도달, 금리인상기 상환부담 증가 우려… 고정금리 기반 대출구조 개선 필요

[인더스트리뉴스 권선형 기자] 통화정책 긴축기조에 따라 금리가 급격히 인상되며 가계 채무상환 부담으로 이어질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기존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 대출로 대환하는 등 대출구조 변화를 통해 채무상환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변동금리 대출 비중을 줄이고 고정금리 대출의 비중을 늘릴 경우, 가계의 이자상환 부담은 물론 취약계층의 연체·부도 위험이 줄어들고 거시건전성 제고를 통한 경기변동폭 완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2월 15일 밝혔다.

가계신용 잔액 및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왼쪽), 가처분 소득 대비 부채 비율 [자료=한경연]
가계신용 잔액 및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왼쪽), 가처분 소득 대비 부채 비율 [자료=한경연]

과중한 가계부채 금리인상 본격화

한경연에 따르면 2021년 3분기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약 1,840조원으로, GDP 대비 약 96% 수준에 도달했다. 신용대출 규제로 증가세가 완만해졌음에도 가계의 순가처분소득 대비 부채비율이 201%에 달해 채무상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코로나19로 자영업자·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생계비 마련 목적의 대출이 늘어나면서 가계부채의 질적 악화 역시 가속화되고 있다.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272조원 규모의 대출 만기연장·이자상환 유예조치가 올해 3월 종료를 앞두고 있어 금융안정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기준금리 1%p 인상 시, 자영업 가구 당 연 160만원 이자부담 증가
한경연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1%p 인상될 경우, 가계의 연간 이자부담이 총 18.4조원 증가하며, 가구당 연 87.6만원의 이자비용이 추가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영업자 전체로는 연 8.9조원, 가구당 연 160만원의 이자부담이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경연은 기존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 대출로 대환할 경우, 가계의 총 이자부담은 연 15.2조원, 가구당 이자부담은 연 80만원이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자영업자의 경우, 고정금리 대출 전환으로 총 이자부담이 연 7.3조원 줄어들어 가구당 연 이자비용을 132만원까지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차3법에 따른 임대료 상승, 세금 및 준조세부담 증가로 고정비 지출이 늘어나 가계 가처분소득이 빠르게 줄어드는 가운데 금리인상으로 이자 상환부담이 늘어나면서, 가계 채무상환 부담을 실질적으로 낮출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경연 이승석 부연구위원은 “정부가 가계부채 규모를 줄이는데 집중해 DSR 조기시행과 같은 획일적 총량규제를 강조하기보다는, 가계의 실질적 채무부담 완화를 위해서는 기존 변동금리 대출을 장기·고정금리 대출로 전환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한경연은 대출대환 확대는 가계의 이자부담 경감 뿐 아니라 거시건전성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확대되면 미래 현금흐름에 대한 불안정성이 줄어들어 소비 위축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승석 부연구위원은 “고정금리 대출 확대 시, 저신용자·저소득층 등 금융 취약계층의 연체·부도율 감소, 자산가치 안정화 등을 통해 금융시장은 물론 거시경제 전반의 안정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