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권거래제 참여 346개사, “투자비용 부족(34%), 감축수단 부족(27%), 재생에너지 인프라 부족(15%)”
  • 권선형 기자
  • 승인 2022.03.2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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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선 정책과제로는 ‘투자 지원’, ‘기술 개발’, ‘재생에너지 기반 구축’ 순

[인더스트리뉴스 권선형 기자] 국내 배출권거래제 참여기업 10곳 중 9곳이 탄소중립 목표를 수립했지만, 탄소중립 이행시기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정부의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가 배출권거래제에 참여중인 346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배출권거래제 참여기업의 탄소중립 이행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91.6%가 탄소중립 목표를 수립했다고 답했다. 반면 목표를 수립하지 못한 기업은 8.4%에 그쳤다.

탄소중립 추진계획에 대해서는 응답기업의 47.4%가 ‘아직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사진=utoimage]
탄소중립 추진계획에 대해서는 응답기업의 47.4%가 ‘아직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사진=utoimage]

탄소중립 달성시기 76.3%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시기는 ‘2050년’이 76.3%로 가장 많았고, ‘2050년 이전에 달성하겠다’는 응답이 17.7%로 뒤를 이었다. ‘2030년’은 9.5%, ‘2040년’은 8.2%였다. ‘2060년’을 목표로 하는 기업은 6.0%에 불과했다.

추진계획에 대해서는 응답기업의 47.4%가 ‘아직 계획이 없다’고 답했고, 26.3%는 ‘추진 예정’이었다. ‘탄소중립 이행사업을 추진 중’인 기업은 26.3%에 그쳤다.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정부의 탄소중립 목표에 발맞춰 계획을 수립하고 있지만, 사업을 추진하기에는 애로사항이 많아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탄소중립 달성시기는 ‘2050년’이 76.3%로 가장 많았다. [사진=utoimage]
탄소중립 달성시기는 ‘2050년’이 76.3%로 가장 많았다. [사진=utoimage]

투자비용, 감축수단, 재생에너지 인프라 부족 

기업들은 탄소중립 이행의 애로사항으로 ‘투자비용 부족’(34.1%)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탈탄소기술 등 감축수단 부족‘(26.9%), ‘재생에너지 인프라 부족’(15.3%), ‘정책 불확실성 및 불합리한 규제’(14.2%), ‘관련 정보 부족’(9.5%) 순으로 답했다.

철강업계 A사 관계자는 “철강 업종 전체적으로 연구개발, 설비전환 등에 약 50조원의 투자비용이 소요될 전망”이라며, “수소환원제철기술 개발에 성공해 기존 고로를 폐쇄하고 신규설비를 도입한다 해도 그린수소와 재생에너지가 안정적·경제적으로 공급되지 않으면 무용지물 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석유화학업 B사 관계자는 “섬유염색에 필요한 증기 사용을 위해 400억원을 들여 설치한 석탄보일러를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현재 정부는 액화천연가스(LNG) 보일러를 권장하고 있지만 몇 백억원대 하는 비용도 문제고 LNG 보일러도 온실가스를 배출하기 때문에 다시 재생에너지 보일러로 바꿔야 할지 몰라 산업 현장 혼란스럽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기업의 83.2%는 탄소중립 이행과정에서 정부의 정책자금을 활용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희망하는 정책자금 지원방식으로는 ‘보조금(재정지원)’ 방식(93.8%)을 가장 선호했고, ‘융자’(5.6%), ‘보증’(0.6%) 방식 등이 뒤를 이었다. 지원 희망 분야로는 ‘기존 설비 개선’(39.6%), ‘신규 감축시설 투자’(37.9%), ‘감축기술 개발’(22.5%) 순이었다.

기업들은 탄소중립 이행의 애로사항으로 ‘투자비용 부족’(34.1%)을 가장 많이 꼽았다. [사진=utoimage]
기업들은 탄소중립 이행의 애로사항으로 ‘투자비용 부족’(34.1%)을 가장 많이 꼽았다. [사진=utoimage]

최우선 정책과제로 ‘투자 지원’, ‘기술 개발’, ‘재생에너지 기반 구축’ 

기업들은 정부에 바라는 최우선 정책과제로 ‘탄소감축 투자 지원’(40.8%)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탄소감축 기술 연구개발 지원’(20.2%), ‘재생에너지 기반 구축’(14.7%), ‘법제도 합리화’(13.9%), ‘저탄소제품 수요창출’(9.0%) 등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탄소감축 기술 연구개발(R&D) 지원과 관련해 기업들은 가장 필요한 지원 분야로 ‘기존설비 효율향상 기술’(29.1%)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생산기술’(23.8%), ‘공정가스 대체·저감 기술’(19.7%), ‘자원순환 기술’(14.7%), ‘탄소포집·저장·활용(CCUS) 기술’(12.3%) 등이 뒤를 이었다.

대한상의 김녹영 탄소중립센터장은 “해외 제조기업들은 저탄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정부의 지원을 받아 대규모 R&D와 설비투자를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면서, “최근 우리 기업들도 탄소중립을 위기가 아닌 기회로 삼고자 노력하고 있는 만큼 기업이 주도적으로 환경문제를 해결하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상의는 국가적 차원의 탄소중립 이행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오는 4월말 ‘탄소중립 국제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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