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이피피랩 차병학 대표, “분산전원 시대를 위한 준비… VPP가 시작점이다”
  • 이건오 기자
  • 승인 2022.12.3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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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중개서비스 ‘flow’ 통해 고난이도 풍력발전 예측시험 통과

[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화석연료 중심의 기존 에너지 산업은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거대한 흐름에 따라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더불어 빛과 바람을 이용하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계통 문제 등을 해소하기 위한 새로운 기술이 주목받으며 다가오는 분산전원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브이피피랩은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을 시작으로 실시간 전력 시장, VPP(비상발전소, Virtual Power Plant) 등 수요반응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본지는 제주에 본사를 둔 브이피피랩 차병학 대표를 만나 주요사업 내용과 전략, 배터리를 활용한 사업모델 구상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브이피피랩 차병학 대표 [사진=인더스트리뉴스]

브이피피랩(VPPlab)의 설립 배경과 주요 사업 내용은?

포스코에서 사내벤처 프로그램이 론칭됐고, 신사업을 담당하는 부서에 있으면서 쌓인 그간의 경험을 살려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됐다. 포스코에너지에 10년 정도 있으면서 전력산업의 변화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고 분산전원, VPP(비상발전소) 등 새로운 전력시장이 곧 올 것이라는 확신도 갖고 있었다. 이에 변화를 앞두고 있는 전력시장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는 VPP를 중심으로 ‘브이피피랩(VPPlab)’이라는 이름을 걸고 본격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생소한 용어인 VPP를 사명에까지 쓴 이유가 있나?

단순하게 VPP를 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이름이 브이피피랩이라고 생각했다. 조금 더 보태자면 전력중개 사업자, 예측만 하는 사업자에서 벗어나 우리는 이 자원들을 모아 전력시장에서 하나의 큰 자원처럼 활용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다. 다양한 프로젝트를 바로바로 적용하고 풀어내는 이미지의 랩(lab)을 붙였는데, 지금은 혁신적이고 빠른 추진력을 강점으로 두는 스타트업에 좋은 이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제주에 거점을 둔 이유와 주요 성과를 소개한다면?

제주는 풍력·태양광과 같은 재생에너지를 비롯해 전기차, 충전소 등 에너지 분야에서 분산자원을 풀어낼 수 있는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초기부터 재생에너지가 많이 보급되고 있었고 육지와 달리 출력제한 등의 이슈도 나타나고 있어 당사의 솔루션을 가장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곳이라고 판단했다. 미국, 독일과 같이 VPP 사업을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나라의 제도나 정책이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가 가장 먼저 적용되고 시행될 것이라고 봤다.

더불어 제주는 2007년부터 스마트그리드 실증을 시작하는 등 새로운 전력시장에 대한 준비를 일찍부터 해왔다. 당시 도청을 비롯해 역내 에너지 관련 기관과 기업들이 깨어 있어서 이러한 사업 모델을 적극적으로 추진했으며, 이러한 분위기가 관련 사업을 연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또한, 수도권의 경우 관련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한 편이고 제주에서의 사업 모델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이에 당사는 제주에 본사를 두고 작은 프로젝트부터 좋은 성공 사례를 꾸준하게 쌓았다. 그것이 브이피피랩의 기술력이 되고 있고 최근 외부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풍력발전량 예측 등 관련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내년에는 제주의 실시간 전력시장 시범사업까지도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이에 제주 내 설비 및 엔지니어링 기업과의 협업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으며, 육지까지 확장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브이피피랩의 실시간 에너지 데이터 모니터링 및 전력중개 플랫폼 ‘flow’ [이미지=브이피피랩]

전통 전력산업 변화의 핵심은 분산에너지인데, VPP는 어떠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는지?

전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확대와 분산전원의 도입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 됐다. 재생에너지가 메인 전원이 되면 간헐성과 계통, 밸런스 등의 이슈가 생겨나는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발전량 예측과 분산전원은 더욱 강조될 것이다. 브이피피랩도 이러한 시장 변화에 맞춰 국내 전력시장이 어떠한 형태로 진행되는지 점검하고 적극적인 참여와 역할을 다 하고자 한다.

이와 관련해 준비하고 있는 솔루션이 있다면?

현재 집중하고 있는 솔루션은 발전량 예측을 중심으로 한 소규모전력중개시장 목적 입찰 데이터 제공서비스이며 ‘flow’가 대표적이다. 현재 총 130MW 규모의 풍력발전사업자와 계약 및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1월, 2곳의 풍력사업자와 협업해 전력거래소 예측시험을 통과했으며 현재 전력중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제주의 경우 풍력과 ESS를 동시에 예측한 경우는 최초라 의미가 크다.

차후에는 내년 제주에서 시범 개설 예정인 실시간 입찰 시장을 대비한 VPP 자원 통합관리 및 입찰 솔루션을 준비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분산자원을 중심으로 신설되는 실시간 시장, 예비력 시장, 재생에너지 입찰까지 전력시장 변화 전반에 걸쳐 VPP 중개사업자로써 자원모집, 정산, 가격 입찰까지 일원화한 에너지 버티컬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준비하고 있다.

브이피피랩은 재사용 배터리를 활용한 Reuse ESS를 통해 마을 단위의 마이크로그리드 및 V2G 실증을 준비 중에 있다. [사진=브이피피랩]

사용후 배터리에 대한 관심이 점차 커지고 있다. 브이피피랩의 사업 전략과도 연관이 있어 보이는데?

배터리는 굉장히 좋은 자원인데 이것을 전력시장에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사업적 정의는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많은 주목을 받았던 ESS의 경우, 기존 전기요금이 너무 싸다는 점과 화재 이슈로 인해 시장 자체가 많이 경직돼 있다.

그러나 최근 주식시장에서 이차전지를 중심으로 좋은 평가를 받는 등 배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 사용후 배터리는 ESS 등 재사용에 대한 사업모델을 다양하게 풀어낼 수 있어 새로운 기회로 거듭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당사 또한 VPP 등 관련사업 전개에 있어 신제품 배터리보다 초기비용을 낮출 수 있는 사용후 배터리 활용 사업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특히 사용후 배터리 및 BMS(Battery Management System)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경제성을 갖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2023년 사업 계획과 중장기적인 목표 등이 있다면?

국내에서 VPP 사업의 시작은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으로 출발했지만 이후에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어떻게 잡을지, 그리고 추가적인 밸류를 어떻게 만들지 풀어가야 한다. 분산전원 시대에 앞서 이러한 에너지원이 전력시장에서 잘 거래될 수 있도록 중간 역할을 잘 해내야 한다는 역할과 책임도 있다.

이러한 내용들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소화하며 노력하고 있다. 내년에 제주 내 실시간 전력시장이 추가로 개설되는데 이러한 사업에 참여하면서 지속적으로 실력을 키워나갈 것이고, 다가오는 분산전원 시대를 선도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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