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원 다공성 구조 탄소계 집전체 개발… 에너지 밀도 극대화
  • 최용구 기자
  • 승인 2023.06.0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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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방전 제한’·‘부식’ 등 금속 집전체 한계 극복, 그린수소 생산 적용성 검토

[인더스트리뉴스 최용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부피당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방법을 개발했다. 제한된 부피에서의 에너지 생산이 중요한 ‘전기차 배터리’ 등 업계엔 희소식이 될 전망이다. 

한국재료연구원(KIMS, 원장 이정환, 이하 재료연) 그린수소재료연구실 이지훈 박사 연구팀과 서울대 최인석 교수, 강릉원주대 신중호 교수 연구팀은 ‘3차원 다공성 탄소계 집전체’ 소재를 개발하고 이를 이차전지와 슈퍼커패시터에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고 최근 밝혔다. 

집전체는 박막 극판 제조에 중요한 요소다. 이차전지 또는 슈퍼커패시터의 전극 활물질을 지지하고 충방전 반응에서 전자를 제공한다.

연구 결과가 실린 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 학술지 표지 [사진=한국재료연구원]

대게 전도성이 높은 구리 포일이 음극 집전체로, 산화 저항성이 높은 알루미늄포일이 양극 집전체로 활용된다.   

활물질은 이차전지나 슈퍼커패시터의 충방전에 따른 에너지 저장 및 방출 과정의 전기화학적 반응에 관여하는 물질을 말한다. 

집전체는 전극 무게와 부피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그만큼 에너지 저장 밀도 향상, 에너지 저장장치 경량화에 있어 제한적이다. 전기차 등 중대형 에너지 저장장치가 적용되는 분야에선 더욱 한계가 따른다.

구리, 알루미늄 등으로 만든 기존 금속 집전체는 반복적인 충방전에 취약하다. 활물질이 분리되거나 전지 내 수분, 공기 유입으로 유발되는 집전체의 부식 문제는 전지의 수명을 단축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집전체에 동일한 슈퍼커패시터 및 배터리 활물질을 코팅한 경우 전극 두께 비교 [사진=한국재료연구원]

금속 집전체는 낮은 항복 변형률과 무게로 인해 넓은 비표면적 및 경량화 등 구현이 어렵다.  

연구진은 ‘부유 촉매 화학 기상 증착법’을 적용해 3차원 다공성 구조의 탄소계 집전체를 제작했다. 이를 통해 전해질 또는 작동 전압 등에 맞춰 집전체 소재를 바꿔야 하는 기존 한계점을 보완했다.

탄화수소 화합물과 금속 촉매 입자를 기체 또는 액체 형태로 공급한 뒤, 이를 고온에서 반응시켜 탄소계 나노 구조체를 형성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다공성 형태로 기공을 넓히는 방식을 적용한 결과 에너지 밀도 및 충방전 속도가 향상됐다. 기존 2차원 평면 구조가 가지던 ‘활물질과의 계면 접촉 제한’ 등 문제도 개선됐다. 

이지훈 박사는 “집전체를 형성하는 공정 외 나머지 공정들은 현재 배터리 필드에서 쓰고 있는 공정을 그대로 활용했다”라며, “그만큼 기존 배터리 제조 공정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개발된 집전체에 따른 수명 안정성 및 초기 용량 유지율 개선 효과 비교 [자료=한국재료연구원]

이어 “전기차처럼 제한된 부피 내에서 많은 에너지 용량을 가져야 되는 쪽이 주요 적용 분야가 될 것”이라면서, “전기차 배터리 이슈 중 하나인 방열(放熱) 측면에서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료연은 향후 집전체 관련 연구의 범위를 점차 넓혀갈 계획이다. 연구진은 ‘그린수소’ 생산 등에서의 활용 가치도 검토하고 있다.

이지훈 박사는 “배터리 쪽 외에 수전해를 통한 수소 생산 분야에서도 써보려고 하고 있으며 현재 결과들을 체크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창의형 융합연구사업’ △한국연구재단 ‘나노 및 소재 기술개발사업, 이공분야 기초 연구사업’ △서울대학교 ‘창의선도 신진연구자 지원사업’ 및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사업(RIS)’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에이씨에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앤 인터페이시즈(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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