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터뷰] 태양광과 농사를 동시에? 영농형 태양광 전용 모듈의 비밀
  • 정한교 기자
  • 승인 2024.08.1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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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모듈 면적 대비 52% 작아… 농지 활용성 향상 및 최적의 발전효율 지원

[인더스트리뉴스 정한교 기자] “영농형 태양광이 농지에 설치되더라도 농업인의 농업은 지속돼야 하고, 농업인의 입장에서 농사에 불편이 없어야 한다”

한화큐셀 에너지솔루션사업팀 유성민 팀장 [사진=한화큐셀]
한화큐셀 에너지솔루션사업팀 유성민 팀장 [사진=한화큐셀]

영농형 태양광의 우선순위는 농업이다. 농업과 발전사업을 병행하지만, 기존의 농업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 작물이 흡수하고 남은, 소위 ‘잉여 햇빛’을 가지고 태양광발전을 해야 한다. 기존 산업을 헤치지 않고 농지 이용의 효율성을 높여 에너지 안보와 식량 안보를 동시에 실현하는 것이 영농형 태양광이다.

그렇다고 발전사업에 소홀해서도 안 된다. 태양광발전소 구축에 드는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발전효율이 높은 발전소 구축도 필요하다. 한화큐셀이 영농형 태양광 전용 모듈을 출시한 이유이다.

한화큐셀은 지난 2019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영농형 태양광 전용 모듈을 출시, 2021년에는 친환경 고내구성 인증을 추가로 획득했다. 특히, 함양군 농업기술센터, 울산광역시 울주군 실증단지, 남해군 관당마을 실증단지 등 국내 다양한 실증단지에 적용되며, 국내 환경적 요건에 적합한 영농형 태양광 전용 모듈로 거듭났다.

태양광 모듈 산업의 지향점은 고효율‧고출력이다. 수많은 모듈 기업이 이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그렇다면 전력 생산만이 목적인 일반적인 태양광발전소와는 취지가 다른 영농형 태양광에서의 모듈 지향점은 무엇일까?

이에 본지는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에너지솔루션사업팀 유성민 팀장을 만나 영농형 태양광에서 전용 모듈이 가지는 강점, 일반 모듈과의 차이점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영농형 태양광에서 모듈은 폭염, 폭우 및 우박 등 기상재해로부터 농작물을 보호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사진=한화큐셀]

일반 모듈과 영농형 태양광 전용 모듈의 차이점은?

당사 영농형 태양광 모듈의 특징은 ‘협소형’, ‘친환경 인증’, ‘높은 투과율’을 뽑을 수 있다. 그중 가장 특기할 만한 차이점은 ‘모듈의 크기’이다. 농경과 재생에너지 발전을 동시에 해야 하는 영농형 태양광은 모듈 음영으로 인해 농작물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에 당사는 일반 나대지에 설치하는 태양광 모듈과 달리 크기가 작은 협소형 모듈로, 농지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농작물의 생장을 방해하지 않는 형태로 설계된 영농형 태양광 전용 모듈을 선보였다.

당사의 영농형 태양광 전용 모듈 중 하나인 ‘Q.PEAK DUO MS-G10.5’는 일반 모듈 대비 면적은 52%, 가로 폭은 67% 수준으로 훨씬 작다. 모듈 면적이 작아 하부 농지에 음영을 덜 드리우기 때문에 농작물의 광합성량에 미치는 영향도 줄어들게 된다. 또한, 백시트를 제거해 일반 모듈과 비교해 높은 투과율을 가져 농업과 병행하기 위한 최적의 설계가 적용됐다.

영농형 태양광 전용 모듈 사용 시 얻게 되는 농업에서의 이점은?

앞서 설명한 하부 음영 감소뿐만 아니라 작물 생육에 있어 다양한 이점을 제공한다. 당사의 영농형 태양광 전용 모듈(협소형 모듈)은 미적으로도 정제된 경관을 기대할 수 있다.

나대지나 지붕 옥상에 설치하는 일반태양광 모듈이 실제 경작지에 설치된다면, 토지가 거의 보이지 않고 패널들만 일렬로 솟아있어 경관상 위압감을 줄 소지가 있다. 하지만 협소형 모듈은 좌우, 앞뒤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해 농지에 설치할 경우, 경작 공간과 더 잘 어울리는 효과가 있다.

낙수 영향을 최소화하는 장점도 있다. 협소형 모듈은 강우 시 일정량 이상의 빗물이 한번에 논밭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조정하는 것이 용이하다. 우천 시 모듈을 타고 떨어지는 빗물의 양이 일반 모듈보다 약 60% 수준으로 줄어 집중된 빗물을 맞는 하부 농작물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

경남 경산시 소재 영농형 태양광 실증단지에 적용된 한화큐셀의 영농형 태양광 전용 모듈. 면적이 작고 투과성이 높아 농작물의 광합성량에 미치는 영향을 줄였다. [사진=모든솔라]

태양광 모듈 아래에서 자란 농작물은 유해한 성분이 포함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태양광 모듈이 인체나 환경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지 않음이 밝혀졌다. 그럼에도 당사는 지난 2021년 KS인증 중에서도 친환경 고내구성 항목에 대한 추가 인증을 업계 최초로 획득, 먹거리 안전과 농지 환경도 고려해 모듈을 설계했다.

Pb-free 6 와이어를 사용해 납 함유량이 0%이며, 염수분무·암모니아 테스트, 유해 물질 성분분석(RoHS) 등 고내구성·친환경 인증을 받은 만큼 안전한 농작물 생산을 지원한다. 당사는 농업 생산성을 유지하면서도 친환경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최적의 기자재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일반적인 태양광 모듈 개발 트렌드는 고출력·고효율이다. 한화큐셀의 영농형태양광 전용 모듈 개발 전략은?

일반 태양광 모듈과 같이 영농형 태양광 전용 모듈 역시 고출력‧고효율 성능도 중요하다. 그러나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사항은 농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의 최소화다.

따라서 영농형 태양광 보급 시 당사의 일차적인 목표는 작물에 따른 모듈 크기의 최적화이다. 작물 중 햇빛을 많이 받을수록 잘 자라는 작물과 그렇지 않은 작물이 있다. 추후 영농형 태양광 보급이 확대된다면, 작물별로 그 생장 특징에 따라 협소형 모듈의 정교화 및 맞춤 개발도 촉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기존 PERC셀 대비 발전효율이 높은 N타입 TOPCon셀 제조 기술도 영농형 태양광 전용 모듈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추후 해당 모듈이 고내구성 친환경 모듈 KS인증 획득 시, 고내구성(고온 다습한 환경에서 안정성 유지), 친환경성(납 함유량 0에 수렴)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화큐셀은 함양군 농업기술센터, 울산광역시 울주군 실증단지, 남해군 관당마을 실증단지 등 국내 다양한 실증단지에 영농형 태양광 모듈을 적용했다. [사진=한화큐셀]
한화큐셀은 함양군 농업기술센터, 울산광역시 울주군 실증단지, 남해군 관당마을 실증단지 등 국내 다양한 실증단지에 영농형 태양광 모듈을 적용했다. [사진=한화큐셀]

영농형 태양광 확산 및 성장을 위해 필요한 개선 및 보완점은?

영농형 태양광 보급 확대를 위해서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정부 차원에서의 제도적 지원이 있어야 농업인들이 부담 없이 초기 설치비용을 지불할 수 있을 것이다. 농민 대상 금융 지원, 영농형 태양광 보조금 제도, 영농형 태양광 전력 장기 구매제도 등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선제 조건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기술개발과 관련해서는 농작물 생장에 최적화된 태양광 모듈 및 시스템 개발을 위한 연구, 실증이 지속돼야 한다. 농작물이나 관련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평가해 안정적으로 사업이 보급될 수 있도록 정부, 학계, 기업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

농업 분야에서도 화석에너지 사용 축소와 더불어 에너지 전환이 화두인 것으로 알고 있다. 농가에서 농기계의 자동화‧전력화, 스마트 농업으로의 전환 등으로 인해 전력 사용량이 더욱 증가한다면, 농가에서 필요로 하는 전력은 더 이상 화석연료 에너지가 아닌 영농형 태양광 전력으로 충당할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할 것이다.

영농형 태양광이 정부 주도 아래 긴 호흡으로 꾸준히 보급된다면, 단순히 농업인의 수익 확대를 위한 사업으로 그치지 않고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 사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농형 태양광 산업에서 한화큐셀의 전략 및 계획은?

우선 영농형 태양광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알릴 예정이다. 그리고 지난 4월 23일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영농형 태양광 도입전략’을 발표했다. 22대 국회에서 영농형 태양광 특별법이 발의되는 등 농업인 주도 영농형 태양광 도입이 가시화되고 있다. 당사로서는 관련 법안들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마련돼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개정안 등 법이 실제로 시행된다면, 당사는 영농형 태양광 사업의 도입 취지를 지켜 실제 농민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정부 및 다양한 기관과 함께 노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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