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대선 승리 견인한 닮은 꼴 구호에 열광..."We can" → "She can"
트럼프 재임 시절 대변인도 등돌려... “트럼프, 공감 능력도 도덕성도 없어”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20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2일차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가 잇달아 연사로 나서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바마 전 대통령은 “우리는 더 이상 4년 동안의 소란과 허둥거림과 혼돈이 필요하지 않다”면서 “그 영화를 전에 본 적이 있고, 우리 모두는 속편이 보통 더 나쁘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트럼프 후보에 날을 세웠다.
그는 이어 “미국은 새로운 장을 맞이할 준비와 더 나은 이야기를 할 준비가 돼 있다. 미국은 카멀라 해리스 대통령을 맞이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선언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해리스 후보를 두고 “예, 그녀는 할 수 있다(Yes, she can)”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2008년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이던 그가 선거 구호로 사용한 ‘예, 우리는 할 수 있다(Yes, we can)’를 빗댄 이 발언에 행사장에 모인 대의원들은 환호성과 함께 복창하며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우리는 혼란과 증오의 시대에 살고 있다”면서 “하지만 그 모든 잡음에서 벗어나 우리를 하나로 결속시켜주는 유대감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남편보다 앞서 연사로 나온 미셸 여사는 “미국에 희망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면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위해 “무엇인가를 하자(Do something)”고 호소했다.
그는 “트럼프의 편협한 세계관에서는 열심히 일하고, 교육을 잘 받고 성공한 흑인 두 사람이 위협으로 다가온 것 같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오바마 전 대통령과 해리스 후보에 대한 공격을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으로 건너오는 이민자들이 ‘흑인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 미셸 여사는 “그가 현재 찾고 있는 직업(대통령)이 ‘흑인 일자리’ 중 하나일 수도 있다고 누가 말해 주겠나”라고 하자 관중들은 열렬히 호응했다.
그는 “트럼프가 사람들이 두려워하도록 만들려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던 것처럼 해리스 후보의 진실을 왜곡하려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스테파니 그리샴도 이날 민주당 전당대회 연단에 올랐다. 그는 2016년 대선 과정에서부터 트럼프의 핵심 참모로 일해왔고, 백악관 대변인과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의 비서실장을 지내기도 했다.
하지만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자행한 의회폭동 사태 이후 ‘트럼프 신봉자’에서 ‘반(反) 트럼프 인사’로 돌아섰다.
그리샴은 “트럼프의 가족은 나의 가족이었고,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새해를 모두 그들과 함께 했다”고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소개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는 공감 능력도 없고, 도덕성도 없고, 진실에 대한 충실함도 없다”면서 “나는 더 이상 그 광기의 일부가 될 수 없었다”고 단언했다.
그리샴은 “나는 미국을 사랑한다. 나는 해리스는 국민을 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그녀를 위해 투표할 것”이라며 연설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