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한파 우려'...'HBM장착' SK하닉·마이크론 vs '헐벗은' 삼성 체감온도 달라
  • 홍윤기 기자
  • 승인 2024.09.26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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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스탠리 지난 15일 "곧 겨울이 닥친다"...메모리 시장 침체 경고
마이크론 지난 분기 매출 전년 동기 대비 93%↑ 깜짝실적...HBM 덕분
업계, "엔비디아 HBM 납품 여부에 따라 시장침체 체감온도 다를 것"
SK하이닉스가 26일 최초 양산 소식을 전한 HBM3E 12단 제품/사진 =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26일 최초 양산 소식을 전한 HBM3E 12단 제품/사진 = SK하이닉스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PC, 스마트폰용 D램 수요가 올해 하반기부터 감소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모건스탠리가 '겨울이 곧 닥친다'며 메모리 시장 침체를 예고한 데서도 이같은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이에  국내 증권가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의 실적 전망치를 연이어 하향조정하는 등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반도체 시장 풍향계’로 통하는 미국 마이크론이 지난 분기 실적 발표에서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거두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엔비디아에 HBM3E(5세대 HBM)를 납품 한 것이 호실적의 비결로 꼽히고 있다.

업계에서는 ‘큰 손’ 고객인 엔비디아에 HBM을 납품하는 SK하이닉스, 마이크론과 아직 납품을 못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느끼는 메모리 시장 침체의 체감도가 다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4분기(6~8월) 매출이 77억5000만달러(약 10조3730억원)으로 전년 동기 40억1000만달러 대비 93% 증가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 76억6000만달러를 웃도는 ‘어닝서프라이즈’다.

미국은 회계 연도가 국내와 달리 , 주(州) 또는 기업별로 다르다. 마이크론의 4분기는 지난 6월부터 8월까지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강한 AI 수요가 데이터 센터용 D램과 HBM 판매를 주도했다”며 실적 상승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다음 분기에는 기록적인 매출이 예상된다”면서 “내년에 제조할 HBM 메모리가 이미 모두 (예약이) 매진됐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마이크론의 호실적은 당초 우려된 하반기 시장 침체에 대한 우려를 다소 잠재웠다.

지난 15일 모건스탠리는 ‘겨울이 곧 닥친다(Winter looms)’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스마트폰과 PC 수요 감소에 따른 D램 가격 하락, HBM 공급 과잉 등으로 메모리 업계에 다시 불황이 찾아올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시장의 우려를 키운바 있다.

모건스탠리는 이와 함께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26만원에서 12만원으로, 삼성전자 목표가는 기존 10만5000원에서 7만6000원으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국내 증권사들도 하반기 시장침체를 우려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 전망치를 연이어 낮춰 잡았다.

하지만 메모리 업계에서는 PC, 스마트폰용 D램 수요 부진이 이전부터 지속된 것이었으며, 기업용 SSD(eSSD)와 HBM 등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면서 과도한 우려에 대해 선을 그었다.

특히 AI용 GPU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에 HBM 납품여부에 따라 시장 침체를 느끼는 체감도가 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엔비디아에 납품을 하고 있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에 비해 그렇지 못한 삼성전자가 느끼는 메모리 침체 여파가 완전히 다를 것이라는 얘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엔비디아 HBM 납품 업체와 그렇지 않은 업체가 느끼는 불황의 영향은 분명 존재할 것”이라며 “마이크론의 실적이 이를 증명하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사실 기업용을 제외한 일반 메모리 시장 침체는 이전부터 예상해왔던 터라 최근 모건스탠리 보고서에 갑론을박이 벌어지고는 있지만 새로울 것은 없다”고 밝혔다.

특히 이 관계자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 내년 HBM 물량까지 판매 완료한 기업들의 경우 여기서 나오는 매출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마이크론은 실적 발표 후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14% 이상 급등했다. SK하이닉스 주가도 이날 종가 18만900원으로 전일 대비 1만5600원, 9.44% 오르며 회복세를 나타냈다.

삼성전자는 종가 6만4700원으로 2500원, 4.02% 올랐으나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상승세에는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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