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끌어온 대한항공-아시아나 결합 ‘초읽기’
  • 서영길 기자
  • 승인 2024.11.14 18: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럽 경쟁당국‧美 법무부 11월 최종 승인 전망
아시아나노조 반발·마일리지 통합 등 과제 산적
인천공항 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멈춰서 있다./사진=연합뉴스
인천공항 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멈춰서 있다./사진=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서영길 기자] 약 4년을 끌어온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완료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양사는 올해까지 14개 필수신고국 중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의 조건부 승인을 제외한 13개국의 승인을 얻었고, 최근 유럽 경쟁 당국이 제기한 독점 우려도 해소해 이달 중 미국 법무부(DOJ)과 EC의 최종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통합될 대한항공의 내부 문제인 저비용항공사(LCC) 통합에 따른 본사 이전 문제, 조종사 등과 빚고 있는 노사갈등 및 양사 마일리지 통합 등은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다.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대한 EC의 최종 승인이 이달 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21년 1월 대한항공이 기업결합을 위해 심사 신청서를 14개국에 신고한 지 약 4년 만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2월 EC가 독점을 우려해 제시한 유럽 4개 주요 노선(파리·로마·바르셀로나·프랑크푸르트)의 경쟁사 이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 등의 조건을 이행 중이다.

이에 EC와 미국 경쟁 당국의 승인만 얻으면 양사의 합병 절차는 마무리 수순을 밟게 된다.

미국 경쟁당국의 경우 합병 추진 초기부터 양사 결합에 대한 이견이 없을 것으로 관측돼온 만큼 사실상 EC의 승인만 얻으면 연내 양사 기업결합의 모든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재 EC가 요구한 여객·화물의 거래종결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이행 과정을 밟고 있다”며 “이 과정이 마무리 된 후 EC의 최종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나타냈다.

이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EC의 진행 경과를 함께 살피고 있다”며 “EC 최종 심사 승인 후에 같이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예측했다.

대한항공은 최종 심사가 모두 마무리되면 12월 20일까지 총 1조5000억원을 투입해 아시아나항공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이 회사 지분의 63.9%를 취득, 최대주주에 오른다는 계획이다.

이후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자회사로 운영하며 2년 동안 통합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구상이다.

합병 이후 통합 대한항공은 200대 이상의 항공기를 보유한 ‘메가 캐리어’로 거듭난다. 합병으로 규모의 경제가 실현됨에 따라 원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어 수익 극대화를 꾀할 수 있다.

다만 필수 신고국의 승인을 모두 얻으며 큰 산을 넘더라도 통합 대한항공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동조합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시급히 풀어야 할 최대 현안이 아닐 수 없다. 조종사노조는 항공사에서 입김이 센 조직으로 꼽히기 때문에 노사간 갈등은 통합 과정에서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앞서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는 회사를 상대로 화물사업부 매각 관련 이사회 결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서를 지난 10월 법원에 제출한 바 있다.

조종사노조는 화물사업부와 함께 에어인천으로 고용 승계될 화물기 조종사들의 승계 거부권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하며 “독자적·안정적 화물 노선 운영이 불투명하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아울러 유럽 여객 4개 노선을 넘겨받은 티웨이항공에 대해서는 운영 능력을 면밀히 검토해달라거나, 대한항공이 제출하고 산업은행이 승인한 양사 통합계획서(PMI)도 공개하라고 회사 측에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소비자들이 민감해하는 양사 간 마일리지 통합 작업도 여전히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대한항공의 미사용 마일리지 규모는 2조 5278억원, 아시아나항공은 9758억원에 달한다. 합산하면 약 3조 5000억원 규모다.

시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를 대한항공의 약 80%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양사 합병으로 1마일리지의 고객 피해도 없게 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어 대한항공의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LCC 통합 작업에서의 진통도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진에어, 아시아나항공은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부산시와 부산 지역 일부 기업은 에어부산 지분을 16.15% 보유하고 있다. 이에 부산시는 에어부산 분리 매각과 함께 통합 LCC 본사를 부산에 두기를 원한다. 통합 LCC가 탄생할 경우 여타 LCC의 반발이 예상되는 이유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최종 승인 후 2년 간의 통합 기간이 있기 때문에 (제기 된 문제들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아직 수립되지 않았다”며 “다만 12월 20일 이전까지 기업결합 승인을 완료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