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부분 빼고 나머지 기체 심하게 훼손...사망자 늘어날 가능성
무안공항 활주로 길이 2.8km로 인천공항 3.7km에 비해 짧아

[인더스트리뉴스 성기노 기자]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추락 사고와 관련해 이정현 무안소방서장이 12시40분 경 현장 브리핑을 가졌다. 이 서장은 12시 41분 현재 탑승객 181명 중 85명이 사망(남 39명, 여 46명)하고 2명이 구조됐다고 밝혔다. 구조자 2명은 모두 승무원으로 확인됐는데 두 사람 모두 일부 형체만 남은 꼬리 부분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서장은 사고 비행기의 대부분 형체가 남아 있지 않을 만큼 기체가 심하게 손상됐다고 밝혀 실종자 94명도 대부분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 사고원인은 버드 스트라이크 등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현재 실종자 및 사망자 수색과 확인 과정이 늦어지는 것에 대해 이 소방서장은 "현재 특수구조대와 경찰이 합동으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희생자가 어느 위치에서 발견됐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희생자의 사망 위치를 일일이 표시하면서 수색을 하고 있어 시간이 늦어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사고 비행기가 동체착륙 과정에서 공항 벽면과 심하게 충돌했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바깥으로 튕겨나간 승객들도 있고 나머지 승객들도 대부분 의자가 이탈하면서 자신의 위치에서 벗어난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희생자의 위치 파악은 사고의 원인 규명에도 직접 연관이 있기 때문에 상당히 세밀하게 수색 맟 위치 표시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무안국제공항의 활주로 길이가 국제공항임에도 2.8km 정도로 짧아 기체가 속도를 줄일 거리를 더 확보하지 못해 희생자가 많아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무안국제공항은 활주로 길이를 3.1km로 늘이는 공사 진행을 앞두고 있다가 이번에 대형사고를 당했다.
인천국제공항의 경우 활주로가 3.7km에 달하고 김포국제공항도 3.6km로 비교적 여유가 있는 편이다. 제주와 김해국제공항도 3.1km와 3.2km로 비교적 긴 편인데 나머지 청주국제공항(2,7km)를 비롯해 대부분의 지방공항은 3km가 안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관련, 국토교통부는 “활주로 길이 탓에 (일어난) 사고로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날 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사고 원인을 묻자 “활주로 길이는 2800미터”이며 “그전에도 항공기 사고 났던 항공기 크기의 C급 항공기들이 계속 운영해왔다”고 덧붙였다.
한편 무안소방서장은 나머지 실종자 94명에 대한 수색을 이어가고 있지만 꼬리를 제외한 나머지 기체가 심하게 손상됐다고 밝혀 생존자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추정된다. 구조자 2명을 제외하면 179명의 희생자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 항공사의 대형 사고는 지난 2013년 7월 6일 낮 11시 28분, 인천발 샌프란시스코행 아시아나항공 214편(B777-28E/ER, HL7742)이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28L 활주로에 착륙 중 활주로 앞 방파제에 충돌해 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이 가장 최근의 사고였다. 11년 동안 항공사들이 안전에 많은 투자를 하며 '무사고' 기록을 이어나갔지만 이번에는 버드 스트라이크로 추정되는 불가항력적 원인으로 드러나고 있어 불운한 사고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