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시장 잇따라 상륙하는 中 전기차…어떤 노림수 있나?
  • 서영길 기자
  • 승인 2025.04.02 18: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BYD 이어 지커도 韓 법인 설립하고 딜러사 선정 작업 돌입
창안자동차‧샤오펑도 한국 시장 진출 준비…총 4개사 격돌
1호 진출 BYD, 첫 단추 잘못 꿰며 中 전기차 신뢰도 '와르르'
비야디(BYD)가 한국 시장에 1호로 상륙한데 이어, 지리자동차그룹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도 국내 법인 설립을 마치고 본격 진출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사진=BYD, 연합뉴스
비야디(BYD)가 한국 시장에 1호로 상륙한데 이어, 지리자동차그룹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도 국내 법인 설립을 마치고 본격 진출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사진=BYD, 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서영길 기자] 중국 전기차 업체가 가성비뿐 아니라 첨단 기술까지 갖춰 한국 자동차 시장에 대한 전방위적 공세를 본격화 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 1위로 단숨에 뛰어오른 비야디(BYD)가 한국 시장에 1호로 상륙한데 이어, 지리자동차그룹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도 국내 법인 설립을 마치고 본격 진출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후발 주자로 창안자동차와 샤오펑 등도 한국 시장에 줄줄이 출격 대기하고 있어 국내 시장을 둘러싼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파상공세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리자동차 산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인 지커는 최근 '지커 인텔리전트 테크놀로지 코리아 주식회사(지커코리아)'라는 상호로 법인을 설립하고 상표권 등록까지 마친 상황이다.

지커는 지커코리아 법인 등록을 마치고 시장 분석, 딜러사 선정 등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한 사전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커는 2021년 지리자동차에서 분사해 설립된 전기차 전문 브랜드다. 2022년 전 세계에서 7만1941대를 팔았고 2023년 11만8585대, 지난해 22만2123대를 팔아치우며 불과 2년새 3배 이상 판매량이 증가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5월에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도 완료했다.

지커가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 내세운 첫 모델은 중형 SUV ‘7X’가 유력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지커는 7X에 대한 국내 상표 출원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커는 가성비를 앞세운 BYD와 달리 1억원에 달하는 고가의 전기차를 한국 시장 공략 ‘원픽’으로 꼽으며 ‘프리미엄 전략’을 들고 나왔다.

7X의 사륜구동(AWD) 모델의 경우 유럽 판매 가격은 6만3000유로로 한화로 약 1억원에 달한다.

 

1월 16일 인천 중구 상상플랫폼에서 '비야디(BYD) 승용 브랜드 론칭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올해 출시될 아토3가 무대에 들어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월 16일 인천 중구 상상플랫폼에서 'BYD 승용 브랜드 론칭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올해 출시될 아토3가 무대에 들어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BYD‧지커 이어 창안‧샤오펑도 韓 시장 진출 채비…총 4개사 격돌

앞서 한국 시장에 먼저 진출한 BYD는 ‘중국산=가성비’ 공식을 충실히 지키며 가성비 전기차 ‘아토3’를 첫 승용 브랜드 모델로 낙점, 국내 시장 연착륙을 시도 중이다.

BYD는 2016년 한국지사인 BYD코리아를 설립해 전기지게차와 전기버스를 시작으로 전기트럭 등 전기 상용차를 중심으로 점유율을 높여왔다.

하지만 10년간 한국 시장에서 영업 활동을 해왔어도 존재감이 미미했던 BYD는 가성비 전기 승용차 아토3를 내세워 ‘제2의 도약’을 선언한 상황이다.

소형 전기 SUV 아토3의 국내 출고가는 기본형 3150만원, 상위급인 플러스는 3330만원으로 책정됐다. 보조금이 적용될 시 실 구매가는 2000만원 중후반대로 내려갈 수 있는 가격대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한국 시장에 대한 파상공세는 BYD, 지커만이 아니다. 다른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도 국내 자동차 시장 출격을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실제로 중국 5대 완성차 업체인 창안자동차와 신생 전기차 샤오펑도 한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창안차는 연내 법인 출범과 내년 전기차 판매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창안차는 산하에 전기차 브랜드 디팔, 아바타 테크놀로지를 보유한 만큼 한국 시장에서 전기차를 전면에 내세울 전망이다.

중국 판매량 4위인 창안차는 전기차 사업 시너지를 위해 5위 둥펑자동차와의 합병도 추진 중이다. 업계에서는 한국 진출이 본격화될 경우 강력한 파급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샤오펑의 경우는 국내 판매를 담당할 총판 선정을 위해 여러 수입차 딜러사 대표들과 접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014년 설립된 샤오펑은 '알리바바'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중국의 테슬라'라고 불릴 만큼 뛰어난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했다.

샤오펑은 초기 투자비가 큰 한국 법인 설립 대신 전국에 전시·서비스망을 확보한 기존 수입차 메가 딜러사들과 총판 계약을 통해 한국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관측된다.

BYD, 지커에 이어 창안차와 샤오펑까지 한국 진출이 성사되면 국내에 차량을 판매하는 중국 전기차 업체는 총 4곳으로 늘어난다.

 

지커의 7X./사진=연합뉴스

◆ “中공급 포화상태‧美관세장벽에 아‧태 공략 전초기지로 韓 낙점”

이처럼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한국 시장 진출 러시는 단순한 판매를 넘어 한국을 아시아‧태평양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으려는 전략이 내포돼 있다고 업계에서는 입을 모은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과잉 생산과 경쟁 심화로 자국 현지 공급이 포화 상태에 이른데다, 관세 장벽으로 미국과 유럽 진출도 막히게 된 상황”이라며 “때문에 아‧태 지역으로 사업 반경을 넓히기 위해 한국을 전초기지화 삼는 듯 하다”고 진단했다.

요컨대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한국 시장 진출 러시 이유가 판매량 확대보다는 글로벌 시장 영역 확장을 위한 ‘테스트베드’ 성격이 짙다는 것이다.

다만 한국 소비자들이 아직까지는 중국 제품에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는 만큼 가성비 전략이든 프리미엄 전략이든 국내 시장에서 자리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중국 업체 중 처음으로 한국 시장에 진출한 BYD가 첫 단추를 잘 못 꿰며 국내 소비자들에게 부정적 선입견을 심어줬을 뿐 아니라 신뢰도에도 금이 간 점은 뼈아픈 대목이다.

BYD코리아는 첫 출시 모델로 아토3를 내세워 지난 1월 국내에서 대대적 론칭 이벤트를 열고 2월 출시를 공언했지만 현재까지 단 1대의 차량도 출고하지 못하며 사전고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아토3는 환경부의 보조금 산정이 확정되지 않으며 예정된 날짜보다 차량 출고가 약 두 달 가량 지연된 상태다.

전날 환경부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시스템에서 1종 무공해차로 지정되며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 공식 포함됐다는 소식이 알려졌지만, 이미 사전계약자들은 차량 인도를 대거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진출 초기 고전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국내 자동차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한국 시장 진출 초기에는 품질 측면이나 중국산에 대한 선입견 등으로 당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최근 중국이 뛰어난 전기차 기술력을 선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장기적 관점에서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