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첫 韓 출시 EV 모델, 2월 출시 공언 끝내 ‘공염불’
“잘못된 스타트…한국 시장 노리는 중국 車 업체 빨간불”

[인더스트리뉴스 서영길 기자] 야심차게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했던 중국 전기차‧배터리 업체 비야디(BYD)가 시작부터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2월 중 출시를 공언했던 BYD의 첫 한국 출시 전기차인 ‘아토3’ 출고가 기약없이 늦어지면서 분노가 확산되는 모양새다.
게다가 BYD 측이 지연 보상으로 사전예약 고객들에게 30만 충전 크레딧을 제공하겠다고 밝히자 온라인 동호회 등을 중심으로 사측의 ‘찔끔’ 보상안에 불만을 성토하는 글들이 봇물처럼 터지고 있다.
1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아토3는 환경부의 보조금 산정이 확정되지 않으며 차량 출고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BYD코리아가 아토3의 보조금을 받기 위해 환경부 산하인 한국환경공단에 관련 자료를 제출했지만 공단 측에서 ‘데이터(자료) 보안’을 요청해 현재까지 심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BYD코리아 측은 보조금 산정을 위해 관련 부처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같은 협조에도 불구하고 보조금 심사가 지연되는 부분에 대해선 답답함을 토로했다.
BYD코리아 관계자는 “보조금 산정에 필요한 데이터를 입력하기 위해서는 공단에서 데이터를 입력할 수 있는 ‘권한 승인’을 해줘야 하는데, 이걸 지난달 24일에 해줬다”며 “이에 26일 데이터를 작성해 업로드를 완료했지만 다음날(27일) (공단에서) 데이터 보안 요청을 해 그날 바로 보완 후 업로드했다”고 그간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날 이후 10일 동안 환경공단이나 환경부 측의 피드백이 없었다는 게 BYD코리아 측 주장이다.
BYD코리아는 아토3 출시와 관련해 필요한 산업부, 국토부, 환경부 등 3개 행정기관 인증 절차는 모두 통과해 놓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BYD코리아는 1월 아토3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 효율 인증 ▲국토교통부 제원 통보 ▲환경부 배출가스·소음 인증 등 한국 내 전기차 출시를 위한 인증 절차를 완료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BYD코리아는 아토3의 출고 전 마지막 단계인 환경공단의 전기차 보조금 산정이 완료되지 않아 출시를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환경친화적자동차 고시 등재 신청에 대한 결과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현재 아토3의 판매 가격은 기본형 3150만원, 플러스는 3330만원으로, 당초 예상된 보조금을 받을 경우 2000만원대 중후반대에 차량을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BYD 측도 아토3를 ‘2000만원 중후반대의 소형 전기 SUV’라고 적극 홍보하며 사전 계약 대수가 1000대를 넘어서는 등 한국 시장에 연착륙을 예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보조금을 받지 못해 제값에 아토3를 판매하게 될 경우 가격 면에서 기아 EV3 등과 큰 차이가 없어져 ‘가성비’를 앞세운 BYD의 판매 전략에 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 “BYD 측 안일한 대처 가장 큰 문제”
업계에서는 보조금 이슈로 인해 아토3의 출시가 늦어진데에는 BYD코리아 측의 안일한 대처가 가장 큰 문제였다고 입을 모은다.
올해부터 한국 시장에서 출시되는 전기차의 보조금 지급 심사 기준이 강화됐다는 점을 BYD코리아가 간과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올해부터 시행된 개정안에는 배터리 충전량 정보(SoC·State of Charge) 조회 기능을 탑재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처럼 법안이 개정된 것은 지난해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 확산된 국내 소비자들의 전기차에 대한 우려를 최소화하려는 정부의 조처였다.
하지만 국내에 출시 예정인 아토3는 SoC 기능이 탑재되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BYD코리아 측은 환경공단에 1년 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해당 기능을 탑재하겠다는 확약서를 제출해 놓은 상태다.
이런 이유로 국내 업계와 소비자들 사이에선 BYD코리아가 철저한 준비 없이 한국 시장 진출만을 서두른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한국에선 필수인 SoC 기능도 없이 무턱대고 아토3를 내놓으려 했다는 점이 알려지며 사전계약자들 사이에선 계약 철회의 목소리도 높아지는 양상이다.
아울러 보조금 관련 자료가 한 차례 반려된 점도 문제로 거론된다. 이 부분 역시 BYD코리아 측의 준비 부족이라는 지적에 힘이 실리고 있다.
때문에 그나마 3월에 가능할 줄 알았던 아토3의 출고가 이보다 더 늦어질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환경부 관계자는 “보조금 심사 결과가 공단 측으로부터 넘어와야 우리가 (보조금을) 책정할 수 있는 데 아직 확인된 내용이 없다”고 밝혀 이같은 우려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대해 BYD코리아 관계자는 “SoC 경우는 대부분의 수입차 브랜드들이 저희와 동일하게 확약서를 제출하며 올해 12월 31일까지 유예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 BYD 본사와 탑재될 SoC 개발을 진행 중에 있고 향후 해당 기능을 OTL을 통해 업데이트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 “BYD, 잘못된 스타트 끊어…韓 시장 노리는 中 업체에 빨간불”
한편 BYD코리아는 6일 아토3의 출고 지연으로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국내 소비자들을 달래기 위해 30만원 상당의 전기차 충전 크레딧을 제공하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여전히 정확한 출고일은 기약이 없는데다 지연된 이유가 BYD코리아 측의 사전 준비 미흡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소비자들의 불만은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다.
BYD매니아 등 온라인 커뮤니티만 봐도 BYD코리아 측의 안일한 대처를 성토하는 글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한 회원은 “BYD코리아의 이번 출고 지연 사태는 국내 시장 진출에 앞서 충분한 준비와 현지 규제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음을 보여준다”며 “보상책도 소비자들의 불만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다른 회원은 “3월말~4월초 정도에 출고가 되면 보조금이 남아 있겠나”라고 반문하며 “지금 한국에 상륙해 있다는 아토3 1000대는 바닷바람 맞으며 4~5개월을 서있어야 하는데, 과연 이차를 받아야 하나”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들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중국차에 대한 불신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그런데 BYD가 잘못된 스타트를 끊으며 추후 한국 시장을 노리는 중국 업체들의 진출에도 빨간불이 켜지게 됐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