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시대, '곤충산업'이 뜬다…정부-민간 손잡고 미래산업 육성 박차
  • 이주엽 기자
  • 승인 2025.04.10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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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산업은 토지·물 소비량이 적고 온실가스 배출도 낮아 지속가능한 식량자원
춘천에 조성중인 거점단지는 농업인, 산업체, 연구기관이 협력하는 상생형 모델
‘그린바이오 곤충산업 활성화 민관협의체’는 정례회의 등을 통해 발전 방안 모색
지난 9일 전북 전주에 위치한 국립농업과학원에서 열린 ‘그린바이오 곤충산업 활성화 민관협의체’ 발족식에서 방혜선 농업생물부장(가운데)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농촌진흥청
지난 9일 전북 전주에 위치한 국립농업과학원에서 열린 ‘그린바이오 곤충산업 활성화 민관협의체’ 발족식에서 국립농업과학원 방혜선 농업생물부장(앞줄 오른쪽 두번째)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농촌진흥청

[인더스트리뉴스 이주엽 기자] 기후변화, 식량 위기, 자원 고갈이라는 전 지구적 문제 속에서 곤충산업이 ‘차세대 미래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식용곤충, 의약소재, 바이오플라스틱 등 활용 분야가 빠르게 확장되면서 산업화에 속도가 붙고 있다.

농촌진흥청(청장 권재한)은 지난 9일 국립농업과학원에서 ‘그린바이오 곤충산업 활성화 민관협의체’ 발족식을 열고 본격적인 민관 협력체계를 구축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국립농업과학원 방혜선 농업생물부장을 비롯해 곤충산업 관련 학계, 산업계, 협회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 곤충산업, 기후위기 대안 산업으로 부상

전 세계 곤충산업은 매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은 1980년대부터 애완곤충 시장을 기반으로 산업을 키웠고, 유럽은 화분매개와 천적곤충, 북미는 해충방제용 곤충, 아시아는 식용곤충 중심으로 시장이 확장되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2013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2050년 세계 인구가 90억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육류 수급의 한계를 넘을 대안으로 식용곤충이 주목된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에서도 곤충의 식의약학적 가치와 환경 친화성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국립농업과학원 변영웅 산업곤충과장은 “곤충은 불포화지방산, 비타민, 섬유소 등이 풍부하며 토지·물 소비량이 적고 온실가스 배출도 낮아 지속가능한 식량자원”이라고 강조했다.

■ 거점단지 조성 가속…‘2027년까지 전국 3곳에 구축

정부는 곤충산업을 미래 신성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소재 연구개발 △산업 기반 구축 △규제 개선 등을 포함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올해 강원 춘천을 시작으로 2027년까지 경북 예천, 전북 남원 등 전국 3곳에 곤충산업 거점단지가 조성된다.

특히 강원도 춘천시 동산면 조양리에 조성중인 곤충산업 거점단지는 농업인, 산업체, 연구기관이 협력하는 상생형 모델로 연 1000톤 규모의 갈색거저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총 200억원이 투입된 춘천 곤충산업 거점단지는 곤충 대량 생산 체계와 품질 표준화시스템을 구축해 곤충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한다. 이곳에는 스마트팩토리팜, 첨단융복합센터, 임대형 스마트팜 시설이 포함돼 있다.

이를 통해 곤충 생산·가공·유통을 효율적으로 연계하는 생산 시스템이 마련된다.

거점단지에서 생산된 곤충은 단백질 공급, 고령식·환자식 원료, 연어 양식장 사료로 활용되며, 부산물은 천연비료 및 키토산 필름 등 친환경 자원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거점단지 준공에 앞서 춘천시는 곤충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곤충 전문인 양성 교육과 곤충 스마트팜 육성 지원사업도 추진 중이다.

■ 민관협의체 발족…6개 팀 체제로 전문성 강화

이번에 발족한 ‘그린바이오 곤충산업 활성화 민관협의체’는 농림축산식품부, 농진청, 지방자치단체, 대학, 민간전문가 등으로 구성됐으며, 6개 팀(정책지원, 산업거점조성, 기술보급, 품종육성·보급, 병해충·사육관리, 가공·소재팀) 체제로 운영된다.

이들은 연 2회 정례 회의를 통해 품종, 병해충, 사육 지침 등 정보를 공유하고 곤충산업 발전에 필요한 협력 방안을 논의해 나갈 계획이다.

■ “건강기능식품·의약품까지…곤충소재 신산업 열려”

의료와 바이오분야에서도 곤충은 주목받고 있다. 원광대학교 김민선 의대 학장은 “동의보감과 본초강목 등 전통 의학에서도 누에, 지네, 메뚜기 등 곤충의 약효는 오래 전부터 알려졌다”며 “현대 바이오 기술과 접목해 치료제 개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농진청 연구에 따르면 고소애(갈색거저리) 분말을 8주간 섭취한 암 수술 환자에게서 단백질 섭취율이 20%, 세포 건강 지표인 위상각은 10%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방혜선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생물부장은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지원과 민간의 기술력, 산업화 노력이 맞물리면서 곤충산업은 이제 ‘틈새’가 아닌 ‘핵심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인 민간협의체에서 활발한 의사소통을 통해 곤충산업이 새로운 도약을 이뤄가길 기대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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