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특강 진행…"LG전자, 제품·기술 아닌 '고객 경험'에 초점 맞춘 기업"

[인더스트리뉴스 김기찬 기자]
"관세 영향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면 제품 가격 인상 등을 검토해보고, 마지막 수단으로 미국 현지 공장 증설 등을 검토할 것"
LG전자 조주완 최고경영자(CEO)는 24일 서울대학교에서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재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특강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조 CEO는 이날 "운영 효율화 등을 통해 (관세를) 수용할 수 있는 만큼은 최대한 수용할 것"이라며 "미국 생산 기지 건립은 마지막 수단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 정부는 국가별 상호관세는 유예하고 전 세계 국가에 10%의 기본관세(보편관세)만 부과한 상태다.
LG전자는 상호관세가 현실화할 경우 주요 가전 생산지를 미국 현지로 옮기거나,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에 기반한 스윙 생산 체제, 가격 인상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다. 관세 영향이 예상을 넘어설 경우에는 마지막 수단으로 미국 생산 기지 건립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우선 생산지 변경이나 가격 인상 등 순차적인 시나리오에 따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관세 효과는 올해 2분기부터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조 CEO는 "(관세 정책 시행 전 제품을 미리 사두는) '풀인 효과'는 1분기에 그렇게 크지 않았다"며 "관세로 (실적이) 악화가 되든, 플러스가 되든 2분기부터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LG전자는 최근 인도법인 상장을 위한 상장예비심사청구서 수정본(UDRHP) 작업을 완료하고 제출 시점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에 대해 "6월이 될지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글로벌 불확실성이 큰 상황인 만큼 몇개월 정도 지켜보려고 한다"며 "IPO를 통해 돈을 많이 가져오겠다는 게 목적이 아니다. 회사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고 주주 가치도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조 CEO는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제1공학관에서 열린 특강에서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재학생 200여 명을 대상으로 LG전자의 '경험' 중심 기업가치와 공감지능(AI) 기반의 첨단 기술과 미래 지향점 등을 소개했다.
이날 조 CEO는 강연에서 "LG전자는 단순히 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아닌 다양한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회사"라며 "뛰어난 제품과 앞선 기술도 중요하지만, LG전자가 하는 모든 일의 본질은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공학도들이 꿈꾸는 R&D 영역에서도 제품과 기술을 넘어, ‘경험’을 중심으로 고민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 내용은 학부생들의 깊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LG전자의 고객경험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전담조직도 소개했다. LG전자는 지난 1989년 ‘고객연구소’를 처음 만든 이후, 고객경험 관련 조직을 확대하며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역량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