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안보 차원 방산 경쟁력 강화…법·제도·금융 지원
이준석 “방산의 선진화…국제 공동 개발 프로젝트 확대”

제21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6-3 ‘장미 대선’의 막이 올랐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6월에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지난 19대 대선과 마찬가지로 당선 확정과 동시에 대통령 임기가 시작된다. 차기 정부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곧바로 출범하게 되므로 각 후보의 공약이 그대로 정책으로 반영되고 실행에 옮겨질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
특히 대한민국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경제 분야에서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무역전쟁, 급속도로 발전하는 과학기술 등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어서 대선 후보들의 공약은 그 어느 때보다 주목받고 있다. 산업과 금융 등 특히 경제분야를 중심으로 대한민국의 향후 5년을 책임지려는 각 후보들의 분야별 공약을 입체적으로 조망해본다. [편집자 주]
① 캐즘·고관세·고환율 ‘삼중고’ 빠진 전기차 업계…“대선 후보들, 공약 전무(全無)”
② ‘K-방산’ 선점 공약 쏟아진다…‘4대 강국’ 가능할까

[인더스트리뉴스 김기찬 기자] 우수한 품질(성능), 합리적인 가격, 빠른 납기. 방위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3대 요소이자, 2년 연속 세계 ‘톱10’ 방산 수출국의 반열에 대한민국의 이름을 올리게 만든 ‘K-방산’의 최대 강점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방위산업 수출액은 2021년 약 73억달러 수준에서 2022년 173억달러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95억 달러에 그쳤지만, K2 전차 2차 계약이 지난해 지연된 탓이 컸다. 올해 우리나라 방산 수출액은 200억달러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동유럽을 중심으로 무기 수요가 급증했고, 중동 정세 불안과 인도·파키스탄의 무력 충돌 가능성, 유럽 국방 재정비 등으로 K-방산이 세계 무대에서 각광받고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국내 4대 방산업체(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 현대로템, LIG넥스원)의 수주잔고는 97조원을 넘어 100조원에 육박할 정도다.
구체적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1분기 말 기준 지상 방산 부문의 수주 잔고 총액은 약 31조4000억원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1분기 말 수주 잔고도 24조2569억원에 이른다.
LIG넥스원의 수주잔고는 1분기 말 기준 22조8830억원, 1분기 수주 잔고를 발표하지 않은 현대로템의 경우는 지난해 말 기준 18조4616억원의 수주 잔고를 쌓아두고 있다.

◆ 이재명 “방산 4대 강국 도약”수출 컨트롤타워 신설 등
K-방산의 장밋빛 전망에 6·3 대선을 앞두고 유력 대선 후보들의 방산과 관련한 공약도 눈에 띈다.
대선 후보들이 공개한 10대 공약 등을 살펴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K-방산을 국가대표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후보는 구체적으로 K-방산 수출 증대를 위한 컨트롤타워를 신설하고, 방위사업청의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국방 인공지능(AI) 등 연구개발(R&D) 국가 투자 확대 및 방산수출기업 R&D 세제 지원도 적극 추진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후보는 11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방위산업의 기술 자립과 수출 확대를 위해 항공기, 미사일, 위성 등 전후방 산업을 육성하겠다”며 “방위산업 소재·부품의 국산화를 촉진해 기술 자립도를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또 KF-21에 이은 후속 차세대 전투기, 독자 기술 기반의 항공기 엔진도 개발해 자주 국방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이 후보는 대선 출마 이전에도 ‘트럼프 시대 : 한미동맹과 조선산업·K-방산의 비전’ 간담회 등 방산·조선업계의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 왔다.
그는 자신의 SNS에서 방산 뿐 아니라 조선업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 후보는 “중국의 시장지배력 강화로 조선업이 큰 위기다. 조선업이 흔들리면 그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 예측 조차 어렵다”며 “거제를 비롯한 ‘동남권 조선업 벨트’를 부흥시키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내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 김문수 “‘K-방산’ 제도·금융 지원 확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국가 안보 차원에서의 방산 지원을 강조하고 있다. 김 후보의 10대 공약에 따르면 ‘북핵을 이기는 힘, 튼튼한 국가 안보’ 공약에서 K-방산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K-방산 4대 강국’을 위한 법적, 제도적, 금융적 지원을 확대한다고 공약했다. 또 ‘10대 국방첨단기술’을 선정해 집중 육성함으로써 선진 강군을 구현하겠다고 약속했다. AI 기술을 도입한 지능형 전투체계도 확보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김 후보는 지난달 28일 “대통령 당선 즉시 한미정상회담을 제안하고 조선·액화천연가스(LNG)·방산 등을 아우르는 포괄적 패키지 협상을 추진하겠다”면서 ‘수출 5대 강국 도약’ 공약을 발표하기도 했다.

◆ 이준석 “방위산업 선진화”…구체적 방산 공약은 없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방산과 관련해 직접적인 공약을 발표하지는 않았으나, 지난달 28일 외신기자클럽 기자간담회에서 방위산업 선진화를 강조한 바 있다.
이 후보는 “방위산업의 선진화를 통해 대한민국의 효율적이고 정밀한 무기 체계가 세계 평화와 안정을 촉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방산 수출 및 국제 공동 개발 프로젝트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준석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한 12일 첫 유세지로 여수 국가산업단지 내 화학공장을 찾았다. 광화문과 가락시장을 각각 찾은 이재명, 김문수 후보와 달리 이준석 후보가 첫 유세지로 산업단지를 찾은 만큼 추후 방산, 조선 등 미래 먹거리 산업에 대해 어떤 공약을 제시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방산 수출 강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다.
올해 2월 개최된 ‘K-방산수출 글로벌 환경 변화와 대응 세미나’에서도 이같은 점에 대한 논의가 강도높게 펼쳐졌다. K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방산업계 관계자들은 당시 세미나에서 “방산수출 4대강국 진입을 위해선 선진국 수준의 방산수출금융지원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며 “K-방산이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정부와 정치권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촉구하는 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한목소리로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