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입지제도 도입, 신재생 날개 다나?
  • 박관희 기자
  • 승인 2017.12.18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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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에 앞서 발표된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계획입지제도가 등장했다. 제도 도입으로 지역 주민들의 민원과 규제에 발목이 잡혀 신재생에너지발전 시설 확대가 지연되던 업계 현실이 얼마나 개선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부지 문제 해결, 주민참여 더해지면 금상첨화

[Industry News 박관희 기자]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재생에너지 이행계획 마련을 위한 태스크포스(이하 TF)를 구성하며,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하기 위한 우선 검토사항에 입지난과 주민민원, 지자체별로 각기 다른 이격거리 규제 등을 손꼽았다.

계획입지제도 도입이 추진되면서 풍력발전 시장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pixabay]
계획입지제도 도입이 추진되면서 풍력발전 시장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pixabay]

산업부 관계자는 “입지부족과 개선에 대한 산업계의 요구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민원 문제와 이격거리 등을 통해 현재 3GW 규모의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가 추진되지 못하고 대기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빠른 시간 내에 대기 물량이 정상적으로 추진되고, 신규 사업 추진 등 신재생에너지의 확대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입지제도 개선은 신재생에너지 업계의 숙원이었다. 지난 10월 중순부터 한 달 간 진행된 본지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매출 달성에 실패한 이유로 약 40%의 기업인들이 민원 및 지자체 규제를 손꼽았고, 국내 태양광 시장의 감소이유를 묻는 질문에도 응답자의 75%가 입지규제를 택했다. 입지난 해소가 신재생에너지 업계의 지상과제임을 잘 말해주는 결과다.

그동안 국내 경제는 계획입지제도를 통해 1960년대 수출위주의 경공업, 1970년대 들어서는 중화학공업, 1980년대 반도체, 2000년대 들어 정보통신 산업의 발전을 이끌어왔다. 계획입지제도가 산업의 발전을 견인하는 중요한 수단이 되어왔던 것이다.

신재생에너지 계획입지제도가 도입되면 일단 풍력 분야의 수혜가 예상된다. 풍력발전은 그동안 입지규제와 지역민들의 소음 등 민원으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소음과 저주파, 환경파괴와 지역사회 갈등 등 풍력발전단지를 둘러싼 논쟁 요소는 다양하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이 활성화 된 독일의 경우 중앙정부가 입지 조건을 정하고, 지자체가 우선 지역을 지정해 산업을 발전시켜 왔다. [사진=dreamstime]
신재생에너지 발전이 활성화 된 독일의 경우 중앙정부가 입지 조건을 정하고, 지자체가 우선 지역을 지정해 산업을 발전시켜 왔다. [사진=dreamstime]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독일의 경우 중앙정부가 입지 조건을 정하는 대신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풍력발전 우선지역’을 지정하고 입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방식을 취하면서 재생에너지 산업을 키우고, 발전시켜 왔다.

독일 풍력발전의 경우 절반가량이 개인 또는 에너지조합이 직접 소유하거나 투자에 참여한 시민들이 지분을 갖고 있다. 다시 말해 지역 주민들이 풍력발전 투자를 하고, 수익을 공유하고 있는 시스템이란 뜻이다.

2013년 기준 전체 전력 가운데 33.2%를 풍력발전에 기대고 있는 덴마크도 2000년까지 풍력터빈의 84%를 지역의 17만5,000 가구가 투자한 조합이 소유했다. 코펜하겐 앞 3.5km 해상에 주민참여형 풍력단지를 조성해 40MW의 전력을 생산, 프로젝트 시설 자금 절반을 8,650명이 투자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신재생에너지 보급 선진국은 정부가 지정한 입지를 통해 안정적으로 발전시설을 구축하고, 주민이 참여하는 프로젝트를 전개해 발전사업자와 주민이 상생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계획입지제도가 도입되더라도 주민참여형 프로젝트가 추진되어야 할 당위성이 높은 것이다.

풍력 업계 관계자는 계획입지제도 도입과 관련해 “계획입지제도가 도입되더라도 지자체가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는 것 아니냐?”면서 “신재생에너지 보급과 확대를 위해서는 지자체의 협조가 필수적인 만큼 이를 유도할 확실한 인센티브 방안이 제시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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