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분야 블록체인 적용, 효과와 우려가 공존
  • 전시현 기자
  • 승인 2018.01.10 13: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블록체인 기술은 탈중앙 된 분산 환경에서 공동분산원장 기술과 거래내역을 '블록'으로 묶고 위변조 불가능하게 '체인'으로 고정해 '이중지불' 문제와 '단일 취약점' 문제라는 두 가지 가상화폐의 약점을 극복함으로써 금융기관 없이도 화폐를 발행하고 유통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줬다.

임상 연구 왜곡 막을 수 있지만 의료 정보 판매할 경우 사회적 문제 

[Industry News 전시현 기자] 블록체인 기술이 의료분야에 미칠 영향에 대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세연, 보건복지위원회 박인숙 국회의원은 '의료분야에서의 블록체인 활용방안 정책간담회'를 열고 다양한 의견을 교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김주한 서울의대 정보의학 교수가 의료분야에 블록체인을 도입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효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Industry News]
김주한 서울의대 정보의학 교수가 의료분야에 블록체인을 도입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효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Industry News]

최근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에 대한 논의가 활성화됨에 따라, 블록체인의 대표적 활용분야인 의료분야에서의 실질적인 활용 가능성 여부를 살피고 구체적인 활용방안에 대해 업계 전문가의 의견을 논의하는 자리가 됐다.

이날 주제발표를 맡은 김주한 서울대 정보의학 교수는 의료분야에 블록체인을 도입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효과를 제시했다. 김주한 교수는 "금융은 근원적으로 신뢰 체계이고, 거래내역 정보도 단순하고 온전한 디지털이므로 블록체인 기술로 대체 가능하다"면서 "하지만 의료는 훨씬 다양하고 복잡하다. 금융에 비해 물리적 제약이 훨씬 크며, 중앙집중도도 낮다"라며 설명했다.

의료분야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의료기록의 원본성 보장, 의료 물류, 보험청구, 임상시험 정보의 투명성 강화, 의료 서비스 전달체계의 통합성 강화와 코인 발행을 통한 새로운 보상체계 제공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이러한 문제들은 복잡하게 얽혀있는 이해관계를 풀어야 하므로 쉽지 않다. 하지만 파편화된 의료 물류와 정보, 서비스 전달의 투명성 확보만으로도 혁신적 가치 향상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주한 교수는 임상연구와 임상시험, 의료 데이터 관리에 대한 활용도 제시했다. 블록체인을 통해 임상 연구를 진행한다면 과정이나 정보처리의 위변조를 방지하는 등 장점이 있을 수 있다. 김 교수는 "수많은 이해당사자가 있어 곧바로 적용하기는 어렵겠지만 임상 연구나 시험에서 자료의 왜곡을 막아 결과를 신뢰할 수 있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의료분야에서의 블록체인 활용방안에 대해 이은솔 메디블록 대표, 홍승실 성신여자대학교 융합보안공학과 교수, 주용완 한국인터넷진흥원 인터넷기반본부장, 오상윤 보건복지부 의료정보정책과장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Industry News]
의료분야에서의 블록체인 활용방안에 대해 이은솔 메디블록 대표, 홍승실 성신여자대학교 융합보안공학과 교수, 주용완 한국인터넷진흥원 인터넷기반본부장, 오상윤 보건복지부 의료정보정책과장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Industry News]

장점도 있는 반면 단점도 있다고 김 교수는 전했다. 김주한 교수는 "금융정보와 건강정보는 높은 공공성과 프라이버시를 동시에 요구한다. 모든 금전거래는 투명해야 한다. 그러나 자신의 건강정보를 주치인에게는 자세히 설명해야 하지만 다른 사람이 알 경우 불이익 생길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김주한 교수 설명이 끝난 이후 이어진 패널토의는 이은솔 메디블록 대표, 홍승필 성신여자대학교 융합보안공학과 교수, 주용완 한국인터넷진흥원 인터넷기반본부장, 오상윤 보건복지부 의료정보정책과장이 참석했다.

우선 홍승필 교수는 "블록체인을 의료에 접목하면 환자 생명 구하기에 효과가 기대된다. 개인의 진료정보 활용에 동의하면 사고 발생 시 병원 이송 과정에서 응급처치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의료현장을 고려한 법과 제도 논의가 필요하다"라고 제시했다. 이은솔 메디블록 대표는 "건강기록의 개인 관리를 믿을 수 있느냐는 우려를 블록체인을 통해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하고 "정밀의료에 걸맞는 진료와 더불어 병원과 보험사 중심의 의료 플랫폼이 환자 중심으로 바뀌는 장치"라고 블록체인 효과를 강조했다.

새로운 기술에는 양면성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오상윤 보건복지부 의료정보정책과장은 올해 의료정보정책과에서 병원 간 정보교류 시스템의 일환으로 블록체인을 도입하기 위한 연구에 투자할 계획을 밝히면서도 우려스러운 부분에 대해 설명했다.

오상윤 의료정보정책과장은 "환자들이 개인정보라고 보는 의무기록 등 의료정보에 대해, 의료계에서는 치료방법이나 자원 활용 등 의료진의 결정 내용이 담겨 있다는 이유로 환자들의 개인정보로 취급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는 정보 보안에 대한 권한에 대해 사회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혁신적인 기술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입장에서 생각해야한다. 나아가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은 지금부터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 이 부분은 여러 분야에 있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넓게 수용해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개인이 자신의 의료정보를 판매할 가능성이 있고, 특히 희귀질환자의 경우 혈액이나 자신의 신체 일부를 판매하는 시장이 형성될 수 있기 때문에 윤리적·사회적 문제로도 촉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