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신재생에너지 열풍, 실태를 논하다
  • 최홍식 기자
  • 승인 2018.09.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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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은 태양광과 풍력 발전에 유리한 환경을 가지고 있고, 상당수의 투자자가 관련 프로젝트를 검토하고 있지만, 아세안 주변국에 비해 낮은 구입단가 등으로 채산성이 떨어져 투자를 망설이고 있다,

높은 투자 관심에 비해 실제 태양광‧풍력 프로젝트 시행률 10% 미만

[인더스트리뉴스 최홍식 기자] 최근 아시아 국가를 대상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이야기 할 때 빠짐없이 등장하는 국가가 베트남이다. 태양광발전을 하는 기업을 비롯해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들 가운데 베트남에서의 사업 수행에 대해 한번쯤은 고민해봤을 정도로 베트남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은 상황이다. 

베트남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실제 프로젝트 실행은 낮은 상황이다. [사진=dreamstime]
베트남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실제 프로젝트 실행은 낮은 상황이다. [사진=dreamstime]

태양광 일조량이 좋은데다가 신재생에너지 확산에 대한 베트남 정부의 정책적 적극성이 뒷받침되면서 몇몇의 국내 태양광 기업들도 현지 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코트라 베트남 호치민 이주현 무역관이 현지에서 개최된 컨퍼런스를 다녀왔다. 베트남 신재생에너지 시장을 둘러싼 이슈를 확인할 수 있었던 컨퍼런스 동향을 파악하고 베트남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꼼꼼히 알아보고자 이주현 무역관의 보고서를 분석해봤다.

이 무역관이 참석한 컨퍼런스에는 베트남 산업무역부 전력‧신재생에너지국 응웬닝하이(Nguyễn Ninh Hải) 부국장과 국제금융공사 올리버 베렌드(Oliver Behrend) 수석투자자 등 베트남 정부 주요 인사와 많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참가했다.

이들은 현지 신재생에너지 시장 현황과 베트남 전력구매계약(PPA : Power Purchase Agreement), 발전차액제도(FiT : Feed-in-Tariff),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여러 이슈들을 논의했다. 또한, 베트남 신재생에너지 개발과 관련한 베트남 정부의 입장과 신규 법령, 외국인 투자자들이 가지는 주요 투자 리스크 등이 설명됐다. 

에너지 기업은 물론 세계의 관심이 점점 집중되고 있는 베트남 신재생에너지 시장은 높은 관심에 비해 낮은 프로젝트 시행률을 보이고 있다. 금융‧비즈니스 정보회사인 스톡스플러스(StoxPlus)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7월 말 누계 기준 베트남에서 건설 또는 운영 중인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는 태양광 11건, 풍력 22건, 바이오매스 14건으로 집계되고 있다.

베트남에서 진행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관련 투자 프로젝트 시행률은 태양광 9.32%, 풍력 3.44%, 바이오매스 34.15%로 태양광과 풍력 프로젝트 시행률이 상당히 낮은 상황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이러한 낮은 시행률의 원인으로 불합리한 전력구매계약과 낮은 발전차액지원제도, 신규 라이선스 취득의 어려움 등을 지목하고 있다.

한편, 베트남은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여나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응웬닝하이 베트남 전력‧신재생에너지국 부국장은 베트남 산업무역부가 지난 6월, 100여개의 신규 태양광발전 프로젝트를 마스터 플랜에 추가했다고 밝혔다.

하이 부국장은 이 컨퍼런스에서 산업무역부가 풍력발전 전력 구입단가 인상안을 총리실에 올렸다고 밝혔으며, 지난 9월 10일부터 베트남 정부는 총리 결정문을 통해 풍력발전 구입단가 인상을 공표했다.

인상된 풍력발전 전력구입단가는 육상 풍력 1,928VND/kWh(8.5센트), 해양 풍력 2,223VND/kWh(9.9센트)이며, 2018년 11월 1일에 발효될 전망이다. 단, 2021년 11월 1일 이전에 가동을 시작하는 프로젝트에 한해 가동일로부터 20년 동안 적용된다. 기존 프로젝트의 경우 잔여기간동안 인상된 구입단가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될 예정이다. 베트남 현행법상 베트남 풍력발전 전력구입단가는 1,614VND/kWh이다.

태양광발전 전력구입단가 인하 가능성 존재

베트남에서 현행 태양광발전 전력구입단가는 2,086VND/kWh이다. 그러나 이는 2019년 6월 30일 이전에 상업 가동을 시작하는 프로젝트에 한해 가동일로부터 20년 동안 적용된다. 이날 하이 부국장은 구입단가가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하기도 했다.

베트남은 지난 2017년 시행규칙을 통해 태양광 전력구매계약 관련 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시행규칙에서 베트남 산업무역부는 과거 전문가들이 지적한 환율변동에 따른 전력구입단가 조정 관련 조항을 새로 반영했다.

그러나 일부 투자자들은 법률변경에 따른 피해에 대한 보상 조항 누락, 베트남전력총공사의 귀책사유에 대한 보상 조항 누락, 베트남 정부의 보증 또는 이에 준하는 조항 누락 등 불합리한 전력구매계약 조항으로 인해 투자를 망설이고 있는 상황이다.

베트남은 태양광과 풍력 발전에 유리한 환경을 가지고 있고, 상당수의 투자자가 관련 프로젝트를 검토하고 있지만, 아세안 주변국에 비해 낮은 구입단가 등으로 채산성이 떨어져 투자를 망설이고 있다.

게다가 현행 표준 전력구매계약서에는 전력구매단가를 조정할 수 있는 조항들이 포함돼 있지 않고, 사실상 20년 동안 고정된 구입단가를 적용 받는다. 이 때문에 발전사업자는 인플레이션, 환율변화에 따른 위험과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베트남은 태양광과 풍력 발전에 유리한 환경을 가지고 있고, 상당수의 투자자가 관련 프로젝트를 검토하고 있지만, 아세안 주변국에 비해 낮은 구입단가 등으로 채산성이 떨어져 투자를 망설이고 있다, [사진=dreamstime]
베트남은 태양광과 풍력 발전에 유리한 환경을 가지고 있고, 상당수의 투자자가 관련 프로젝트를 검토하고 있지만, 아세안 주변국에 비해 낮은 구입단가 등으로 채산성이 떨어져 투자를 망설이고 있다, [사진=dreamstime]

송전망 과부하로 투자자가 입을 수 있는 피해에 대한 대책 필요

일부 전문가들은 전체 태양광발전의 약 30% 비중을 차지하는 베트남 중부 닌투언성 및 일부 농촌지역에서 송전망 용량이 2GW를 초과할 경우 과부하가 발생해 베트남 전력총공사가 이 중 일부만 구매할 수 있다고 염려하고 있다.

현행 베트남 규정에서 모든 전력을 베트남 전력총공사만 사들일 수 있어서 발전사업자와 전기 소비자 간의 직접 구매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베트남에서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추진할 경우 신규 라이선스 취득이 어렵고 인허가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실제 일부 발전사업자는 인허가의 어려움으로 현지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태양광발전은 관련법령에서 규정한 투자요건을 충족시킨 경우에도 신규 라이선스가 발급되지 않는 상황이다.

한편, 전력구매계약의 구입단가가 베트남 동화로 규정되어 있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구입단가 관련 규정 및 표준 계약 조항에 환율 변동에 따른 구입단가 조정에 관한 내용이 포함돼 있지만,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언급이 없으며, 베트남 동화 가치가 달러 대비 꾸준히 평가절하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이 환리스크를 모두 떠안아야 한다. 또한, 낮은 투자수익률이 예상됨에 따라 투자자들이 은행 대출시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따라서 프로젝트 수익성 검토 시 사전에 이와 관련한 내용을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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