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리튬금속전지 체질개선으로 상용화 앞당겨
  • 정한교 기자
  • 승인 2019.11.19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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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에너지저장연구단 조원일 박사팀, 물리화학적 불안정성 제거할 리튬-알루미늄 합금 기반 새로운 음극재 개발

[인더스트리뉴스 정한교 기자] 이차전지의 대명사격인 리튬이온전지(LiB)는 기술의 전개가 LiB의 전기화학적 성능의 점진적 개선만 보고될 정도로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상용화 이후 지속적으로 기술개발이 이뤄져온 리튬이온전지는 최근 단위 무게당 에너지 밀도를 더 이상 높이기 어려운 한계점에 이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반면 전기자동차, 드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더욱 높은 성능의 고용량 전지가 요구되는 상황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고에너지 밀도를 갖는 리튬금속(LiM) 음극과 기존 리튬이온전지에 사용하는 고에너지밀도 소재를 양극으로 사용하는 이차전지가 LiB를 이을 차세대 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무인이동체 개발이 활발함에 따라 무인이동체의 동력원으로 활용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상용화 이후 지속적인 기술개발로 리튬이온전지는 최근 단위 무게당 에너지 밀도를 더 이상 높이기 어려운 한계점에 이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사진=dreamstime]
상용화 이후 지속적인 기술개발로 리튬이온전지는 최근 단위 무게당 에너지 밀도를 더 이상 높이기 어려운 한계점에 이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사진=dreamstime]

리튬금속전지는 리튬금속을 음극으로 사용하는 전지이다. 리튬금속은 현재까지 파악된 음극물질 중 최상급의 에너지 밀도를 갖고 있다. 또한 산화 환원 전위는 매우 낮아 경량화 및 대용량화가 필요한 이차전지에 가장 적합한 소재로 기대를 모은 바 있다. 하지만 리튬금속 표면에서 발생하는 덴트라이트로 인해 전극 단락과 폭발 가능성이 제기되며 흑연 음극을 사용하는 리튬이온전지가 먼저 상용화됐다.

음극 소재 중 하나인 리튬금속은 3,842mAh/g의 높은 이론 에너지 밀도와 함께 매우 낮은 산화환원전위(-3.04V vs. S.H.E) 및 0.59g/㎤의 밀도를 갖는 반면, 흑연 음극 재료는 372mAh/g의 이론 에너지 밀도와 리튬금속 음극에 비해 높은 산화환원전위와 밀도를 갖는다.

따라서 흑연 음극을 리튬 음극으로 바꿀 경우, 기존 LiB의 무게당 에너지 밀도를 크게 할 수 있다. 기존 리튬이온전지 양극과 LiM 음극을 사용하는 리튬-금속 전지가 상용화된다면, 멀지 않은 미래에 높은 에너지 밀도 요구를 충족하는 새로운 이차전지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LBS 코팅 기술을 이용한 이황화몰리브덴 Langmuir-Blodgett 인공 고체-전해질 계면상(Artificial Solid-Electrolyte Interphase (MoS LBASEI))와 리튬-알루미늄 합금을 이용한 음극과 덴드라이트의 성장 형태에 대한 개념도 [자료=한국과학기술연구원]
LBS 코팅 기술을 이용한 이황화몰리브덴 Langmuir-Blodgett 인공 고체-전해질 계면상(Artificial Solid-Electrolyte Interphase (MoS LBASEI))와 리튬-알루미늄 합금을 이용한 음극과 덴드라이트의 성장 형태에 대한 개념도 [자료=한국과학기술연구원]

리튬금속 음극을 사용하는 이차전지는 리튬의 삽입/탈리 반응을 하지 않는(예를 들어 S8 및 O2) 양극도 선택할 수 있어 매우 유리하다. 그러나 리튬의 높은 화학적 반응성과 관련된 본질적인 문제로 거의 모든 전해질(액체, 또는 고체)과 접촉 시 자발적으로 불안정한 고체-전해질 계면을 형성하고, 전지 재충전 시 리튬 전착의 형태를 제어하기가 대단히 어려워 리튬금속 전지를 실제로 구현함에 있어서 많은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특히, 리튬금속 음극은 전기화학적 반응성이 높기 때문에, 낮은 쿨롱 효율로 충전과 방전이 계속되면 전해질과 리튬이 빠르게 소모돼 전지의 수명은 더욱 짧아진다. 더불어, 전해질과 리튬 음극의 부반응으로 생성된 불안정한 고체-전해질 계면상(SEI)은 리튬 음극 표면에 리튬 수지상 성장을 유도해 전지의 사이클 수명과 안전성을 저해한다. 양극 표면에서의 전해질 산화 또한 양극-전해질 계면(CEI) 생성으로 이어지고, 높은 전압에서 전해질이 지속적인 산화가 일어나는 불안정성 때문에 전지 수명 특성이 악화돼 전지개발이 쉽지 않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이병권) 에너지저장연구단 조원일 박사팀은 이러한 물리화학적 불안정성을 제거할 리튬-알루미늄 합금 기반의 새로운 음극재를 개발했다. 리튬금속전지 상용화의 최대 걸림돌인 물리화학적 불안정성 제거를 위해 리튬금속 음극 표면에 랭뮤어-블로짓 방법을 이용해 이황화 몰리브덴 인공 고체-전해질 계면상(artificial solid-electrolyte interphase, ASEI)을 적용, 초박막 인조보호막을 형성해 전지 용량과 수명을 급격히 저하시키는 덴트라이트의 성장을 억제했다. 초박막 인조보호막은 KIST 조원일 박사가 개발한 인공 고체-전해질 계면상으로 이미 지난해 그래핀계 나노소재를 리튬금속 표면에 고르게 전사하며 성능과 안정성을 입증한 바 있다.

(좌)이황화몰리브덴 기반의 인조보호막 소재가 전사된 음극재, (우)리튬- 알루미늄 합금에 초박막 인조보호막이 적용된 음극재를 활용한 파우치 형태의 리튬 금속전지 실물 [사진=한국과학기술연구원]
(좌)이황화몰리브덴 기반의 인조보호막 소재가 전사된 음극재, (우)리튬- 알루미늄 합금에 초박막 인조보호막이 적용된 음극재를 활용한 파우치 형태의 리튬 금속전지 실물 [사진=한국과학기술연구원]

이와 동시에 리튬-알루미늄 합금을 사용한 전지를 개발, 리튬금속전지의 성능과 수명 특성을 향상시켰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전해질 시스템을 최적화해 기존에 개발된 리튬이온전지 대비 2배 이상 수명을 끌어올리는 데도 성공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특히, 초박막 인조보호막의 실제 양산성 확보를 위해 그래핀 대신 이황화몰리브덴과 리튬-알루미늄 합금으로 가격을 낮추고, 복잡한 제조공정을 단순화 및 전지의 안정화에 연구력이 집중됐다.

KIST 조원일 박사는 “기존 리튬이온전지의 용량 한계가 예상됨에 따라 리튬금속전지 개발의 요구가 점증하고 있다”며, “차세대 이차전지 개발의 핵심인 리튬 음극 안정화와 전해질 기술이 고용량 전지를 필요로 하는 드론, 자율주행차,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등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리튬금속을 음극으로 하는 전지 시스템은 아직 세계적으로 상용화 되지 않은 초기 기술”이라며, “실용화를 위해서는 짧은 수명과 낮은 안전성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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