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증가율 ‘꼴찌’ 옛말로… 건설 패러다임의 변화 시작
  • 정형우 기자
  • 승인 2020.06.03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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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적 스마트 건설 기술개발 진행 중

[인더스트리뉴스 정형우 기자] 최근의 산업 환경은 ‘스마트’란 수식어를 붙여 디지털화했거나 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산업의 디지털화가 이뤄지는 이유는 생산성 향상과 더불어 효율적인 인력 배치, 안전성 및 안정성 증대 등 다양하다.

국토교통부는 2025년까지 약 2천억원을 투자하는 ‘스마트 건설기술 개발사업’을 지난 4월부터 착수했다. 이를 통해 생산성 25% 이상 향상, 공사 기간 및 재해율은 25% 이상 감축해갈 계획이다. [사진=utoimage]

그런 와중에 건설은 오랜 시간 동안 스마트와는 거리가 먼 산업이었다. 현장 의존적이고 노동집약적이며, 공급자와 생산체계 위주의 사업구조, 수행 과정에서 정보의 단절 등으로 인해 생산성 증가율이 매우 낮은 산업이기도 하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진경호 센터장에 따르면 국내 건설 산업은 타 국가에 비해 생산성이 매우 낮은 상황이다. 또한 인력 고령화, 근로시간 단축 등의 사회적 흐름에 따라 새로운 변화에 대한 요구가 증대하고 있으며, 타 산업보다 2배 이상 높은 재해율 및 사망률 등으로 인해 지금까지의 건설과는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을 필요로 하고 있다.

스마트 건설, 정부가 주도한다

국토교통부는 2025년까지 약 2,000억원을 투자하는 ‘스마트 건설기술 개발사업’을 지난 4월부터 착수했다. 이를 통해 생산성 25% 이상 향상, 공사 기간 및 재해율은 25% 이상 감축해갈 계획이다.

건설 산업은 지난 20년간 생산성 증가량이 1%대로 전체 산업 중 최하위일 만큼 낮은 생산성이 문제로 지목되고 있으며, 디지털화 역시 낮은 순위에 속한다. 정부가 스마트 건설을 주도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스마트 건설기술 개발사업은 4개 중점분야, 12개 세부과제로 구성된 대형 R&D 프로젝트다. 토공 장비 자동화와 다수 장비 간 협업 시공을 위한 실시간 통합관제, BIM 기반 모듈러 시공, 로봇을 활용한 무인 원격 시공, 스마트 안전관리 및 디지털 트윈 기반 가상시공 시뮬레이션 등 건설공정 전반을 획기적으로 혁신할 수 있는 주요 핵심기술들이 연구과제로 포함돼 있다.

현대건설은 세종-포천 현장에 BIM 협업 플랫폼을 적용한다. 이를 통해 세계 최장 콘크리트 사장교를 실현, 드론과 레이저스캐닝을 활용해 측량작업 및 진도관리 효율 증대, MG/MC 시스템을 통해 생산성 향상 등의 효과를 낼 계획이다. [사진=현대건설]

국토부는 연구과제 상당수가 해외 기술 선두국에서도 아직 초기 연구단계이거나 시범적 수준으로 현장 적용 중인 것에 주목했다. 따라서 목표한 2025년까지 기술 완성을 통해 건설 현장에 보급·적용하여 기술 선두국에 진입할 계획이다.

국토부 이성해 건설정책국장은 “성과물의 실용화 기반을 조성하고 국내 건설시장에서의 스마트 건설기술 활성화를 위해 기업참여와 실증을 강화했기 때문에, 중소기업을 비롯한 다양한 기술소비자의 적극적인 사업 참여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민간 기업의 기술 개발도 이뤄져

정부 주도하에 스마트 건설기술 개발사업이 추진되면서 민간 기업들도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현대건설은 건설 패러다임 변화를 위해 스마트 건설 전담 조직을 신설할 만큼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대건설은 혁신현장으로 세종-포천 고속도로 등 토목현장 세 곳과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구센터, 쿠팡 물류센터 등 건축 현장 두 곳을 선정하고 첨단기술을 본격적으로 건설 현장에 도입한다.

토목현장에는 BIM 등의 첨단 기술을 선도적으로 적용해 세계 최장 콘크리트 사장교를 실현, 드론과 레이저스캐닝을 활용해 측량작업 및 진도관리 효율 증대, MG/MC 시스템을 통해 생산성 향상 등의 효과를 낼 계획이다. 아울러 현대건설은 한국도로공사의 초장대교량사업단과 공동으로 디지털 도면, CDE, VR(가상현실)/AR(증강현실) 등에 대해 연구도 수행할 예정이다.

혁신현장에는 BIM 시뮬레이션을 모든 현장에 일괄 적용해 시공 전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소를 찾아내고 위험요소 사전 제거하는 등 초정밀시공을 실현한다. 또한 주요 건설자재들은 자체개발한 스마트 물류관리시스템을 활용한다. 생산/운송/반입/설치 상태를 실시간으로 정확히 확인하고 담당자에게 정보를 공유하는 등 수행 과정에서 정보의 단절을 미연에 방지해 생산성을 증대시킨다는 계획이다.

대우건설은 드론을 활용한 스마트 건설기술을 전부터 도입해 2019년 건설사 최초로 ‘건설 산업용 드론관제시스템(DW-CDS)' 구축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중앙관제소 성격의 원격지에서 드론의 자동비행을 원격 제어해 촬영된 영상을 즉시 전송 및 저장할 수 있다.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 역시 스마트 건설기술을 현장에 도입 중이다. 대우건설은 드론을 활용한 스마트 건설기술을 전부터 도입해 2019년 건설사 최초로 ‘건설 산업용 드론관제시스템(DW-CDS)' 구축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중앙관제소 성격의 원격지에서 드론의 자동비행을 원격 제어해 촬영된 영상을 즉시 전송 및 저장할 수 있다.

아울러 대우건설은 지난 3월 드론 제조 및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기업 ‘아스트로엑스’ 전체 지분의 30% 투자, 호버바이크와 PAV(개인형비행체)의 시제품 출시를 위한 연구개발 등 스마트 건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건설산업 환경변화 읽어야 할 때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진경호 센터장은 “스마트 건설기술 로드맵이 지속적으로 추진된다는 전제하에 건설산업의 환경변화를 예측하면, 크게 건설 밸류 체인(Value Chain)의 디지털화 및 통합과 제조업화의 흐름이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서비스 변화에 적극적인 대응과 발주방식 변화 흐름에 대응해야 하고 경쟁과 협력의 다양성을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제 Bectel, flour 등 전통적인 글로벌 건설업체들과 경쟁하던 글로벌 건설시장 환경에 구글, 테슬라와 같은 세계적인 정보통신 플랫폼 업체들이 새로운 경쟁상대로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한 진 센터장은 “알파벳의 사이드워크 랩스(Sidewalk Labs), 테슬라의 하이퍼루프(Hyperloop) 개발 활동 등은 이제 스마트 건설기술을 확보한 기업이 미래 건설시장을 리딩할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지표”라며, “국내 건설업체들도 전통적인 건설기술에 다양한 분야의 융합 상품과 서비스를 결합해 건설시장에 진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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