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기술연구원, 풍력발전 형식인증 기술 ‘국산화’
  • 최종윤 기자
  • 승인 2020.11.02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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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기관의 비용 대비 50% 수준, 수행시간 단축 가능

[인더스트리뉴스 최종윤 기자] 그린뉴딜 정책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보급목표의 1/3이 풍력에너지인 만큼 풍력은 잠재성과 발전량을 인정받고 있는 가운데, 풍력발전 인증시험 기술이 국내 연구진의 국산화를 통해 재탄생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김종남) 풍력연구팀 이광세 박사 연구진은 국내 최초로 국산시험기술을 활용해 해상용 5.5MW급 풍력터빈(효성중공업)의 출력·기계 하중시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적합확인서를 발급받았다고 11월 2일 밝혔다.

기계 하중 측정시스템 전체 구성도 [자료=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풍력발전기에 대한 인증은 크게 형식인증, 부분품 인증, 프로젝트 인증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가운데 형식인증은 풍력발전기의 형식이 국제요건 또는 국제적으로 요구되는 기술수준에 따라 적합하게 설계·제작됐는지 평가하는 과정이다. 형식인증 중에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출력성능과 기계적 하중 형식시험을 담당하고 있다.

대형 풍력발전기 제작사는 KS인증 확보를 위해 설계평가·형식시험·제조평가·최종평가를 수행해야 하는데, 실제 풍력발전기를 설치해 시험하는 출력성능 및 기계적 하중에 관한형식시험은 최근까지 모두 해외 기술로 진행됐다. 해외 기술을 활용한 형식시험은 시간적·비용적 불편함을 초래할 뿐 아니라, 상세 측정에 따른 국내 풍력발전 기술유출의 우려도 상존한다.

해외 주요 성능검사기관은 성능시험의 전 과정을 전용 프로그램을 개발해 사용하는데, 후발기관들에게 진입장벽을 높임과 동시에 경쟁력에 우위를 위해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의 유출을 엄격히 금지한다. 이에 국내 대형풍력발전기 형식시험은 주로 미국의 UL(Underwriters Laboratories)에 의존했다. UL은 미국 일리노이에 위치한 미국 최초 안전규격 개발 기관이자 인증회사로, 국가기술표준원이 2013년 대형 풍력발전설비 인증을 위해 위탁평가기관으로 지정한 4개 기관(에너지연, 재료연, 한국선급) 중 하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그간 지속적 노력을 기울인 결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이광세 박사 연구진은 자체 개발한 시험분석 소프트웨어를 바탕으로 국내 최대용량인 5.5MW 풍력발전기 형식시험 보고서를 작성해 형식시험 적합 확인서를 획득했다.

연구팀은 3차원 운동을 하는 대형 회전체의 다물리(온도, 습도, 대기압, 풍속, 풍황, 출력, 진동, 굽힘 및 비틀림 하중, 제어기 터빈 상태 신호) 신호를 다양한 주파수로 계측하고, 이격 거리가 최대 약 600미터에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에 위치하는 상이한 통신 방식의 데이터를 누적해 TB급 빅데이터를 측정과 관리 및 분석하고 있다.

연구팀은 또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풍력터빈의 블레이드 무게와 운전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중을 교정 수행하는 기술과 절차를 실증하고, 이를 바탕으로 형식시험 보고서를 작성했다. 최근에는 기계학습 방법론 중 하나인 Q Learning 기법을 이용한 측정 데이터의 효율성을 최적화하는 기법을 개발했다. 형식시험에 필요한 하중 데이터 취득 비용의 추가 저감이 예상된다.

이번에 연구진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진행한 형식시험 비용은 해외 기관에서 제시하는 비용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며, 형식시험에 필수 항목인 출력성능 및 기계적 하중 시험을 수행하는 시간마저 대폭 단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해외기관에 비해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고 신속, 밀착형 업무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연구원은 시험기관으로서의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에너지연구원 풍력연구팀 이광세 선임연구원은 “향후 정확하고 신속한 형식시험 기술을 점진적으로 고도화해, 국가 정책목표 달성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풍력연구팀은 최근 국제 풍력발전시스템 인증 체계의 가장 큰 흐름인 IECRE 체계로의 형식시험 기술 및 인프라를 확장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형식시험 기술을 파생해 풍력터빈 상태감시, 구조건전성분석, 유지보수 지원 기술을 위한 국책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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