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볕들날 온다”… 2021년 조선업 수주 개선 기대감 ‘꿈틀’
  • 최정훈 기자
  • 승인 2020.11.03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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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은행, “환경규제 강화에 노후선 교체 압박 거세질 듯”

[인더스트리뉴스 최정훈 기자] 환경규제 압박이 거세지면서 코로나로 맥없이 주저앉은 우리 조선업이 내년께는 기지개를 켤 가능성이 짙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해운·조선업 3분기 동향 및 2021년 전망 보고서’를 통해 3분기까지 세계 신조선 발주량은 크게 감소하나 내년에는 강화된 환경규제 효과 등으로 발주량 및 수주량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수출입은행은 2021년 세계 발주량이 전년대비 111% 증가한 약 3,000만CGT 내외, 발주액은 710억 달러 내외가 될 것으로 봤다.  

[자료=한국수출입은행]
2020-2021년 국내외 발주량 및 수주량 [자료=한국수출입은행]

한국 3분기 누적 수주량은 전년동기 대비 56.3% 감소한 262만CGT(표준선환산톤수), 수주액은 전년동기 대비 55.7% 감소한 62억2,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한국조선해양은 3분기 매출 3조4,598억원, 영업이익 407억원을 달성했으며, 삼성중공업은 1조 6,769억원, 영업이익 -13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목표치에 다가서려면 남은 2개월도 작심하고 에너지를 더 쥐어짜야 하는 상황이다.

선종별로 들여다 봐도 벌크선 수주는 거의 찾아볼 수 없고, 컨테이너선(전년동기 대비 -96.0%)도 바닥을 모르고 곤두박질 치는 등 암울한 성적표가 예상된다. 유조선(-35.0%), 제품운반선(-15.0%)도 줄줄이 감소하는 등 모든 주력 선종이 부진한 양상을 보였다. 우리나라 조선업의 효자 선종인 LNG운반선도 카타르발 100척 슬롯 예약 이후 단 1척도 실제 발주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전년 동기 대비 79.3% 줄었다. 

한편, 누적 건조량은 전년동기 대비 12.1% 감소한 699만CGT이다. 10월 초 기준 한국 조선업 전체 수주잔량이 1,842만CGT로 연초 대비 21.1% 감소했으며, 3분기 중에도 6% 줄었다. 이 정도 물량은 1년 반 일거리 정도에 불가해 당장 일감 부족도 걱정해야 할 판이다. 

2021년 기대해도 괜찮나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연말까지 모잠비크, 러시아 등으로부터 계약을 성사시켜 올해 LNG 운반선 30여척을 수주하겠다는 태세이다. 한국조선해양은 62억 달러, 삼성중공업은 52억 달러 만치 수주액을 더 채워 한 해를 마무리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잡았다.

미국 대선발 정치적 불확실성, 코로나19 재확산에 섣불리 예단할 수 없는 작금의 형국이지만 그럼에도 시장이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모이고 있어 주목된다. 환경규제가 비로서 게임체인저 역할을 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2021년에는 환경규제 압박이 거세지면서 발주량 및 수주량 개선 신호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dreamstime] 
2021년에는 환경규제 압박이 거세지면서 발주량 및 수주량 개선 신호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dreamstime] 

국제해사기구(IMO)는 2020년 1월 1일부터 전세계 모든 선박 연료유의 황 함유량 상한선을 기존 3.5%에서 0.5% 이하로 낮췄다. 이에 따라 국내외 적지 않은 선주사들이 저유황유, Scrubber, LNG-연료추진 솔루션으로 대응할 채비해오고 있으나 현장에서는 규제가 비교적 느슨했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더욱이 연료비 증가에 기인한 노후선 폐선 및 교체 압력은 올초부터 불거진 펜데믹에 기인한 유가 급략으로 크게 약화됐으며, 2021년에도 유가상승은 제한적 수준으로 예상돼 교체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 않다.  

허나 꾸준히 압박해 오는 환경규제로 노후선박들이 정상영업을 못하게 될 날이 머지 않았다. 2030년 CO2 40% 저감 목표를 제시 중인 IMO는 EEDI에서 발전한 EEXI를 제안하며 선박을 A등급에서 E등급의 다섯 등급으로 분류하고 D와 E등급은 시정조치 내리겠고 엄포를 놓았다. 세부적인 가이드라인은 2021년 중반께 제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난 9월 유럽의회의 선박에 대한 온실가스배출권 거래제가 2022년 시행 계획으로 통과되면서 유럽기항 선박들의 투자 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EU는 당해역 항행 선박들에 대한 데이터 수집을 IMO보다 1년 앞서 시행한 바 있어 이를 바탕으로 2022년 배출권 거래제를 서둘러 결의했는데 IMO역시 2024년 전후로 유사한 규제를 실행할 공산이 커졌다. 이처럼 강화된 선박에 대한 공기오염 규제로 노후선들에 대한 교체 압력은 과거 어느때 보다 높아진 상황이어서 선주들 중 일부는 규제 시기 대비 내년도부터 투자 단행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이와 같은 시나리오가 실현된다면 당장 우리 조선업에게는 낭보가 아닐 수없다. 여러모로 친환경 연료로 갈아타야 하는 부담이 커진 선주들로서는 중장기적으로 LNG-연료추진선으로 초점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 경제연구원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석유계 경제성을 확보해 나가고 있으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LNG 연료가 신조선의 대안책으로 부상할 것"이라며, "가격과 금융보다 효율성이 중시되며, 기술적 신뢰도를 필요로 하는 LNG-연료추진선의 비중 확대에 따라 한국 조선업의 수주 점유율은 점차 확대 될 것이다"고 밝혔다. LNG는 석유계 대비 톤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약 2/3 수준이며 열량 효율로 인해 연료 소모량도 기존 대비 약 20% 적기 때문이다. 탄소배출량도 석유계 연료에 비해 최대 40% 적다는 강점이 있다.

나날이 강화되는 환경규제로 먹구름이 걷히게 될 우리 조선업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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