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이차전지 장비 업체 원익피앤이가 엔비전 등 유럽 고객사의 주문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주주들을 대상으로 신주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고 24일 밝혔다.

유럽 배터리 제조사의 경우, 초기에 저렴한 중국산 장비를 주로 이용했으나 최근 수율 등의 문제가 발생하며 배터리 생산라인 가동에 차질을 겪고 있다. 이에 유럽 배터리사들이 원익피앤이, 제일엠앤에스 등 기술 신뢰도가 높은 국내 업체의 문들 두드리면서 장비 도입을 검토하거나 선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익피앤이 또한 최근 공시를 통해 유럽 배터리 제조사를 통한 수주 소식을 전달하면서 성장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원익피앤이의 경우, Formation(이하 포메이션) 및 검사장비인 Cycler(이하 싸이클러) 장비를 유럽 배터리 제조사에 초기부터 공급한 납품 이력이 있고, 최근 수주한 싸이클러 장비 납품을 앞두고 있다. 또한, 이러한 유럽 고객사들의 단발성 수주에 그치는 것이 아닌 고객사 투자 증설에 따른 연속 수주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익피앤이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의 주요 목적도 유럽 배터리 신규 수주 급증에 따른 원재료 구매자금 확보”라고 전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원익피앤이는 8월 24일 이사회를 열어 유상증자 안건을 결의했다. 유상증자 방식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신주 500만주를 발행한다. 신주 발행 예정가는 6,860원으로, 총 343억원을 조달한다.

1차 발행가액은 9월 18일에 결정되며, 2차 발행가액 및 최종발행가액은 10월 26일에 확정된다. 구주주 대상 청약은 10월 31일에 진행되며,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대주주가 최소 100% 이상 청약 예정으로 유상증자는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익피앤이는 활성화장비 국산화 선도업체이고, 포메이션 장비와 싸이클러 장비에 있어 핵심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다. 화성공정 중 포메이션은 조립된 셀의 충전 및 방전을 통해 전기적 특성을 부여해 배터리의 양품/불품을 판정하는 설비를 말한다. 싸이클러는 이차전지의 충전, 방전, 성능, 수명검사 등을 정밀 검사하는 장비다.

원익피앤이는 2020년 원익그룹에 편입된 후 성장동력 및 경쟁력 확보를 위해 M&A를 진행했다. 2021년 9월 테크랜드, 같은해 12월 엔에스, 이듬해 3월 삼지전자의 에너지솔루션 사업부를 순차적으로 인수해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엔에스는 조립공정과 디개싱 공정의 장비기술을 바탕으로 한 파우치형 제조라인에 강점을 가졌으며, 테크랜드는 각형 조립 기술을, 삼지전자는 각형 화성공정 솔루션을 갖추고 있다.

M&A를 통해 조립공정 및 각형 포트폴리오를 완성해 삼성SDI 내 입지 확대는 물론 최근 턴키 수주 제공 역량과 영업 네트워크를 확보했다. 최근 전기차 화재 등의 문제로 인한 배터리 품질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져 가는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배터리사 및 자동차 OEM 등에서 배터리의 성능, 품질을 평가할 수 있는 싸이클러에 대한 수요 증대 및 이에 따른 수주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원익피앤이 관계자는 “지난 18일 국가기술표준원에서 배터리 재활용 안전성 평가 기준 및 평가 기관의 모집 기준안 발표에 따라 배터리 재활용 평가에 사용되는 싸이클러의 수요처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른 배터리 후방산업에 대한 원익피앤이의 수주 확대도 기대되는 바”라고 전했다.

이어 “배터리 제조 솔루션을 넘어 폐배터리까지 전 생애에 걸친 배터리 생애주기를 관리할 수 있는 토털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한다”며, “배터리 및 전기차 산업 육성에 기여하는 토털솔루션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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