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터뷰] KTR 김미성 이차전지시스템사업단장, “배터리 산업 경쟁력 위해 경제성·안정성 입증 앞장서”
  • 이건오 기자
  • 승인 2023.08.2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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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aS 실증사업 통해 사용후배터리 산업 저변 확대 기여할 것

[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기후위기 대응은 환경문제를 넘어 경제와 산업,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매우 중요한 주제가 됐다.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으며 전동화와 에너지 전환을 통한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이러한 기조에서 배터리 산업은 소재, 부품, 장비부터 생산, 공급, 리사이클링까지 밸류체인 전반의 성장이 이뤄지고 있으며, 차세대 배터리 연구와 성능평가, 시험인증 등 지속가능성을 위한 투자가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김미성 이차전지시스템사업단장 [사진=인더스트리뉴스]

본지는 IEC 등 국제 표준 컨비너로도 활동 중인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 김미성 이차전지시스템사업단장을 만나 이차전지시스템사업단의 사업내용과 역할을 비롯해 국내외 배터리 산업의 미래와 대응전략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미성 단장은 “우리나라는 현재 글로벌 이차전지 주도권을 갖고 활발하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미래 성장 동력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소재 개발과 더불어 보급된 이차전지 시스템의 현장 성능·안전 평가기술, 화재감지 및 억제, 안전성 확보 연구 및 시험인증, 국내외 표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KTR 이차전지시스템사업단은 올해 1월 정식 출범해 이차전지 관련 전 밸류체인에 대한 국내외 시험인증 및 연구와 표준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며, “탄소배출, 전력·에너지 분야까지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북도 구미에 구축될 예정인 ‘BaaS 시험‧인증 센터’ 조감도 [사진=KTR]

최근 산업부 주관 산업혁신기반구축사업 과제 ‘BaaS’ 사업에 선정됐다.

사업단에서 올해 거둔 큰 성과 중에 하나다. 지난 7월 말에 선정된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기반사업 ‘배터리 활용성 증대를 위한 BaaS(Battery as a Service) 실증 기반구축’ 사업은 2023년부터 5년간 총사업비 400억원이 투입된다.

KTR은 주관기관으로 배터리 구독서비스를 위한 시험평가·인증 기반을 구축할 예정이다. 아울러 경북도, 구미시,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과 함께 관련 절차와 기술 체계를 확립해 BaaS 산업을 지원하게 된다. 구미전자정보기술원(GERI),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금오공과대학과도 협력이 이뤄진다.

BaaS는 배터리 최종 소비자가 배터리를 구매하는 대신 구독 형태로 제공 받는 서비스 모델을 말한다. 구미 국가 제1산업단지 내에 ‘산업 밀착 구독형 BaaS 시험‧인증 센터’를 건립하고, 총 27대의 시험‧평가 장비를 단계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BaaS 실증기반 구축 이후에 ‘다목적 이동형 자동화 검사장치’와 ‘이동형 쉐어링 ESS’를 활용한 산업밀착 구독형 BaaS 서비스를 통해 구독 중인 전국 산단 기업들에게 구독형 배터리 KC 인증, 성능 안전성 SAT 평가, 위험요소 진단, 이동형 ESS 구독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업의 원가절감과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예정이다.

이외에 이차전지시스템사업단이 추진하고 있는 사업 내용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차전지를 비롯해 전력, 에너지 분야까지 연계성이 있는 다양한 산업 분야의 연구, 실증, 시험·평가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산업부와 소방청 등의 주무부처에서 공고된 △미래형 전력 서비스 모델 실증을 위한 체험단지 구축 △대용량(1MWh 이상) VRFB-ESS 현장평가(SAT) 기술기준 및 시험평가기기개발 △차량으로 운반/활용되는 이동형 리튬이온 ESS의 화재진압 기술 및 대응 매뉴얼 개발 △전력계통 안정화를 위한 연료전지 및 수전해 계통 연계 운영기술 개발 △산업단지 에너지 자급자족 인프라 구축 및 운영사업 △2023년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 구축 지원 사업(배터리 불량 이미지 데이터 분야) 등 관련 연구과제를 주도해 수행하고 있으며 최근 △RE100 전주기 공정지원 기술개발 및 실증사업을 준비 중에 있다.

특히, ESS와 전력 에너지 관련 연구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어 소개하자면, ESS 화재실증실험 및 현장조사 분석결과를 근거로 실증기반의 ESS 안전성 지표를 도출하고, 이동형 시험기기를 활용한 현장평가와 배터리 화재감지 및 진압시스템을 ESS에 접목해 전반적인 전기화학적 배터리 기반 ESS의 안전성 확보 및 화재 억제에 기여하고 있다.

사업단에서는 국내외에서 유일하게 MW급 배터리시스템 및 ESS의 다목적 이동형 성능시험장비를 활용하고 있다. 현장에 설치된 신재생에너지, ESS의 성능·안전성·신뢰성을 검증할 수 있으며, 각 수용가 특성에 맞는 SAT 시험·평가를 위해 용도에 적합한 시험절차서를 개발하고 용량, Round-trip 효율, Duty-cycle 효율, LVRT 특성, 단독운전방지 특성 등 다양한 시험항목에 대한 검증을 수행하고 있다.

국내외 유일 MW급 배터리시스템 및 ESS 시험이 가능한 KTR 다목적 이동형 성능시험장비 [사진=KTR]

‘다목적 이동형 시험장비’ 활용으로 기대할 수 있는 이점은?

다목적 이동형 시험장비는 KTR 이차전지시스템사업단을 대표할 수 있는 시험장비이며 태양광 인버터 및 ESS, EV 배터리를 입고시험(Type test), 공장인수시험(FAT), 현장시험(SAT)를 할 수 있는 다목적 시험장비다.

대용량 ESS와 태양광 인버터의 경우 각 구성장치별로 현장에 설치되기 전 공장인수시험(FAT)을 수행한다. 그러나 현장에 설치돼 보호장치와 함께 계통과 연계된 이후에 전체 ESS 시스템에 대한 성능·안전성·신뢰성을 검증할 수 있는 시험평가 방법은 부재한 실정이다.

이에 현장에서 설치환경과 계통에 대한 변수를 모두 고려해 배터리, PCS 단위와 ESS 전체 시스템에 대한 현장평가를 진행하기 위해 MW급의 Grid-simulator, RLC-load, DC-simulator와 이동형 충방전기 등 다종의 이동형 시험장비를 운용해 설치사이트에 적절한 맞춤형 현장시험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이차전지 시험·인증 글로벌 표준 분야와 관련해 준비하고 있는 사항은?

주요국들의 경제 성장과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노력이 활발한 가운데, ‘친환경’을 키워드로 한 정책 지원과 투자가 핵심이 되고 있다. 이에 전기차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으며,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따른 계통 안정성을 위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산업이 주목되고 있다. 더불어 전기차 등에서 나오는 사용후 배터리를 활용한 재사용, 재활용 시장의 잠재력도 상당히 크다.

이러한 수요처에 적용되는 배터리의 전해질은 가연성이 높은 카보네이트계 유기용매로 이뤄져 있다. 많은 에너지를 저장하는 만큼 화재 발생의 위험성이 존재하므로, 안전한 사용을 위해 배터리의 품질 적정성을 정의할 수 있는 국제 표준과 시험인증 서비스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이러한 상황에 맞춰 국내 배터리 관련 산·학·연·관과 지속적인 협력 및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KTR 김미성 단장은 “KTR 이차전지시스템사업단은 올해 1월 정식 출범해 이차전지 관련 전 밸류체인에 대한 국내외 시험인증 및 연구와 표준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며, “탄소배출, 전력·에너지 분야까지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IEC 등 국제 표준을 위한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지 않나?

IEC TC120 컨비너로 활동하며 ESS 관련 국제표준 제정을 주도하고 있다. 현재는 ESS를 사용하면서 감축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가이드할 수 있는 국제표준(IEC 62933-4-200)과 사용후 배터리의 구현 고려사항 관련 국제표준(IEC TR62933-2-201) 작업에 착수했다. RE100 캠페인과 사용후 배터리 산업 활성화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것이다.

최근 개최된 IEC TC 120 워킹그룹2 회의에서는 사용후 배터리 관련 표준문서를 제안하면서 한국의 사용후 배터리 재사용/재제조 가이드라인 사례 반영을 제안하기도 했다.

사용후 배터리가 계속해서 언급됐는데 관련해 시장 전망과 국내 산업 성장 가능성은?

급성장 중인 전기차 시장의 영향으로 이차전지 시장은 유례없는 성장세에 있다. 대표적인 이차전지 중 하나인 리튬이온배터리(LiB)의 경우, 2030년 글로벌 시장 수요량이 3,392GWh에 달한다. 배터리는 고유 수명연한이 존재한다.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는 것과 비례해 사용후 배터리 산업 또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KTR을 포함한 다양한 기관과 기업에서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의 재사용, 재활용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선제적인 관련 법령·제도 도입과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경제적, 환경적 편익 입증에 집중하고 있다.

안정성과 경제성 입증이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에 장기간 사용된 사용후 배터리의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고 효율적인 잔존 가치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장기간의 시험 데이터가 필요하다. 또한, 이를 검증하기 위한 배터리 성능·안전성의 지속적인 확인과 진단 장비 구축이 요구된다.

그러나 최근 전기차에 적용되는 배터리는 고속충전과 장거리 주행을 위해 에너지 밀도와 전압을 올려 적용되고 있다. 이에 시험장비 또한 고출력, 고전압의 충·방전 성능이 갖춰져야 할 필요가 있다.

이에 KTR은 사용후 배터리 활용방안을 마련하고 고성능·고신뢰성 충방전기를 적용해 재사용 및 재제조 관련 안전성 평가, 재사용 표준규격 정립, 더 나아가 산단 기업에 재사용 배터리 구독서비스를 통해 기업의 원가 절감과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자 한다. 이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경북도와 구미시, 4개 컨소시엄 기관들과 협업해 ‘배터리 활용성 증대를 위한 BaaS 실증기반 구축사업’이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EC 등 국제 표준 컨비너로도 활동 중인 김미성 단장이 IEC TC 120 워킹그룹2 활동에서 사용후 배터리 관련 표준문서를 제안했다. [사진=KTR]

국내 이차전지 산업 활성화를 위한 의견이 있다면?

국내 이차전지 산업 활성화를 위해 크게 두 가지를 강요하고 싶다. 첫 번째는 대용량 이차전지 시스템의 안전성 확보다. 이차전지는 고에너지를 저장하는 만큼 환경 및 열화에 의한 단락의 위험이 존재하며, 셀 단위의 열 폭주와 열 확산, 연쇄반응으로 인한 시스템 전체 화재 발생의 우려가 있다.

이에 현재 국내외 연구기관에서 고용량·고안전성을 가진 소재 혁신을 주제로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보급돼있는 리튬이온배터리(LiB) 기반의 ESS 화재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현장 성능·안전 평가기술, 시스템 안전성 확보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한 실정이다.

두 번째는 배터리의 전주기 관리를 통한 사용후 배터리 생태계의 활성화다. 최근 사용후 배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재사용·재활용 기술 체계에 대해 논의되고 있으나 아직 배터리 전주기 데이터 관련 기반 확보는 미흡한 실정이다. KTR도 이차전지시스템사업단 주도로 산업밀착 구독형 BaaS 전주기 상태추적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운영할 예정이며, 사용중 배터리 정보수집과 가공, 전처리, 클라우드 진단부터 사용후 배터리 진단 및 구독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 국내 이차전지 시스템 활성화에 역할을 다 하고자 한다.

KTR 이차전지시스템사업단의 향후 계획 및 목표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세계 각국의 노력은 글로벌 시장 경제와 산업의 주도권 싸움으로 이어지고 있다.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차전지 또한 기여할 수 있는 요소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CO2 배출량은 LCA 관점에서 평가되며, 배터리의 경우 셀 제조와 원료 합성과정에서 대부분의 탄소발자국을 점유하게 된다. 이번에 추진하는 BaaS 사업을 통해 사용후 배터리 밸류체인을 발굴하고 배터리 전주기 사용기간을 증가시킴으로써 이차전지의 저탄소화를 통해 차별적인 경쟁 우위를 점하려고 한다.

KTR 이차전지시스템사업단은 배터리의 안전성 확보, 사용후 배터리 생태계 활성화를 촉진, 구독 서비스 모델 정착, 사용후 배터리 신사업을 육성해 이차전지 산업의 활성화할 뿐만 아니라 탄소저감, RE100을 포함한 전력·에너지 전 분야의 관련 산업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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